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not a silly little moment It's not the storm before the calm This is the deep and dying breath of this love we've been working on Can't seem to hold you like I want to so I can feel you in my arms Nobody's gonna come and save you we pulled too many false alarms We're going down and you can see it too We're going down and you know that we're doomed my dear we're slow dancing in a burning room - Dancing In A Burning Room by John Mayer
보름달이 크게 떠오른 날
라호르의 외각 숲향 가득한 곳에서
지인의 혼인이 있었다
존 메이어의 노래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참 예쁜 시작이네
Galaxy S21Ultra Rizwan Farm Theater Village, Lahore
Galaxy S21Ultra Rizwan Farm Theater Village, Lahore
Galaxy S21Ultra Rizwan Farm Theater Village, Lahore
겨울 내내 라호르를 덮었던 스모그가 걷히고
잠깐의 여유를 즐기던 찰나
세계를 놀래킨 역병은 나만의 예외를 허락치 않네
뜻하지 않게 파키스탄에서 몸에 주사 바늘도 꼽아넣고
Galaxy S21Ultra Royal Palm, Lahore
Galaxy S21Ultra Royal Palm, Lahore
Galaxy S21Ultra Royal Palm, Lahore
Galaxy S21Ultra Royal Palm, Lahore
Ricoh GR3 Swedish Villa, Lahore
몇개월 만에 손님 맞이 준비
처음 이곳에 오는 이들을 위해 간만에 공항픽업도 나가고
호텔 체크인도 돕고
그리곤 날이 밝자 현실 아닌 현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뜻하지 않게
여름을 알리는 뜨거운 펀잡의 태양아래 셔츠가 땀 범벅이 되도록
이곳저곳 산업시설 견학을 하게 되네
구미를 떠나곤
오래된 공장의 향기를 참 오랜만에 느껴보네
판데믹 이후 참 움직임이 무거워졌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오랜만에 신드 사막을 건너
카라치를 찾네
쇠창살 가득한 집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어지럽게 뒤엉킨 전선줄
불결한 거리
잿빛의 도시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사막의 모래 바람이 뒤덮는 곳
그닥 좋지 못하지만 그나마 쾌적한 숙소를 찾아
짐을 풀고 오랜만에 호텔 생활을 시작하네
창밖으로 보이는 호텔앞 공원은 한번 나가봐야 겠다고 마음속으로 되새김질만 하다 가지 못했네
Galaxy S21Ultra Marriott Hotel, Karachi
매일 아침 도시를 관통하여 교외로 이어지던 한시간 남짓 통근길
라호르에서는 적잖히 자취를 감춘 화려한 트럭과
도깨비 버스는 언제 봐도 즐거운 구경거리네
Ricoh GR3 way to Bin Qasim industrial Park, Karachi
Galaxy S21Ultra Way to Bin Qasim industrial Park, Karachi
Galaxy S21Ultra Way to Bin Qasim industrial Park, Karachi
Galaxy S21Ultra Way to Bin Qasim industrial Park, Karachi
Galaxy S21Ultra Way to Bin Qasim industrial Park, Karachi
Galaxy S21Ultra Way to Bin Qasim industrial Park, Karachi
Galaxy S21Ultra Way to Bin Qasim industrial Park, Karachi
트럭커라 하면 북미대륙의 쾌적하게 정비된 끝없는 도로를 횡단하는 트레일러를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끌어오르는 태양아래 아대륙의 그들은 무엇인가 더 자유롭고 특유의 남성적인 풍미가 있네
바쁜와중에 카라치에서 잠시 틈을 내어
준비없이 백신을 맞으러 왔다간 자칫 그곳에서 코로나 걸릴뻔한 병원에서
격리 면제를 위해 백신 맞은 노력도 허사 델타 바이러스 지정국이라니
노마스크 이곳은 코로나 청정국인데 말이지
Galaxy S21Ultra Tariq Road, Karachi
콧바람을 명받았기에
마리나 클럽을 찾아
배에 올라 아라비아해로 이어지는 만을 유유히 거슬러 올라 간다
취사선(?)을 매달고
역시 가장 저렴한 것은 노동력
Galaxy S21Ultra Korangi River, Karachi
Galaxy S21Ultra Korangi River, Karachi
Galaxy S21Ultra Korangi River, Karachi
Galaxy S21Ultra Korangi River, Karachi
Ricoh GR3 Do Darya, Karachi
Ricoh GR3 Do Darya, Karachi
커피를 넉잔이나 연달아 마시며 벽에 붙은 화평이란 글자를 한참이나 쳐다본다
꽃 선선한 저녘의 바람 무리의 웃음 맛있는 식사
멸망한 도시의 이름과 어울리는 도시
사람들은 틈새로 스며들어 삶을 영위하지만
이면의 저편에는
여전히 차갑고 날카로움이 곳곳에 서려 있다
인구 만큼이나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는
메트로폴리탄 카라치
Ricoh GR3 DHA Golf club, Karachi
Ricoh GR3 Creek Vistas Apartment, Karachi
후덥지근한 공기와 담배 한대의 여유
카라치의 밤
도시는 또 이렇게 내 기억속으로 들어오네
라호르로 가야할 비행기가 이슬라마바드로 회항
이젠 별로 놀라지도 않고 그냥 자연스레 엉덩이 닿는 곳에 앉아 음료수 한잔 빨며 모든게 정상으로 돌아오길 천천히 기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