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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Local Tour - 계방산 ('12.01.07.)



보광휘닉스파크 - 운두령 - 1492봉(주목군락) - 계방산(1,577m) - 주목삼거리


모든이가 잠든 고요한 밤에 소리도 없이 내리는 눈처럼
삶의 도처에 순간의 생각이 흩날리다
포기와 투항을 권장하는 꺼지지 않는 사무실 형광등을 볼때도
묵직한 고개를 뒤로 젖히며 핸들 잡은 손아귀에 힘을 줄때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희망의 노랫말 한 소절
저녁시간 오래된 주택가의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
쌓이지 못하고 날려버리는 싸락눈처럼
내 감정은 한줄도 채 이어지지 못하고 생성과 동시에 사라져 버린다



그토록 찾으려해도 찾을 수 없던 길이 이곳에 선명히 남아 있다



모두의 발길을 벗어난 삶은 거칠어 보이기만 하고



곧게 뻗은 길은 옳다며 내게 오라 손짓 한다



가슴에 깊숙이 남아 아물지 않은채 이제는 통증으로 아려오네



이렇게 몸이 시린것은 설산을 스치는 바람 때문만이 아닌가보다



하나의 봉우리에 올라 고개를 돌리자



푸른 하늘 아래로 저 멀리 설악의 대청과 오대산의 비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파를 벗어난 곳에 햇살을 받으며 털썩하니 앉아 자리를 잡고



잠깐의 여유를 즐겨본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계속 이어지고



표준화 된 인생살이 마냥 모두들 그 길을 따라 순차적으로 걸어 갈테니



환희로 가득 찬 정상



나는 한발짝 옆으로 비켜나 돌아 온 길을 되돌아 본다



가지 않은 길



넘지 않은 고개



고고한 소나무에 속삭이듯 약속하며



길어지는 햇살을 향해 다시 발길을 돌린다



인적이 사라진 길에 남겨진 자취만을 따라



다들 떠나버린 출발선으로 홀로 돌아왔다



지는 해를 넘어 길은 계속되니




몇번이나 이 길을 달려 갔을까
앞이 캄캄하여 아무것도 볼 수 없을지라도
나는 길을 잃지 않는다
언제나 그리움을 좇고 있기에


반대의 분기 방향을 택한 오늘
계기판에 나타난 바깥의 기온이 영하 14도
하지만 이 길은 설렘으로 가득하기에
매섭지 않다


어느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인생을 뒤바꾼
앳된 외모의 소녀같은 가수가
희망을 안은채 날것이라 목청 높여 소리친다
그 단어만으로도 귀하다


그것은 어찌 욕심과 구별될 수 있을까
조건을 충족시킨 자만이 갖을 수 있는
사치품일까
아니면 잃는 순간 존재를 지우는
숨결과도 같은 것일까


이제 누구도 꿈을 꾸라 말하지 않는다
행복의 크기 삶의 노선 자신에게 남은 가능성의 양
꾸기에 꿈
내 손에 없기에 꿈이지만
그것도 안되는 것인가 보다
가난하다 삶이


신나게 흥얼되어 보자
무엇이 그리 부끄러운가
길은 계속된다


나의 꿈들이 이루어질 수 있어 천천히 한발씩 가면 돼
앞이 캄캄해서 지금 볼 수 없어도 포기 하지 않아 꿈을 위해서

파도가 높고 폭풍 몰아쳐도 배가 흔들려도
구름 위에 태양은 다시 뜬다

다시 난 날 거야 힘찬 날개를 펴고 희망을 안은 채 날 거야
내 어깨를 펴고 두 팔을 벌리면 더 높이 날 수 있으니까 

다시 난 날 거야
다시 난 날 거야

- 김보경 '날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