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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dle East/2015

[파키스탄] Naran - Babusar Pass


Balakot - Kaghan - Naran - Babusar Pass - Lulusar Lake - Lalazar meadow


밀린 숙제를 마무리 하기 위해 주말에 도서관 찾는 기분으로 카간계곡에 왔는데, 옛 기억을 더듬어 한자한자 글을 다듬어가기 보다는 그냥 지금의 기분을 적어 내려가는게 심신 건강에 좋을 것 같아 쓰던 글에 두 장의 여백을 두고 새 글을 끌쩍거려 본다. 이 곳은 파키스타니들의 핫 플레이스인 나란의 한 호텔. 조그만 원탁 테이블 위로 기름에 쩔은 몇가지 음식과 몰래 숨겨 온 위스키 한병을 올려 놓고 이제는 떠나가 버린 마이클 잭슨의 미발표 곡을 듣고 있다. 이 호텔의 최대 단점은 방에 전기 콘센트가 없다는 것인데 유일한 플러그가 화장실에 있어 그 곳에 휴대폰 충전기를 꼽고 음악을 듣는다. 반쯤 열려진 화장실 문 틈사이로 습기 먹은 음악이 울려 퍼진다. 차기 모델 설계에 반영하고 싶을 만큼 화장실은 생각보다 좋은 방사판이다. 기묘하게도 화장실 문 바로 옆에는 낭가파르밧 페리메도우 사진이 삐딱하게 걸려 있고 나는 그것을 올려다 보며 콜라와 섞은 위스키에 조금씩 알딸딸하게 취해간다. 


창 밖에는 로자를 끝내는 아잔이 울리고 슬그머니 어둠이 찾아와 있네. 파키스탄의 어느 구석진 화장실에서 제프백 형님이 미친듯이 기타를 치고 나는 오늘 따라 낯설게만 느껴지는 고독을 의아해 하고 있다. 홀로 산간에 들어온 기분에 흠뻑 취하기 위해 친구에게 어둠의 경로로 부탁해 전해 받은 소싯적 우상같은 어느 작가의 이북을 휴대폰 화면에 띄어보고는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잠에 빠져든다.


새벽 같이 출발한 차는 오사마 빈 라덴이 처형(?) 당한 것으로 유명해진 Abbottabad 를 지나


Manshera 를 넘어 Balakot 방향을 향하자 저 멀리 다시 설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Balakot


구불거렸지만 그런대로 비교적 잘 닦인 산길을


계곡을 끼고 한참을 달려


어느덧 도착한 Kaghan Valley


SIGMA DP1Merrill  19mm 1:2.8  Naran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Naran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Naran


일년 중 한 여름 몇 달을 제외하고는


눈으로 모든 도로가 끊어져 사람의 발길을 허락치 않는 곳


이 곳은 나란이다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Naran


아침 일찍 차를 살펴보고


길을 나선다


중간중간 빙하가 흘러 길이 끊긴 곳에는


어디 대관령 길인냥 당당히 한국의 대우 굴삭기가


길을 뚫어 주고


나는 알프스 언저리 오스트리아의 어느 길을 달리 듯


차창밖 풍경에 취해 카라코람과는 또 다른 새로운 파키스탄을 경험한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Babusar Pass


오늘의 하일라이트 바부사르 패스의 정상으로 향한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Babusar Pass Top(4170m)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Lulusar-Dudipatsar National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Lulusar-Dudipatsar National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Babusar pass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Babusar pass Top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Lulusar-Dudipatsar National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Babusar pass Top


SIGMA DP1Merrill  19mm 1:2.8  Babusar pass Chilas side


SIGMA DP1Merrill  19mm 1:2.8  Lulusar-Dudipatsar National Park


SIGMA DP1Merrill  19mm 1:2.8  Babusar pass Top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Babusar pass Top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Babusar pass Naran side


KPK와 Northern Area의 경계를 알리는 초라한 검문소와


추레한 정상 표지석을 지나


다시 길을 돌린다


내리막에 한껏 탄력을 받은 차는


Lulusar 호수와


빙하를 뚫


힘들게 올라 왔던 길을 순식간에 되돌아 내려간다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는


Lalazar Meadow 이다


엉망인 도로 위를 짚차는 춤을 추듯 기어 올라


나를 이 곳으로 인도했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Lalazar Meadow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Lalazar Meadow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Lalazar Meadow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Lalazar Meadow


훈자의 여운이 씻기듯 사라져 가더라


나는 여전히 혼자고 여전히 외롭게 길을 걷고 있지만


바부사르로 가는 길 내내 난 내 기억을 더듬었고 추억을 일치시키려 노력했어


그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출처를 알 수 없는 청량한 기분이 나를 조금씩 치유해 주더라



노래 한 곡을 따고 싶은데 이어폰에서 흘러 나오는 레퍼토리가 어느 하나를 고르 수 없게 만드네. Nell의 Dear Genovese, 이소라의 쓸쓸, 장필순의 사랑해봐도 에 이어 임재범의 사진속에 담긴 추억까지. 휴대폰 메모리카드 셔플이라고는 믿을 수 없게 한곡 한곡 완벽히 나를 초토화 시키네.(글을 이 곳으로 옮기는 지금 다시 Dear Genvoese를 플레이어에 걸었다) 너무나 좋다.


새벽에 눈을 떴어. 자정을 넘어서까지 금식을 끝내고 떠들어 대는 파키스타니들에 짜증이 밀려왔지만, 술 기운 탓인지 이내 잠에 빠져 들었지.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난 비스킷 한 조각 입에 물고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에 머리를 담가 보고는 쿨하게 샴푸를 포기해.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차에 올라 타고는 오늘의 목적지 바부사르 패스로 흘러 들어갔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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