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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Local Tour - 제주 ('11.06.04. - 06.07)




협재해수욕장 - 이중섭거리 - 새섬공원 - 중문관광단지 - 섭지코지 - 성산일출봉 - 백록담(1950m) - 사라오름



오늘도 속도에 몸을 얹는다
점잖게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지만
맹수의 허기를 가슴에 지니고 있다


얼마를 더 달려야 하는지의
부질없는 셈을 던져버리고
흔들리는 차창에 머리를 기댄채
초록색으로 뒤덮힌 창밖을 내다본다


산은 언제부터 이리 좋은 색을 지녔던가
작년의 그것보다 더한듯 싶은것은
겨울의 앙상한 모습이 아직 남아서 일까
아니면 지내온 과거의 기억을 잊어서일까



20여년이 훌쩍 넘겨 다시 찾은 김포공항은 기억과 함께 깨끗히 새단장 되어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제주의 시가는 아담했고


해안을 따라 이어진 길은 정갈했으며


짙은 용암석 테두리에


투명한 바탕을 지니고 있었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가 이곳에 있다


기억의 바다를 두발로 거닐며 한줌의 기억을 또 다시 생성하는 이들과


어촌의 소경


낯선 야생화에


배경을 헤아릴 수 없는 이국적 정취까지


완벽히 상업화된 도시며


인위적 미가 덧칠 된


 조잡하기도 하고


때론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는


즐거움을 찾으려 마음을 정돈하는 재미


제주엔 바다와 고기잡이 배


바다와 돌섬


바다와 그 둘레길


그리고 그곳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이 공존한다


잘 가꾸어진 단지도


세련된 커플도


럭셔리한 디너파티도


기억의 바구니에 담겨 지는 해와 함께 바다로 떠난다


무엇을 찾기 위해 이리도 길을 잇는가


확인의 의무에서 벗어나면


밀려온 해무에 기억의 순간은 자취를 감출지언정


새로운 세상이 나를 맞이할 것인데


나의 길


너의 평화


굽이진 해안선과


섬을 삼킬듯한 지독한 해무는


가늠할 수 없는 우리네 인생


'城'산이 ''산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산을 오른다


좁지만 이어진 길을 따라


묵묵히 지켜봐주는 숲과 이야기 하며


그 너머의 희망을 품으며


한걸음


또 한걸음

멀리 보지 못하면


가까이 있는것을 찾고


끝나지 않는다는 믿음과


채울 수 없는 공허를 인정하며


길을 걷는다






참 많은 곳을 달렸다
그리고 변했다
닳고 무뎌져
아주 괴기한 모습으로


나의 길이
풍요를 앗아가는 것은 아닐까
뒤틀린채
멎어버리는건 아닐까
그러나 멈출 수 없다


더 이상 엔진소음 뒤로
숨을 수도 감출 수도 없다
그리고 멈출 수도 없다
풍경은 흐른다
기억도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