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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Dallas ('08.5.13. - 5.23.) 한껏 기분에 들떠 하얀 종이를 눈앞에 꺼내어 놓으면 세균에 반응하는 백혈구의 움직임처럼 무엇인가 설명할 수 없는 집합체가 내 머리를 잠식해 나가고 있다. 그것은 마치 SM성향의 AV에서 나오는 커다란 주사기에 넣어진 우유빛 관장용 액체같은 것으로 내가 의자에 앉아 특정 주제에 정신을 집중하려고 할 적마다 뒤통수 제비초리 하단 부분에 꼽힌 주사 바늘을 통하여 강하게 밀려 들어온다. 그 속도와 양에 대해선 양변기 물 내려 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것이 이해가 쉬울지도 모른다. 이러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멍하니 앉아서 종이와 뇌하수체와의 관장용 우유빛 액체의 동기화 현상이 멎을때 까지 무기력하게 앉아 있을 수 밖에 없다. 아주 하찮고 단순한 일일지라도 집중을 요구할 시에는 천체의 고유한 움직임과 시간,..
[미국] Dallas ('08.2.19. - 3.26.) 여기 저기 메모지 마다 한두줄씩 쓰여진 문장들이 눈에 들어온다.내 몸에 흔적 기관마냥 남아 있는 알 수 없는 의무감에 비해 한없이 약해져버린 집중력 탓으로 펜을 들어도 도무지 진도를 내지 못하고 접어버린 여러 감정의 글귀를 보며 잠시나마 고민에 빠져 본다. 그리곤 과감히 당시의 감정과의 절단을 선언하는 굵은 선을 긋는다. 정처없는 드라이브를 끝내고 돌아와 씻지도 않은 몸을 침대에 던지며 해드폰의 볼륨을 높이던 날이나, 전날 먹다 남은 머리맡 글라스의 맥주향을 맡으며 눈을 부비며 일어나던 날이나, 나의 삶은 현존하고 있는 시간과 밟고 있는 땅의 소유권 여부와 상관없이 이내 지리하게 이어지고 있다. 바라던 서른이 되었지만 말이다. 비행기에서의 일출.. 이제 곧 미국 상공에 들어서겠지.. 음.. 환영은 좋다만..
[미국] San Antonio ('08.3.8. - 3.9.) 남겨 놓고 온 그곳의 모두가 잠들어 버렸을 새벽, 따뜻한 햇살과 호반의 바람에 잃어버린 생을 느끼며 이렇게 앉아 있다. 지금 나를 비추고 있는 이 태양이 바로 가장 존재를 필요로 하는 날에 존재치 못한 나의 부재를 적랄하게 비추고 지구를 반바퀴나 돌아 이곳까지 따라온 그 녀석이겠지. 이 낯선 땅의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나의 서른번째 생일을 지나서 말이지. 그래서인지 그리움이 뭍어 있는것 같아. 이 따뜻한 햇살에.. 주유차 들린 이름 모를 휴게소에서의 일출.. 5시간을 달려 도착.. 돌고래를 만져볼수 있는 찬스였지만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눈.. 이곳이 Sea World.. 아쿠아리움도 한번 둘러보고.. 형식적인 열대어 사진도 한번 찍어보고.. 역시나 흥미로운 벤취에 가만히 앉아만 있기.. Sea W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