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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Istanbul - Seoul ('05.12.16. - 12.18.) 조금 더 세상의 경험이 두터워 졌다고 해야할까.. 겨울비가 부슬부슬 뿌리던 술탄거리를 익숙하게 밟아 밀어내며 그랜드 바자르로 향했다. 간단하게 환전을 하고 시르케지 주변에 위치한 맥도날드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비오는 거리를 마냥 쳐다보며 앉아 있었다. 우울한 하늘..비속을 분주히 걸어가는 터키쉬들..이스탄불의 이국적 색채를 더하는 트램은 마치 일종의 최면처럼 내 정신을 자극해 왔다. 특정한 신호 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온 우리는 동양호텔을 지나 국립 고고학 박물관으로 향했다. 우산 하나를 받쳐들고 한산한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여 박물관으로 들어섰다.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의 규모에 비할바는 아니었지만, 역시나 오래도록 지속된 찬란한 역사의 중심지 답게 시대에따라 다양한 유적물들을 찾아볼 수 ..
[터키] Istanbul ('05.12.15.) 돌아온 에센레르 오토갈은 새벽녁의 촉촉함에 젖어 있었다. 다닥다닥 들어선 버스 부스들과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들은 이전과 변함이 없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야에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적잖은 경험이 드리워져 있었다. 출근길에 북적이는 트렘을 타고 술탄으로 이동했다. 사람들이 사라져 나가는 것과는 반대로 하나둘씩 웅장한 건축물들이 창밖에 비춰오며 우리가 술탄에 다닫었음을 알려 왔다. 마지막 도시에서의 숙소선택의 귀차니즘을 달래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곳은 바로 동양호텔이었다. 처음 묵어 보는 터키의 도미토리에서 언제 나올지 모르는 물을 기달리며 식사를 하고 전날 야간 버스의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갈증 끝에 터져나온 샤워기 물줄기에 여독을 흘려 내려 버리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 12월 15일 :::..
[터키] Izmir ('05.12.13. - 12.14.) 달콤했던 셀축의 여운을 접고 또다시 새로운 땅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셀축 오토갈에서 버스회사 아저씨들의 장난에 웃음 지으며 미니 돌무쉬 버스에 올라 탔다. 이미 몇몇 도시를 지나 이곳까지 왔지만 도시간 횡단을 주간에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었을지라..-_- 물론 셀축에서 이즈미르까지는 고작 3시간 남짓한 거리였지만 말이다. 이즈미르.. 터키의 3번째 대도시..에게해를 끼고 유럽식 건물이 즐비해 있다는..공항도 있고.. 물가도 비싸고..어찌하였건 이스탄불로 입성하는 우리의 마지막 기착지(寄着地)..이것이 우리가 이즈미르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 한국의 영동고속도로 느낌의 도로를 질주하던 버스가 도착한 곳은 이스탄불 이후로 본적이 없는 대형 오토갈 이었다. 마치 공항을 연상케하는 규모의 오토갈로 인..
[터키] Selcuk ('05.12.12. - 12.13.) 끝없이 펼쳐진 거칠은 아스팔트를 버스는 달려 나아갔다. 한국의 서울승합 버스 속도에 익숙해져 있는 나에게 조금은 어의없는 속도로 달리고 있는 운송수단이였지만 주변에 변해가는 풍경에 기분이 상쾌해져 갔다.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던 지중해의 느낌.. 그것이 길가에 펼쳐져 있었다. 강한 햇살이 버스의 창을 통해 들어오며 내 시선을 가로수로 향하게 만들었다. 오렌지 나무..오렌지 나무 가로수는 내가 지금 황량했던 터키의 중부를 지나 지중해 연안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음을 너무나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밀려오는 이국의 향기가 나를 자극해 왔다. 카파도키아에서 만난 빨간 스웨터 청년(대체로 이번 여행에서 상대의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기에이렇게 지칭하기로 함 -_-)에게 들었던 드림즈 게스트하우스에 짐..
[터키] Denizli - Pamukkale - Selcuk ('05.12.11.) Cynical Guy이자, Heavy Smoker인 핫산과의 대화.. 거리를 활보하다가 만나는 꼬마들의 해맑은 미소..끝없이 펼쳐진 기암의 절경을 뒤로하고 전날 시리아에서 올라온 인도철학과 청년의 조촐한 환송을 받으며 데니즈리행 야간 버스에 올라 탔다. 트레블러스 팬션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 두번이나 찾아간 항아리 케밥집의 여운은 온데간데 없이 그대로 잠들어 버린 우리가 눈을 뜬 곳은 어둠에 잠긴 데니즈리 오토갈이었다. 잠에 취한 우리는 일본인 관광객 한명과 같이 무늬만 I인 이름모를 여행사 직원 써니의 차량으로 파묵칼레로 들어갔다. 어두운 언덕길을 9구 LED에 의존하여 걸어 올랐다. 습한 공기와 여기저기 고여 있는 물, 조금씩 밟고 있는 땅의 재질이 달라져 가고 있음을 느꼈다. ::: 12월 11일..
[터키] Istanbul - Nevsehir - Goreme ('05.12.7. - 12.10.) ::: 12월 7일 ::: 아타퀴르크 공항(이스탄불) - 환전소 - 에센레르 오토갈 - 궤레메행(메트로) 카파도키아로 가는 버스에서 맞이하는 터키의 첫 일출.. 흔들림에 눈을 떠보니 버스 창밖이 이국적인 경치의 일관이다. 약간의 두통이 머리를 맴돌고 있지만, 입술에 침을 적셔가며 맑은 정신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얼마를 달려 왔을까.. 집에서 인천공항까지 2시간, 인천에서 두바이까지 10시간 반, 두바이에서 이스탄불까지 5시간, 그리고 곧바로 오토갈에서 버스를 탄 시간이 어제 저녁 10시였으니..지금 이 버스에 올라탄 시간만 해도 9시간이 넘어가고 있다. 각종 환승간 대기시간을 빼고 순수 이동시간만 장장 27시간에 가까워지고 있다. 나의 루즈한 인생이 이렇게 정신없이 달릴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고민해 ..
[아랍에미레이트] Dubai ('05.12.6. - 12.7.) 신분의 변화 사이에 생겨난 여유.. 나는 고민을 했다. 그 고민의 시작은 성년의 시작이였고 끝은 30살 이였다. 하나 하나 손가락을 접어가며 찬란하다는 표현이 쑥스러운 나의 20대 삶을 정리해 봤다. 굵은 것..굵지 않은 것.. 그 어떠한 구별도 내것이 아닌것이 없다. 나는.. 엄지.남들에 비해 한걸음 늦게 기적적으로 대학이라는 곳에 진학했다. 검지.북녘땅이 내려다 보이는 최전방에서 진한 군복무를 했다. 중지.1년의 준비끝에 형용할 수 없는 유럽이란 땅을 배회할 수 있었다. 약지.운좋게도 굴지의 S전자에 입사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다 흘러가 듯 자연스레 경험하는 이 네가지 일들이 나에겐 인생 최고의 경험치를 올려 주었고 그로 인해 내 성장은 깊어만 갔다. 하지만 왠지 모를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