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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Local Tour - 수리산 ('12.11.03.)



수리산역 - 가야주공3단지 - 슬기봉 - 밧줄바위 - 수리중학교 - 산본역



외곽을 잇는 열차에는 고유의 느낌이 있다


그것이 겨울을 향하는 방향에 있다면 조금 더 진하게 느껴지기 마련이고


들머리를 찾아 늦은 오후의 여유를 즐기며 걸어 가니


잠깐의 오르막을 지나 이정표가 나타난다


숲사이로 스며 들어오는 길어진 햇살을 받으며


동네 뒷산과도 같은 평탄한 길을 걷자 하늘이 열리며 슬기봉이 눈에 들어온다


별 생각없이 찾은 곳이건만 지정학적 의미가 있는 곳인가 보다


저 아래로 레고 블럭같은 군포시가 눈에 들어오고


내가 걸어 온 길을 누군가 걷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태음봉이 저만치 앞에 다가와 있고


산 넘어 외곽순환도로와 안양 시내가 가을의 끝자락에 담겨 있다


어찌보면 서울에서 한참의 외곽이지만 이곳도 참 빽빽하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나는 그냥 사람이 찾는 않는 길로 접어들어 자리를 깔고 앉아 빵 한 조각 먹어 본다 


시간에 밀려 다시 길에 접어들곤


산 밑의 성당과


초등학교의 운동장 한켠의 소박한 놀이기구를 스쳐 지나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낯선 길을 걸어


말로만 듣던 산본역에 이른다


붉게 물든 하늘이 도시를 덮고


나는 외곽을 빠져나가는 열차를 기다리며 계절과 함께 떠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