[파키스탄] Lock-Down in Lahore(3.24 ~ 8.5) 너를 만난 후에도 나를 버릴 수 없었던 건 어느샌가 어두워진 너의 마음에 그늘처럼 그렇게도 난 또 제자리인데 숨이 막혀 가는 난 다시 너를 토해내고 나에게만 너를 말해주기를 나에게만 너를 보여주기를 나에게만 너를 들려주기를 나에게만 너를 담아주기를 익숙해진 후에도 너를 버릴 수 없었던 건 어느샌가 어두워진 오늘밤의 하늘처럼 그렇게도 난 또 제자리인데 오늘 내가 기억한 너의 모습은 끝없이 깊은 마음을 나에게 보여주던 슬픔따위 아무것도 아니라고 수없이 날 위로해 주었던 너 - 디어클라우드 나에게만 너를 말해주기를 [UAE,파키스탄] Dubai (1.3.-1.5) - Lahore [태국] Phuket (12.15. - 12.18) Phuket Airport Place - Outrigger Laguna Phuket Beach Resort - Patong - Big Buddha - Wat Chalong - Old Town [파키스탄] Gilgit - Sost - Passu - Hunza 어찌보면 길지 않은 3년이란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잡을 수 없었던, 그래서 다시 좇을 수 밖에 없는 그 시간을 절대적 불변과도 같은 거대한 벽 앞에서 이렇게 돌이켜 본다. 아주 잠시였지만 뜻하지 않게 많이도 늙어 버렸다. 어느 노파가 모든 이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주를 음해하기 위해 하루하루 저주로 응축한 추(醜)로 향하는 약물을 마신 이처럼, 머리카락은 곳곳이 허옇게 세어버렸고, 나의 내면은 추잡으로 가득차 버렸다. 이것이 다는 아니겠지, 뜨거웠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겠지. 믿음과 위안과 방황 속에서 나는 지리하게 생을 이어나갔고 순간순간 찌질했으며 홀로 집안에서 큰 소리로 욕을 하기 시작했다. 꾸미기 전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첫사랑을 만.. [파키스탄,UAE,태국,터키] Dubai - Bangkok - Karachi - Istanbul 터키 공항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어. 8년만의 이스탄불, 완벽한 날씨와 음식. 정말로 오랜만에 내가 그래도 살아있다는 걸 느끼네. 바에 앉아 넬 음악을 들으며 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네. 참 우스운게 이곳이건 그곳에서건 난 늘 혼자였는데 왜 이렇게 홀가분하게 혼자의 시간을 즐기지 못했을까. 지난번의 공항 맥주와는 맛이 조금 다르네. 이번엔 마냥 슬프지 않아. 좋아. 잘 살고 있는거야. 참 화려하지 쫓지 않는데도. 지금은 그냥 즐겨, 경험치를 늘리는 정도의 의미로. 시간은 지나가고 나는 아직도 걸어나가고 있고, 최고는 아닐지라도 견디고 있으니. 원하는 것을 잃지말자. 훗날 겸손하게 돌아가야 하니. '19.9.17. 19:58 이스탄불 공항에서 [파키스탄,UAE,베트남] Lahore - Dubai -Karachi - Hanoi - Abu Dhabi 선선한 바람의 행적을 읽을 수는 없지만, 분명 어디에선가 소심한 성격의 에어콘이 자신의 맡은바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식당이다. 호텔 한 켠에 별채로 자리잡은 고급진 일식당. 성미 급한 땀이 목덜미를 타고 주르륵 흘러 내리네. 한방울이 흘러 내리자 기다렸다는 듯 주르륵 주르륵 이어진다. 아주 잠깐의 거리, 우버를 부를까 하다가 약속시간도 여유가 있고 오랜만에 이렇게 보도 블럭도 깔린, 사람이 정상적으로 보행 할 수 있는 도시에 온 터라, 옛 기억을 따라 무작정 걷기 시작했지. 노트북 가방의 가슴 보조 후크를 걸어 가방을 몸에 밀착시키고 선글라스를 썼어. 해질녁 오후 5시이지만 44도를 나타내고 있는 끓어오르는 두바이의 날씨. 하지만 달아오른 거리에서 선글라스로 자신을 숨기자 마치 마스크를 착용한 히어.. Local Tour - 군산, 변산, 서삼릉, 송도 (~'19.04) 낡은 필름, 먼 곳에서 돌이켜 보는 이제는 그리움으로만 남은.. Local Tour - 속초,삼척 ('18.10.22.-10.24.) - 화천 ('19.1.10. - 1.12.) 