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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2009

[영국] Bath - London ('09.3.21. - 4.10.)



Bath로 향하는 Coach에 앉아 있다 선글라스의 그라데이션과 조도가 잘 맞는 날이라고 해야 할까 여하튼 화창한 날인데 반해 여전히 이 곳의 고속도로 체증은 내 기운을 억누르고 있다

요즘처럼 신체적 컨디션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걸음에 힘을 실어 줄 감정 폭발이 필수인데 말이다




헤이하우롱더즈잇테익투바쓰,,,아이돈노잇디펜즈온퍼킹트라픽잼,,



이 걸음도 Bristol 까지의 1박 코스를 호텔에서 보내는 일요일 아침의 달콤한 늦잠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여 반을 싹뚝 짤라낸채 당일치기로 떠나는 것이다. 엇, 갑자기 차들이 사라지며 달리기 시작, 이제 반대편 차선이 서있네, 인생 참 새옹지마.. 




힘겹게 도착한 Bath, 사람들 함성 소리에 이끌려 걸어가보니 이 동네 사람들 환장하는 럭비가 한창



물의 도시 답게 시원하게 트인 Bath Avon River (다이빙 금지라고 쓰여있던데,,)



사람들의 표정에도 시원함이 뭍어 나오고, 맨 뒷 남자는 제외해야겠군;;



PMP를 만지다 '20대'란 폴더('20대를 정리해 보자'란 생각으로 연도별 셀렉션 한, 최종 셀렉션이 아니어서 제법 여러 노래가 있다)를 발견하고 MP3로 옮겨서 지금 듣고 있는데, 문득 생각해 보아도 기획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한 혹은 생각의 정리를 완성치 못하고 Part2.로 미루어 두었던 많은 기억들이 떠오른다 



이제는 의식의 영역 밖으로 사라진 남기고 싶은 기억들.

초라한 삶에 밀려 망망대해로 나가 버린 숱한 가치들.

유려한 연관관계를 이끌어 내는 능력을 잃은 내게 티끌로만 남은 장면들

(우습게도 지금 '내 안의 폐허에 닿아' 란 노래가 나오고 있다.)

굳게 입을 다문 너와 마주하네,




그 유명하다던 Roman Bath, 왔으니 한번 들어가 볼까나



광장에서는 자유의 히피가 영원을 노래하고



안에서는 근엄한 기사가 세월을 이야기 하고 있네



1층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어느 시대 어느 누군가에게 추앙받았을 법한 유적들로 전시가



생에서 한 걸음 물러나 삶을 바라봐 보니

모가 난 많은 부분이 다듬어지는 느낌이 든다

배움에 대한 부끄러움이 줄어들고

나 이외의 사람 살이가 눈에 들어오고

나쁜 것을 꼬집던 버릇은 역방향에서 동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이 그리워 졌다

함께 하는 것의 가치

사랑, 사람

세종대왕께서는 아리스토텔레스 머리 위에 계시는 천재다




먼 땅의 그리고 이 땅을 먼저 지나간 그녀를 위해




세월을 이야기하며 온천을 뿜어내고 있는 Roman bath / Pump room




출발한지 한 시간, 이제야 Reading을 지나고 있다

역시나 이번 여행에도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


'09.3.21. 11:20 Bath행 Coach에서 




낡은 굴둑, 구름없는 하늘의 볼룬투어, 하늘에서의 Bath는 어떤 모습일까



소간지는 아니지만 내가 있는 Bath



오래된 도시의 새로운 생명 이어진 긴 끈



흘러간 물의 양 만큼의 세아릴수 없는 석양에 그을린 도시 



게으름을 이겨낸 발걸음, 피곤하지만 잠들 수 없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호텔 로비에 앉아 신문에 실린 G20 회의 관련 기사를 떠듬거리며 읽고 있다

로비의 슬라이딩 도어가 열리며 습기 잔뜩 먹음은 아침 공기가 내 MP3의 

다음 트랙과 동시에 전해진다. 밤 낮으론 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는

오늘날이지만 그 움츠려듬이 동반한 미세한 떨림이 많은 기억들을 흔들어 

깨우고 있는 나날이기도 하다 




창밖으로 봄이 찾아 온 Sharaton Heathrow Hotel



계층을 투영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어쩌면 투영이란 단어가 사치와 거만일지도 모른다

하룻밤에 몇 십만원씩 하는 호텔에서 지긋하게 묵고 있으며 고급스러운 호텔식 식사와

개인 고용 택시를 타고 출근하여 업무를 시작한다. 

드래스 코드를 중요시 여기는 법인 메니져 부터 창고의 일용직 직원까지 모두 내 삶 속의 일부분이다




공원과 호수를 끼고 있는 S社 House



한쪽은 세련됨이 다른 한쪽은 살가운 친근함이 가득하다
보이지 않은 계층이 존재하듯 격식을 차린 친절과 고급 수트로
자신의 영역을 그어 놓은 엥글로 섹슨과 그 옷을 더럽힐까 
조심스러운 그 이외의 여러 민족들이 엉켜 있는 이 곳
이집트, 일본인 세큐리티, 코소보, 파키스탄 택시기사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중국어로 인사하는 하우스 키퍼
그릴 옆에서 땀 흘리며 케밥을 만드는 터키쉬
길거리를 장악한 인도인까지
화려함에 눈이 멀어버린 내게 많은 삶의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09.3.31. 10:00 Sheraton Heathrow Hotel lobby에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