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베트남] Hanoi ('13.11.19. - 11.30. , 12.03. - 12.08.) [홍콩 - 하노이 - 서호 - 호치민영묘 - 문묘 - 호안끼엠호 - 동수엔시장] 이른 아침 스산한 바람이 분다 길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계절에 쫓기듯 서둘러 나를 밀어낸다 홍콩 가까운 단어 그러나 좀처럼 내게 기회를 주지 않은 땅 높은 고층건물 사이의 도로를 따라 달리는 이층 버스 부끄러워 고개를 돌리듯 짧은 만남 마모루의 도시는 다음을 기약한다 어둑해진 하노이 공항에 도착하여 숙소를 잡고 여장을 푼다 아침을 여는 오토바이 소리에 얽힌 것인가 이어진 것인가 사고가 어렵다 그래 베트남이다 옛 방식의 삶에서 현대의 방향으로 속도를 내어 달린다 거리의 식당에서 국수 한그릇 말아 먹고 수 세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처마 아래에 앉아 물 담배 한입 사이공 비어 한잔 매듭을 풀어가며 얼마나 많은 사랑이 흘러갔..
[인도] Mumbai - Elephanta Island ('13.10.02. - 10.05.) [뭄바이 - 마린드라이브 - 콜라바 - 인디아게이트 - 하지알리모스크 - 도비가트 - CST - 엘리펀드섬] 인도 세번째 이야기 초승달 모양의 마린 드라이브가 창에서 부터 뭄바이를 알리고 도시의 아이는 먼 길을 돌아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 배속이 스멀스멀 거린다 누구에게나 찾아 온다던 복통이 어제 저녁 다행히도 아주 잠시 다녀갔다 몇 번의 화장실과 미열 심한 갈증을 느꼈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아무것도 마시지 않았다 한국산 지사제는 인도에서 소용이 없다고하여 어렵게 와이파이를 붙여 인도약을 검색해 두었는데 다행히도 자고 일어나니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인다 이게 공복의 힘인지 자연 치유의 힘인지는 알 바 없으나 이제 곧 뭄바이로 떠나야 하기에 우선 아침은 거르기로 했다 혹시나 해서 어제 맡겨 놓은 세탁물을 확인..
[인도] Panjim - Old Goa - Arambol ('13.9.30. - 10.01.) [Panjim - Old Goa - Calangute - Mapusa - Arambol - Calangute] 인도 그 두번째 이야기 한적한 아침 거리를 달려본다 모두가 분주히 일상을 찾고 거리는 전날의 흔적에 어질러져있다 이제 조금뒤면 바이크를 반납해야 한다 이른 아침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해석할 수 없는 질서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칼랑굿 거리를 돌아 해변을 찾았다 굿모닝 꽤나 먼 거리 동안 발이 되어준 바이크라고 표현되는 스쿠터에 감사를 전하고 이제 덜컹거리는 로컬 버스에 오른다 버스에서 바라보는 인도의 풍경 스피커가 찢어져라 틀어 놓은 음악에 좋지 않은 도로 사정으로 덩실되는 사람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앞좌석에 무릎을 콩콩 부딪치며 한 시간 남짓 거리의 빤짐으로 나와 복잡한 터미널에서 갈피를 못 ..
[인도] Calangute - Anjuna - Vagator ('13.9.27. - 9.29.) [인천 - 뭄바이 - 고아 다볼림 - 칼랑굿 - 안주나 - 바가토르 - 차포라] 인도 여행은 어렵다책 속의 유려한 글로 그려진 모습을 상상하고 찾는다면큰 상처를 입고 돌아가게 된다고들 이야기 했다그리고 그 상처의 치유기간 내내 그 곳을 혐오하고실망으로 가득 찬 한참의 시간을 보낸 뒤가슴에 생긴 상처가 아물어 갈 때 쯤다시 그 곳을 아리며 그리워하게 된다고 사람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비단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절차적인 것과편의의 정도만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만물 군상이 신과 사람으로 채워지는 곳기본을 주지 못해 저 만치 아래서 기본을 올려다 보게 되는 곳때론 짜증스럽고 때론 속이 메스껍도록 슬프지만사람들의 발길을 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곳이 인도이다 뭐가 그리도 소중한지 와이어를 칭칭 감아 짐을 보내고 보딩게..
[중국] Suzhou ('13.6.9. - 6.18.) 목 뒷덜미가 심하게 떨려 오며 잠에서 깨어 났다그것은 좋지 않을 미래의 전조이며 불안을 품은 스스로에게서 기인된 것으로 보였다머리맡을 더듬어 시계를 찾아 눈가에 가져다 대어보니 시간은 이미 점심 시간을 넘어갔고 나는 이국의 어느 호텔 침대에 누워 휴일에도 불구하고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자신에 대한 혐오와 두려움에 눈을 떴다짙게 쳐진 커텐 틈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멍하니 바라보며오랜 시간을 침상에서 아파 온 자의 모습으로 겨우 몸을 움직여 샤워실 문을 연다 모든 것을 다시 한번 바닥에 널어 놓고 정리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채택되지 못하고 그대로 버려지다 싶이 방치된 인생켜켜이 쌓인 먼지로 한참을 고생해야 찾을 수 있는목숨보다 소중하다고 그렇게 믿었던 내 자신이국의 시끄러운 펍에 홀로 앉아 ..
[중국] Suzhou ('13.4.24. - 5.04.) [푸동 - 동팡즈먼 - 통진베이 - 후치우산 - 상탕제 - 줘정위안 - 관첸지에 - 진지레이크 - 싱하이스퀘어] 많은 것들이 사라져 갔다육중한 무게에 눌린 진흙밭의 발자국처럼시작과 끝맺음이 상실된 기억의 방향줄지어선 느릿한 코끼리의 뒷 모습은찾으려 해도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상당량의 물리적 시간을 보내고서야비행기 한 귀퉁이에 앉아 펜을 들 수 있었다오래된 노트의 한 쪽 면엔 작년 가을의 흔적이고개를 비집고 내밀다 이내어두운 표정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제 싫고 좋음에 대한 감정이 어느 시점에나를 떠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단지 사람들의 입에 인생이라 표현되는그 어림잡을 수 없는 거대한 힘에 밀려그저 나아갈 뿐이다 better의 의미와는 다르게 조금 이르게 집을 나와 공항 버스를 타고 잠이 들었다 무미건조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