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iddle East/2018

[사우디] Jeddah (2.26.-3.9.)


Al Rahma Mosque(Floating Mosque) - Corniche Rd - Al Balad(Old City)



자신감 부족인지 기질의 문제인지 나는 화려한 것에 그다지 끌리지가 않아


딱딱한 격식 보다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사람 냄새를 따르는 편에 익숙하지


Galaxy Note8   26mm 1/1.7  Al Rahma Mosque(Floating Mosque), Jeddah


한때 국적기 광고의 배경으로 사용되었던 물 위의 모스크


메카가 코 앞인 제다에서 이 조그만 사원을 랜드마크라 칭할 순 없지만


의도해 찾은 이 곳에서


의도치 않게 또 다른 사우디를 만나게 된다


도처에 둘러쳐진 거대한 컴파운드의 담장 그 바닥의 모습으로 말이지


아무리 딱딱하고 모든 것이 억눌린 이곳이라지만


온 종일 천지를 달구던 태양이


홍해 저 넘어로 사라지며 석양이 깔려오면


인파가 해변에 모여들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숨 쉴 틈을 만들어 본다


바다 바람에 지친 마음을 씻어내려는지


물 위의 모스크에 기대어 내세를 꿈꾸는지


이곳 역시 아이들은 뛰어 놀고


연인들은 어둠을 기다린다


석양과 함께 모스크에서 마그레브 아잔이 을씨년스레 흘러 나오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양탄자에 올라서서 열을 맞추곤 신께 기도를 올린다


이제 불같던 태양은 사라지고


모두들 조금씩 어둠에 기대어


잠시나마 고단했던 하루를 보상받는다


Galaxy Note8   26mm 1/1.7  Al Balad, Old Jeddah


어디든 두발 닿는 곳이라면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성향이라


8년 전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에도 어딘지 알지도 못한채 론리플래닛의 설명에 따라


이 구시가를 찾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중동의 부호로 우리에게 인식되지만


사실 인구도 적고 경제 지표도 그다지 좋은 곳이 못되기에


분명 우리가 모르는 이면이 존재한다


내가 싫어 할 리 만무한 미로같은 골목에서 


나는 정처없이 떠돌며


관음증의 노예인냥


발길이 드문 구시가지의 구석구석을 하나씩 들쳐본다


Galaxy Note8   26mm 1/1.7  Al Balad, Old Jeddah


Galaxy Note8   26mm 1/1.7  Al Balad, Old Jeddah


Galaxy Note8   26mm 1/1.7  Al Balad, Old Jeddah


Galaxy Note8   26mm 1/1.7  Al Balad, Old Jeddah


Galaxy Note8   26mm 1/1.7  Al Balad, Old Jeddah


이런게 삶의 풍미와 연관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이가 들며 뒤늦게 깨달은 것이 바로


시장의 매력이다


생기가 남아 있는 곳


인스턴트를 먹고 자란 인스턴트화 된 우리들에겐


드러내서는 안되며


점점 퇴화되어 상실을 앞두고 있는 그 기운


Souq(쑤크,시장)이란 어감이 어딘지 모르게


내 아이덴티티와 걸맞게 후미진 느낌을 전해 준다


Galaxy Note8   26mm 1/1.7  Al Balad, Old Jeddah


Historical Hajj Rout 란 안내와 같이 한때는 수많은 순례객이


그들의 신성한 Five Pillars 중 하나인 메카 순례를 마치고 돌아와


길을 가득 메우고


좁은 골목 북새통을 이루던 상점 하나하나에서


들뜬 마음으로 고국의 가족들에게 전해 줄 선물을 준비 했겠지


희망으로 가득 찼던 제다 부두는


시간의 흐름 앞에서 지금은 어떻게 존재할까


Galaxy Note8   26mm 1/1.7  Balad Islamic Center, Jeddah


Galaxy Note8   26mm 1/1.7  Balad Islamic Center, Jeddah


떠날 때인가 보다 또 다시 마그레브 프레이어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사우디는 당연하게도 모르는 곳 투성이


두바이 흉내도 내고


화성의 표면 처럼 보이기도 하네


건물 빼곡히 들어선 아부다비를 지나


두바이에 도착하면 밀렸던 감성 충전 그것도 급행으로


오늘은 왠지 집에 돌아가는 길이 수월하게 느껴지네


잠깐의 휴식 그리고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