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하반기 여정의 정리, 라호르 - 카라치의 숱한 반복 그리곤 두바이
한동안 몸이 좋지 못하였는데 어두운 집안에서 움츠린채 며칠을 흘려보내고
늘 그렇듯 몸에 조금 앞서 정신이 맑아지는 순간, 불현듯 찬바람과 함께 걱정이 밀려오네.
아무도 없는 적막한 밤, 아무와도 이야기 할 수 없던 무거운 밤.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있는 집안의 긴 복도를 반복해서 걸으며
이제 방랑을 마치고 다시 돌아갈 시간이 곁에 와있음을 깨닫는다.
너무 많은 생각을 했다.
나의 두뇌를 고문하듯, 불능화 되어버린 머리를 쥐어짜며 또 생각하고 고민했다.
그리곤 이제서야 생각이 들었다. 몇년을 이어온 그 숱한 고민의 나날에
나를 위한 것이 없었구나, 내 삶에 대한 구체.
일. 그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사명감에 떠밀려 나는 나의 삶을 돌이켜 보질 못했다.
지금도 노트가 아닌 모니터를 바라보며 엑셀시트 한켠에 이 글을 적어 내려간다.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자신에 대한 위로라면,
머리를 어지럽히는 Gridline을 해제하고 글씨체를 Calibri에서 바탕으로 바꾸는 것 정도.
이게 최선입니까?
단지 몇년, 인생의 아주 짧은 순간. 그냥 눈을 질끔 감고 앞으로만 나아가자 했어.
삶을 지탱해 주던 여러 경험이 낡아 버렸다고 생각했었거든.
더욱 터프하고 동떨어진 곳으로 들어가 자괴하며
시간이 흘러 모든 수렴이 끝났을때 결국은 득으로 기억될 그 경험을 위해 말이지.
이 블로그는 측량계야.
나의 사고가 얼마나 기존과 동떨어지게 되었는지 측정할 수 있는.
그리고 내가 다시 돌아가야 할 지도이기도 해.
훗날 또 언젠가.
정말 바뻤던 이 2021년의 사진을 꺼내어 보며 지금의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
새로운 길을 향한 숱한 발걸음, 무엇인가 생산적인 활동을 끊임 없이 했던.
이렇게
한해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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