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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Local Tour - 비슬산 ('12.10.06.)



유가사 - 참꽃군락지 - 대견사지 - 월광봉 - 대견봉 - 수도암 - 유가사


계절에 쫓기듯 야생화가 예쁘게도 피어 있다


잘가꾸어진 산사를 애둘러


비슬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자본의 힘에 취한 내게


여러가지 생각을 전한다


처마 위에 걸쳐진 대견봉을 눈으로 확인하고 


들머리에 접어드니 이 또한 가을이다


바래진 색과


위태롭게 남아 있는


위엄을 잃지 않는 것은


수억년의 힘을 견디어 낸 기암 뿐인가


산으로 들어선 나는


유한의 동질성에 빠져


강하지 못하게 가을에 취하고 만다


한 순간 걸어 지나갈 뿐


우리는 길로 존재하지 않고 행자로 태어났다


한치 아래서 찰나를 뽐내는


그 정도의 존재


누군가가 이룩해 놓은 역사를 탐하고


사이에서 경쟁하며


길이 되었다 착각하는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 넘어로


우두커니 정상석이 서있다


먼 길 떠나가는


친구들의 뒤를 바라보며


짧은 생 님을 따라 걷는다


내가 웃고


네가 웃고


꽃의 시간을 보내며


유구할 수 없음을 인정하며


황금 물결의 논 계절의 가운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