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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Local Tour - 지리산 ('17.3.31.-4.2.)


남부터미널 - 백무동 -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백무동



2년 반 만에 한국의 산을 오른다


부슬부슬 뿌리던 봄비를 맞아가며 몇시간 어두운 산을 오르자


온몸을 적시던 비는 어느덧 눈으로 변해 있고


소복이 눈으로 덮힌 산중의 아침이 나를 맞이한다


힘에 부쳐 무거운 배낭 잠시 내려 놓고


차갑게 얼어붙은 물 한 모금 마시며 숨을 돌린다


도시는 꽃 놀이에 한창이건만 이곳은 여전히 설국


누군가 걸어 놓은 노란 리본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다음 세상엔 행복한 모습으로 돌아와주렴


눈보라를 뚫고 능선을 타자


눈속에 잠긴 장터목 산장이 나온다


나무 심는 식목일 하지만 이곳은 한겨울 지리산일뿐


막걸리 한잔에 힘겨웠던 몸을 녹이고


딱딱한 침상 바닥에 몸을 뉘인채 고단한 하루를 마감한다


천왕봉 넘어로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지리산 고목


새벽부터 바지란히 걸어 천왕봉을 오르니


오늘도 거르지 않고 태양은 솟아 오른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지리산 일출


정말 오랜만이다


게다가 이토록 아름답게 나를 맞이해 주네


반갑기만 한 상고대까지


SIGMA DP1Merrill  19mm 1:2.8  지리산


SIGMA DP1Merrill  19mm 1:2.8  지리산


SIGMA DP1Merrill  19mm 1:2.8  지리산


꽃길이다


꽃잎 떨어지기 전


많이 담아 놓아야지


오늘이 지나면


또 한참의 시간이 흘러야 할테니


그땐 내가 어찌 바뀌어 있을까


장터목으로 돌아와 짐을 챙겨


산을 내려간다


파란 하늘에 쿵쾅대는 심장 이 모든게 얼마만이더냐


여러 계절이 하나의 산에 담겨있네


완벽한 삶으로의 복귀


비빔밥에 동동주 한사발과 함께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