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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Local Tour - 민주지산 ('12.01.29.)


물한계곡 - 각호골 - 민주지산(1,242m) - 석기봉(1,200m) - 삼도봉 


오늘도 산으로 들어간다



아무도 들이지 않은 채 이제 막 일어나려 하는 고요한 산



한참을 걷다 고개를 돌려 보니 지나온 길엔 자신의 발자국 뿐



걸음을 멈추고 정적을 향해 경배한다



주능선은 저만치 뒤로 물러나 있고



방향의 흔적을 지우며 쌓인 눈은 깊어만 간다



스패츠를 무색하게 만드는 눈밭에서



중심을 잡으려 뒤뚱거리며 걸음을 이어 나간다



함께한 친구 사진도 찍어주고



인적이 없는 길을 오른지 두 시간만에 드디어 주능선에 다다르니



저 멀리 가야할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민주지산 정상 바로 아래 무인 대피소에 들러



점심식사로 북적대는 인파들 틈에 자리를 잡고



반나절만에 온기를 느껴본다



기온이 오르며 상고대는 사라져가지만



멋진 자태의 나무들이 곳곳에서 산을 꾸미고 있다



구부러진듯 하늘을 향하고



답을 주지 않는 상대를 허망하게 바라보고 있는것 같기도 하다



민주지산 정상을 넘어 능선길을 다시 오르니



동틀 녘 부터 걸어온 길이 아득하기만 하다



인적이 줄며 더욱 단출해 보이는 석기봉은



모진 시련을 견뎌낸 어머니의 모습이다



전라도와 경상도 충청도가 만나는 삼도봉을 마지막으로



밀려오는 어둠과 함께 꽉 채운 하루를 정리하며 일상으로 회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