外 여기, 딸깍, 끊임없이 장소를 바꾸어 간다딸깍, 추스려 다 갖기도 전에딸깍, 다음은 또 어디 Leica Summilux ASPH 50mm 1:1.4 M10 Hotel Shilla Galaxy Note8 금호 설악 리조트 Leica Summilux ASPH 50mm 1:1.4 M10 설악산 Leica Summilux ASPH 50mm 1:1.4 M10 설악산 Leica Summilux ASPH 50mm 1:1.4 M10 설악산 Leica Summilux ASPH 50mm 1:1.4 M10 설악산 Galaxy Note8 설악산 Leica Summilux ASPH 50mm 1:1.4 M10 동해 휴게소 Leica Summilux ASPH 50mm 1:1.4 M10 삼척 솔비치 Leica Summilux ASP.. [파키스탄] Bawalpur - Multan - Lahore (10.2.-10.8.) There, A few times, even though I'm currently in here, I tried to put out some pictures which were taken in there. The same happened again. I wonder why I naturally recall memories of opposite place while staying here. Funnily, at the moments of being alone, my perception ability of space is getting terrible. Yes, I'm walking along with invisible lines, there may be existing huge gap between her.. [파키스탄] Karachi - Sukkur - Peshawar (9.24.-9.27.) Suddenly, eyes opened. I fumbled about to find my mobile phone on bedside table. I was momentarily dazzled my eyes in the dark room by the light of mobile screen. So far, I couldn't exactly realize that I was in dream a few minute before. 2:22am. Started to recognize the line between dream and reality. Slowly, I woke from a dream. A lot of emotion vividly remained on me even though I've came acr.. [파키스탄] Wagha - Hall Rd - Peshawar (8.30.-9.14.) It's little weird, recently, I can't easy to get drunk. Late night, namely, every nights I wearily return to hotel from a tiring day. I am a expatriate who is living alone in hard country. House with no one in it. Terrible darkness, still remaining hot air which has warmed since daytime. Immediately, take the remote control once open the door. Blow everything up. Remove all trace of monophobia. .. [파키스탄] Lahore - Islamabad (7.14.-8.20.) "그럴려고 온게 아니잖아" 너무 바뻐서 연락할 정신이 없었다는 푸념에 돌아온 한마디.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다. 이 곳은 나에게 그런 곳이 아니였는데. 어찌 이런 길을 걸어 여기에 왔을까. 이상하게도 계속 그 말이 머리속에서 메아리처럼 맴돈다. 적응에 대한 걱정은 우려였을 뿐, 그 어떠한 한줌의 노력도 필요치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며 내가 두 해나 이곳을 떠나 있었다는 사실 조차 머리 속에서 모호해져 버렸고, 아직 속해 있는 사우디 Whatsapp 방에서 끊임없이 울려 되는 업무 메세지만이 내 과거의 자취를 간간이 상기시켜줄 뿐이였다. 도착한 이래 정신없이 일만 했다. 쉬는 날 없이. 마음의 여유도 없이. 아편같은 책임감에 취해 반복적으로 계속해서. 아마 지금처럼 이슬라마.. Local Tour - 지난 여름의 추억 비행내내 불편한거야. 만석의 항공, 사우디서 끊어 준 어정쩡한 가운데 좌석. 그리고 양 옆의 거구의 양반들, 난 제외.