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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dle East/2005

[터키] Istanbul - Seoul ('05.12.16. - 12.18.)



조금 더 세상의 경험이 두터워 졌다고 해야할까.. 겨울비가 부슬부슬 뿌리던 술탄거리를 익숙하게 밟아 밀어내며 그랜드 바자르로 향했다. 간단하게 환전을 하고 시르케지 주변에 위치한 맥도날드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비오는 거리를 마냥 쳐다보며 앉아 있었다. 우울한 하늘..비속을 분주히 걸어가는 터키쉬들..이스탄불의 이국적 색채를 더하는 트램은 마치 일종의 최면처럼 내 정신을 자극해 왔다. 



특정한 신호 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온 우리는 동양호텔을 지나 국립 고고학 박물관으로 향했다. 우산 하나를 받쳐들고 한산한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여 박물관으로 들어섰다.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의 규모에 비할바는 아니었지만, 역시나 오래도록 지속된 찬란한 역사의 중심지 답게 시대에따라 다양한 유적물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유럽의 박물관을 둘러보는 듯한 서구적인 유물에서 부터 아라빅의 타일에 이르기까지, 서구와 동양의 경계에 위치한 그들의 지역적 특수성과 그에 따른 굳이 역사책을 뒤척이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과거가 시야를 통해 몸으로 전해져 왔다.  




::: 12월 16일 :::


그랜드 바자르 - 환전소 - 시르케지 주변 맥도날드 - 국립 고고학 박물관 - 블루 모스크 - 동양호텔 - 갈라타 다리 - 에미뇌뉘 부두 - 이집션 바자르 - 숙소




국립 고고학 박물관의 나이키 여신 동상.. 비도 피할겸 들어간 곳인데 제법 괜찮았다는..^^ 



블루모스크 내부.. 천장에서 치렁치렁 내려진 여러개의 선에 연결되어있는 등들..



무슬림 스타일로 경견하게 절하는 부동..



블루모스크 천장.. 그 특유의 문향들이 아라빅의 느낌을 풍겨왔다.



 현관 문패.. '알라'라고 쓰여 있는건가..? -_-;




국립고고학 박물관과 블루모스크를 들린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 왔다. 나의 대인관계 인스톨 기법과는 조금 다른 노선의 '여행간 말트기 방식'으로 짧은 기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게 된 여행 친구들과 만담을 즐기기도 하고 여행 정보를 주고 받기도 하며 해질녁을 기다린 뒤,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에는 하루종일 이스탄불 상공을 뒤덮고 있던 우울한 구름은 사라지고 촉촉히 젖어 있는 땅위로 밝은 달이 비춰왔다. 



빠른 걸음으로 갈라타 다리를 올라 각종 방향에 위치한 선조들의 위대한 선물들을 배경으로 컨셉 사진을 찍고 오늘 길에 확인해 두었던 몇몇 고등어 케밥집으로 향했다. 각종 여행서적에서 홍합밥과 더불어 이스탄불의 명물로 잘 알려진(실예로 여행전 각종 정보를 찾으며 읽었던 내용으로 어떤 터키여행 향수병 증후군에 걸린 XX분은 이스탄불의 고등어 케밥의 맛을 잊지 못하고 귀국 후 집에서 직접 고등어를 구워 케밥을 만들어 먹어 봤다눈..-_-;;) 음식이었기에 그리 배가 고프지 않았음에도 케밥집을 찾았다. 두명이서 단 한개를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밝은 인상으로 컨셉샷을 찍어 주던 터키쉬들을 비록 얼굴을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그 따뜻한 느낌은 내 안에서 터키란 나라와 함께 영원하리라. 





고등어 케밥 먹을라고 뛰쳐나온 저녁에 갈라타 다리에서 예니자미를 배경으로.. 



갈라타다리 밑의 상점들... 익스펜시브 해보였다눈..-_-;;



에미뇌뉘 부두의 유람선과 예니 자미 야경..





::: 12월 17일 :::


그랜드 바자르 - 이집션 바자르 - 그랜드 바자르 - 레스토랑 - 동양호텔 - 아타튀르크 공항





공항시간으로 급하게 돌아오던 길에 마지막 블루모스크를 보며..




::: 12월 18일 :::


두바이 공항 - 두바이 면세점 - 인천공항 




두바이를 거쳐 집으로.. 아마 중국 상공이었을 것이다. 흑흑~



어떻게 보면 너무 자연스러웠을 지도 몰라

공항 위에 걸린 그리고 곳곳에 서있는 이정표를 따라 걸었거든

첫 이국의 발걸음, 그 당시 설레임의 반도 없었어

그냥 지도를 펼쳐들고 짜여지지 않은 계획에 따라

그냥 목적없이 걸었어



낯설은 기암이 널려 있었어

파란 눈의 꼬마 아이가 날 보고 티없이 웃었어

그들의 음식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어

웃으며 꼬레아 라고 대답해 왔어

난 익숙하게 환전을 했고, 익숙하게 숙소를 잡았어



새로운 땅을 위해 짐을 싸고 버스에 올라 

그리고 기대감과 피로감이 섞여 

좁은 의자에 몸을 뭍고 눈을 감았어 

옆에는 몸과 마음 모두에서 오는 따뜻함이 있었고

눈을 뜨면 또 새로운 곳에 다닫아 있겠지



많은 땅을 거쳐서 흘러 들어온 이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었어

내가 꿈꾸는 것들을 하고 있는 이들이기에

나는 동경이 현실에 가까워 있다는 것을 느꼈지

어렵지 않아

지금 내가 이 땅에 있듯이



다시 사회로 돌아가면

난 또 다시 짐을 싸고

오래된 이름표를 떼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겠지



많이 치일지도 몰라

잊었던 상처를 경험할지도 몰라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지도 몰라

날 개조시키려 할지도 몰라



하지만

꿈을 잃지만 않는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어 



싸구려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들 들으며

특유의 손동작을 하고 

깊은 사색에 빠져 들수만 있다면

언제곤 다시 돌아 올 수 있다는 자신이 있거든



꿈을 잃지만 않는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어

난 언제까지나 不同청년인테니


06..3.4. pm2:50  from. 터키 여행기를 마치며... 和而不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