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ddah - Hasan Anani Mosque - Jeddah Middle Corniche - Red Sea Mall - Riyadh - Kingdom Tower
비행기 창에 기대어 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예전에는 참 많은 생각을 곱씹어 하며
이야기에 대해 고민 했었는데
설렘이 사라지고 익숙에 젖어들고는 오히려 내게서 아무런 의미화 작업이 없어진거야
터프한 일정 중 하루 짬을 내어 홍해 방향이겠거니 생각되는 길로 무작정 걸어 봤어
1월의 사우디는 역시나 더웠지만 걷기엔 별다른 무리가 없었지
달리는 차를 제외하곤 인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곳
지켜보는 이 아무도 없는 형식적인 조형물만
길가에 덜렁
예전에는 바다까지 가볍게 걸었던 기억이 있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구나
Galaxy S7 Hasan Anani Mosque, Red Sea Jeddah
딱 8년 전에 이곳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삼각대에 덕팔이를 올려 바닷가에 놓인 이 소박한 모스크를 어둠에 숨어 남몰래 훔쳐 찍었던 기억이 있는데
익숙에 젖어들고는 주머니 속 휴대폰으로 시큰둥하게 한두컷 눌러보곤 끝
생각을 해야지
어떤 이야기를 할까
사우디아라비아
그 안에 젯다
그리고 홍해
개인적으로 자신이 참 해외 친화적인 존재라 자부하건만
이곳은 늘 어렵다
이렇게 맑고 투명한 홍해를 보면서도 다가갈 수 없는 이질이 느껴지는 곳
누구도 어울리지 않고
담장을 높이고 각자의 영역에서만 머무른다
환대는 사치
제길 고독엔 밀크쉐이크가 약이다
10년이 넘는 호텔 생활 동안 처음으로 물에 몸을 담궈 본다 역시나 아무도 없는 풀에서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젯다 일정을 마치고 비행기에 올라
내 앞에 놓여진건 더욱더 배타적이고 더욱더 불친절한 리야드
누구도 나에게 직접적으로 행동을 보이진 않지만 도시는 늘 불쾌한 기운에 덮혀있다
잡스와 자리르 이 쿵짝이 잘맞는 두 조합에 계속된 고행길
손님을 맞이하는 사우디 점원의 표준 자세를 가르쳐 주는 듯 싶다 이미 잘알고 있거든 이눔아
그래도 일정을 서포트해준 아프카니 직원 덕에 조금은 위로 받을 수 있었던 리야드
역시 난 마이너 감성인데
왠지 이 삭막한 킹덤타워를 자주 보게 될 것만 같은 불길한 기운을
떨.쳐.버.리.기.가. 어.렵.네.
다음엔 똑딱이라도 챙겨가야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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