두바이 라운지에서 급하게 들이킨 와인 때문인지 속도 좋지 않고, 모든 패턴을 나에게 노출시킨 옛 여친 같은 대한항공 기내식도 오늘 따라 부대끼기만 하네. 솔리드 신보를 듣고 있어. 셋이 만들어 내는 소리, 이름처럼 단단한 기억을 불러 일으키네. 인생의 하이라이트, 스포트라이트 혹은 또 다른 어떤 그럴싸한 단어로 표현해야 할지는 몰라도, 젊은 시절, 뜨거워지는 그때의 향수가 불현듯 찾아 오는 날이면 자신을 심하게 흔들어 놓는다. 나이가 먹어가고 세상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역설적으로 제한됨에 따라 더욱 더.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 머물게 된 지방의 한 명상원에서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 [사우디] Jeddah (2.26.-3.9.) Al Rahma Mosque(Floating Mosque) - Corniche Rd - Al Balad(Old City) 자신감 부족인지 기질의 문제인지 나는 화려한 것에 그다지 끌리지가 않아 딱딱한 격식 보다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사람 냄새를 따르는 편에 익숙하지 Galaxy Note8 26mm 1/1.7 Al Rahma Mosque(Floating Mosque), Jeddah 한때 국적기 광고의 배경으로 사용되었던 물 위의 모스크 메카가 코 앞인 제다에서 이 조그만 사원을 랜드마크라 칭할 순 없지만 의도해 찾은 이 곳에서 의도치 않게 또 다른 사우디를 만나게 된다 도처에 둘러쳐진 거대한 컴파운드의 담장 그 바닥의 모습으로 말이지 아무리 딱딱하고 모든 것이 억눌린 이곳이라지만 온 종일 천지를 달구던 태양.. [사우디] Jeddah - Riyadh (1.13.-1.26.) Jeddah - Hasan Anani Mosque - Jeddah Middle Corniche - Red Sea Mall - Riyadh - Kingdom Tower 비행기 창에 기대어 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예전에는 참 많은 생각을 곱씹어 하며 이야기에 대해 고민 했었는데 설렘이 사라지고 익숙에 젖어들고는 오히려 내게서 아무런 의미화 작업이 없어진거야 터프한 일정 중 하루 짬을 내어 홍해 방향이겠거니 생각되는 길로 무작정 걸어 봤어 1월의 사우디는 역시나 더웠지만 걷기엔 별다른 무리가 없었지 달리는 차를 제외하곤 인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곳 지켜보는 이 아무도 없는 형식적인 조형물만 길가에 덜렁 예전에는 바다까지 가볍게 걸었던 기억이 있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구나 Galaxy S7 Has.. [하와이] Oahu (17.12.17.-12.21.) Sheraton Waikiki - Waikiki Beach - 72 Road - North shore - Coconut Waikiki - Hanauma Bay 마우이와는 다른 느낌 GoPro HERO4 1:2.8 Sheraton Waikiki 짙푸른 하늘 아래 와이키키는 이름의 유명세 만큼이나 화려했고 나이와 인종을 불문하고 도시 전체가 인생의 큰 성취에 취한 것처럼 흥이 가득해 보인다 Leica Elmarit 135mm 1:2.8 M10 Waikiki Beach Leica Elmarit 135mm 1:2.8 M10 Waikiki Beach Leica Elmarit 135mm 1:2.8 M10 Waikiki Beach 정서적으로 가까운 편은 못되지만 참 화려하네 이곳 도처에 알록달록 무거웠던 짐 잠시 내.. [하와이] Maui (17.12.14.-12.17.) Aston Kaanapali - Lahaina - Hana Road - Waianapanapa Black Sand Beach - Haleakala National Park - Kapalua beach - Honolua bay 새로운 Category를 만들어야 할 만큼 근래에 나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행보인데 그렇다고 아시아의 후미진 변방 지역만으로 나를 국한시킬 필요도 없기에 예상 가능한 실랑이를 감수하고 찾은 미연방, 그것도 하와이 중동에서 늘 보던 비슷한 종류의 종려나무일텐데 하와이 것은 사뭇 느낌이 다르다 차량 번호판이 무지개 모양인 것을 보고 다시금 이해했지만 마우이의 무지개는 변화무쌍한 남태평양의 날씨와 같이 시도때도 없이 하늘에 피어 올랐다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 Local Tour - 신선봉, 소백산('17.10.13-10.15.) 상학현마을출발점 - 신선봉(비박) - 희방계곡 - 연화봉 - 소백산천문대 - 제2연화봉 대피소 - 희방사 비봉산의 입산 통제로 한밤중에 급하게 계획을 틀어 찾은 신선봉 인적이 드문 산이라 눈을 떠보니 예상밖으로 제법 시간이 흘러 있네 주섬주섬 자리를 털고 산을 내려간다 풍기로 발길을 옮겨 7년만에 소백산을 다시 찾았다 한밤중에 홀로 마주한 음산한 폭포 소리에 지레 겁먹고 발길을 서둘러 산을 올랐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이번엔 막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단풍을 즐기며 여유 부릴 수 있네 또 부지런히 올라가 봐야지 산밑에서 마신 동동주 탓인가 이상하게 숨이 가쁘다 늘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인적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나의 초 슬로우 산행 오늘도 느릿느릿 텅빈 산을 오르다 보니 연화봉 즈음 다다를 땐 해가 넘어가며.. Local Tour - 죽주산성, 독산성, 주문진 外 죽주산성,별빛터널(June) - 독산성(July) - 평창,오대산,주문진,대관령(Sep.) - 경복궁,안성팜랜드(Oct.)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 ACROS100 죽주산성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 ACROS100 죽주산성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 ACROS100 죽주산성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 ACROS100 별빛터널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 ACROS100 독산성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 [사우디,UAE] Jeddah - Abu Dhabi (17.7.12.-7.21.) Jeddah - Red Sea - Emirates Palace - Sheikh Zayed Grand Mosque 제다공항 벤취에 멍하니 앉아 프로듀서101에 나왔던 `같은 곳에서`란 노래를 듣고 있다. 사실 난 이 프로그램을 보지 못해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왔던 노래 정도만 알고 있을 뿐, Girls on Top이란 이름의 팀이 누구고, 어떤 사연으로 포장되어 이 음원을 냈는지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 그저 소시의 `다시 만난 세계` 느낌이 진하게 풍기는 아이돌 스러운 노래이기에 예전 고독히 파키스탄에 머무를 당시 한번 들어보곤 이상하게 꼽혀 계속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있을 뿐이다. Too much love will kill you 를 듣다 불현듯 플레이 리스트를 고쳐 이 노래를 듣는다. .. Local Tour - 전주('17.5.20.-5.21.) 전주 한옥마을 - 전동성당 - 오목대 - 자만벽화마을 - 풍남문 - 덕진공원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ILFORD FP4plus125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100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100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100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 Local Tour - 우음도('17.4.23.), 거제도(4.28.-4.30.) 우음도, 학동흑진주 몽돌해변 - 옥포항 - 바람의언덕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평택시흥고속도로, 시화공단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시화호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우음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우음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우음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우음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우음도 Leica Summicron ASPH .. Local Tour - 지리산 ('17.3.31.-4.2.) 남부터미널 - 백무동 -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백무동 2년 반 만에 한국의 산을 오른다 부슬부슬 뿌리던 봄비를 맞아가며 몇시간 어두운 산을 오르자 온몸을 적시던 비는 어느덧 눈으로 변해 있고 소복이 눈으로 덮힌 산중의 아침이 나를 맞이한다 힘에 부쳐 무거운 배낭 잠시 내려 놓고 차갑게 얼어붙은 물 한 모금 마시며 숨을 돌린다 도시는 꽃 놀이에 한창이건만 이곳은 여전히 설국 누군가 걸어 놓은 노란 리본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다음 세상엔 행복한 모습으로 돌아와주렴 눈보라를 뚫고 능선을 타자 눈속에 잠긴 장터목 산장이 나온다 나무 심는 식목일 하지만 이곳은 한겨울 지리산일뿐 막걸리 한잔에 힘겨웠던 몸을 녹이고 딱딱한 침상 바닥에 몸을 뉘인채 고단한 하루를 마감한다 천왕봉 넘어로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SI.. [일본] Nagoya ('17.3.24. - 3.26.) 사카에 - 나고야성 - 도쿠카와엔 - 오스칸논 - 오아시스21 직장인이 된 이후, 나는 약속이나 계획을 잘 잡으려하지 않는 버릇이 생겨났지어 그때 보고, 내 입버릇 처럼 되어버린 상투적인 대답매번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충분한 실망의 경험을 지니고 있기에그렇지 않아도 게으르고 밍기적거리기를 좋아하는 나는 당일 내지 사나흘 앞의 스팟성 약속만 처리 할 뿐 한두달 앞의 계획은 꿈도 꾸지않게 되었어 가성비를 따져보기는 커녕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부서 일정에 마음 불편해야 했던 급조된 일본행 날짜도 장소도 심지어 숙소의 위치도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떠난 걸음이었지만오랜만에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카메라 가방을 둘러 매고 두 발로 아직 봄이 찾아오지 않은 나고야 거리를 구석구석 걸었더랬지 겨울 냄새 가시지 않은 차.. Local Tour - 강화도 ('17.2.4.-2.5.) 광화문 - 석모도 - 보문사 - 동막해수욕장 - 매화마름 - 초지진 어디 산꼭대기라도 올라가는 사람처럼 털모자와 버프로 얼굴을 칭칭 두르고 홀로 광화문을 찾았어 응축된 에너지에 여지껏 행하지 못하고 계산기만 두드리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지 45도를 넘나들던 아대륙에서 허덕이던 기억은 시간에 밀려 을씨년스럽게 식어버렸네 강화도를 찾은게 거진 20년만이다 X-Pro1 FUJINON XF 18-55mm F2.8-4 R LM OIS 보문사 수능을 끝마치고 학급 친구들과 떠났던 첫 여행지 지금의 여러 관계가 시작된 곳이자 인생을 반으로 딱 접으면 소주향 섞인 젖비린내 묻어나오는 곳인데 지금 이리 둘러보니 그땐 몰랐던 꽤나 멋진 곳이었다 X-Pro1 FUJINON XF 18-55mm F2.8-4 R LM OIS 보.. Local Tour - 부여 ('16.8.27), 양양 ('16.12.3.-12.4.) 화성(탄도항-융건릉) - 부여 (낙화암-정림사지-궁남지) - 양양 (하조대-낙산사-38휴게소) 돌아온지 9개월이 되어가네집에만 머무른 것도 아니건만 사진 한장 기억하나 정리하여 올리기가 왜이리 어려웠을까공백이 무색하게 바다건 절간이건 이 좁은 땅덩이를 습관적으로 둘러 보았어 깊은 산중 홀로 남겨진 적막을 제외하곤 이렇다할 아쉬움도 남아있지 않지 필름도 말아보고 소싯적 기웃거리던 카메라 장터도 둘러 보았지만 예전만큼의 흥이 없네 미지의 장소를 찾아 덜컹덜컹 비포장 도로를 달리던 그 흥분 이제 어디서 찾아야 할까험지를 향해 더 깊숙히 들어가면 내게 돌아올 길이 남겨질까 다시 이곳으로 편입되던 당시의 강렬한 저항 이제는 남아있지 않아왠지 모를 찝찝함과 이곳의 방식이 틀렸다는 답없는 부정이 계속 나를 쫓을 뿐타.. [파키스탄] Takht-i-Bahi Rawalpindi - Mardan - Takht-i-Bahi - Lahore 빠르다. 한국에서의 하루. 모든게 급해. 거대한 흐름은 미약한 나의 속도따위는 허락치 않네곳곳이 날이 서있어.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보아도 미소는 커녕 피가 베어 맺히네 한국에 돌아온지 이제 석달. 나는 금새 녹초가 되었고 몇 번의 끔찍한 생각을 하게 되었지많은 것을 얻어 왔다고 자부했건만 그렇게도 그립던 곳은 내 마음 입에 담을 수도 없는 곳이 되어있구나 문명이 발원한 곳, 그 강한 땅의 기운이 아직도 나를 사로잡고 있어좁은 땅덩이 경쟁심만 부추기는 모두가 잘난 이곳의 생활은 내게 너무 갑갑하기만 해 파키스탄의 마지막 필름 한 롤 말아 택배함에 넣기까지 제법 많은 시간이 흘러 버렸어간만에 한 숨 돌릴 수 있었던 선선한 밤, .. [파키스탄] Hunza (Part-5, Farewell) - Islamabad Karimabad - Gilgit Airport - Rawalpindi Airport - Margalla Hills - Lok Virsa 하늘이 열렸네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 내 기억 반도 밟지 못하고 떠밀리듯 발길을 돌리지만 아쉬움 남겨두지 않으려 해 가슴에 덧칠했어 좀 더 버틸 수 있겠지 SIGMA DP1Merrill 19mm 1:2.8 Rescue, Hunza 인샬라 다음에 또 와야 한다는 암묵적 압박인지 카라코람의 수많은 곳이 폭우로 유실되어 하늘길 난민 행렬에 동참하게 되네 구조 헬기에는 말 못하는 사연들로 가득 돌아가는 길은 늘 무겁기만 하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Helicopter, Hunza 드라마틱한 이별을 하기에는 세상은 너무 빨라 미끄러지듯 빨려 들어가면 .. [파키스탄] Hunza (Part-4, People again) Karimabad - Eagle's Nest - Hopper Glacier - Aliabad 같은 장소 같은 날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 블랙홀 훈자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Portra160 Girl, Altit District 아이가 되었어 걱정 가득한 미지의 세상 그 안에서 부대끼며 모든 것을 새로이 배우고 싶었지 내가 갖고 있는 것 이제는 낡아 버렸으니 날려 버려야지 아끼지 말고 다시 유년을 붙드네 흙투성이 옷 입고 좁은 골목에서 뛰놀며 해질녘까지 늘 함께하던 동무들 다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하교길 가득 메우던 그 소녀들은 후미진 곳에서 나처럼 유년을 그리워 하고 있을까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400TX Girl, Hy.. [파키스탄] Hunza (Part-3, Landscape) Karimabad - Eagle's Nest - Hopper Glacier - Aliabad 물론 경험이 그리 많다고 할 수 없지만, 늘 이곳에 오면 왠지 모르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 카라코람 그 거친 길을 걸으며 의지, 욕심, 열망 따위의 인간으로서 갖게 되는 욕구가 깨끗이 정화되어 버리는 것일까. 아니면 이 커다란 자연 앞에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유한하고 작은지 깨달게 되어서 일까. 사실 이런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냥 피곤하고 만사가 귀찮아져서 겠지. 아침부터 폼 잡지 말고 무거워지지도 말자. 날짜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많은 것을 필요치 않은 하루. 입안에 커피 향 담고 바람 잘 불어드는 벤취에 앉아 라카포시를 덮고 있는 구름을 멍하니 바라 보며 구름의 속도와 생각의 속도를 동기화 시킨다. .. 이전 1 2 3 4 5 6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