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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dle East/2024

[사우디] Riyadh (5.27.-6.14.) - Edge of the World

차창 밖의 온도는 47도. 에어컨을 최고조로 끌어 올렸지만 태양의 뜨거운 기운이 그대로 피부로 전해진다. 이제 리야드를 벗어난 지 30분, 창밖의 풍경은 완연히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거의 충동적으로 당일 차량을 수급하여 세상의 끝(Edge of the World) 으로 불리는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내 뒤로는 미국인 두명과 두바이에서 왔다는 독일인 한명, 3열의 국적 모를 두 친구(아마도 미국인)와 함께 차에 올랐다.

 

오랜만에 사우디를 방문한터라, 이번에는 최근 개방의 분위기 아래 현대화 된 사우디의 모습(Part1.Modernized Saudi, Part2.BLVD City) 중심으로 시선을 맞추고, 다음에 다시 기회가 생기면 정통 사우디에 가까운 모습을 찾아봐야지 하고 방문 테마를 잡았건만, 급작스럽게 체류가 연장되며 예정에 없던 오늘의 투어를 꾸릴 수 있게 되었다.

 

습관처럼 오래된 론리플래닛을 캐리어 속에 넣어 왔지만 역시나 만성피로와 떨어지는 가독성에 찬찬히 읽어나가질 못하고 고민하던 차, 소셜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이곳을 검색하여 몇 개의 에이전시를 찾아 와츠앱을 보내 보았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당일 늦은 아침 먹다가 떠올린 '세상의 끝' 이라는 사막 한가운데 장소를 이렇게 손쉽게 향한다. 현지화도, 가이드북도, 아무런 고민도 없이 가방에 생수통 3개만 챙겨 넣고선.  - '24.6.7. 1530 리야드를 떠나며

 

 

 

갑작스레 생겨난 주말 여유

 

 

 

 

침대에 누워 와츠앱 메세지 몇통으로

 

 

 

 

30분만에 투어를 쿠킹하고 리야드를 떠난다

 

 

 

 

4x4 앞좌석에 앉아 여유롭게 아이스크림을 빨고

 

 

 

 

창문을 투과하는 뜨거운 햇살과

 

 

 

 

뿜어대는 에어컨과의 힘겨운 다툼을 바라보고 있다

 

 

 

 

길게 뻗은 도로를 달려나간다

 

 

 

 

주유소이자 화장실이자 도로위의 작은 모스크

 

 

 

 

주인 모를 굳게 잠겨진 문

 

 

 

 

강렬한 햇살에 더 이상 저항할 색을 잃은

 

 

 

 

모든 것을 투항한

 

 

 

 

폐허가 된 옛 터전

 

 

 

 

더 이상 낯설지 않은 것들이

 

 

 

 

길가에 놓여 있다

 

 

 

 

Galaxy S22Ultra, way to Edge of the Wold, Saudi Arabia

 

 

 

 

Ricoh GR3, way to Edge of the Wold, Saudi Arabia

 

 

 

 

 

Galaxy S22Ultra, way to Edge of the Wold, Saudi Arabia

 

 

 

 

 

Galaxy S22Ultra, way to Edge of the Wold, Saudi Arabia

 

 

 

 

누군가의 바큇자국을 따라 비포장도로를 한참을 달리자

 

 

 

 

황량한 사막에서

 

 

 

 

신기루처럼 낙타 무리를 만났다

 

 

 

 

이 뜨거운 태양 아래 저들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불어오는 모랫바람과 덜컹이는 차량

 

 

 

 

기억 속 야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살아 있음을 알린다

 

 

 

 

사막에 동굴이 있다는 기사의 이야기에

 

 

 

 

잠시 차를 세워

 

 

 

 

대지의 열기를 식혀본다

 

 

 

 

에어컨 고장으로 뜨거운 모랫바람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지만

 

 

 

 

이정표 없던 거친 길 안전히 인도해 준 기사님께 고마울 따름이다

 

 

 

 

이제 부터는 차에서 내려 걷기 시작한다

 

 

 

 

광할한 주변의 풍경에

 

 

 

 

고개를 돌릴때 마다 감탄이 터져 나왔다

 

 

 

 

Galaxy S22Ultra, Edge of the Wold, Saudi Arabia

 

 

 

 

Galaxy S22Ultra, Edge of the Wold, Saudi Arabia

 

 

 

 

거대한 자연 앞에 다시 섰다

 

 

 

 

무리의 발길을 따라

 

 

 

 

살기 가득한 햇살 아래

 

 

 

 

걸음을 이어가다 보니

 

 

 

 

저 멀리 지형의 변화가 눈에 들어오며

 

 

 

 

거대한 지각 침강 지역이 나타난다

 

 

 

 

단층이 끊어져

 

 

 

 

마치 세상을 두개로 나누듯

 

 

 

 

왜 사람들이 이 곳을

 

 

 

 

세상의 끝(Edge of the World) 라 일컸는지

 

 

 

 

한눈에 깨닫게 되는 장소가 눈 앞에 펼쳐진다

 

 

 

 

Galaxy S22Ultra,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Galaxy S22Ultra,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Galaxy S22Ultra,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Galaxy S22Ultra,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Galaxy S22Ultra,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Galaxy S22Ultra,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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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axy S22Ultra,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Galaxy S22Ultra,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모두들 각자의 자리를 잡고



 

 

후끈한 열기 머금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을 기억 속에 담는다

 

 

 

 

굳었던 심장을 뛰게 만드는 곳이다

 

 

 

 

이제 곧 해는 저물고

 

 

 

 

이 열기와 함께 모든 것이 사라지겠지만

 

 

 

 

마지막 그 순간까지

 

 

 

 

누구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대자연이 만들어내는 경이로움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게 된다

 

 

 

 

Ricoh GR3,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Ricoh GR3,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Ricoh GR3,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Ricoh GR3, Edge of the World, Saudi Arabia

 

 

 

 

세상의 아름다움은 하루와 함께 매일 반복되고

 

 

 

 

의지를 갖고 조금만 발길을 옮기면



 

 

바로 우리 옆에 그것이 존재함을 깨닫게 되지



 

 

광야 넘어로 해가 진다

 

 

 

 

존재를 감사하게 되는 아름다운 하루다

 

 

 

 

세상의 끝에서

 

 

 

 

짙은 어둠이 이 사막을 뒤덮치기 전

 

 

 

 

발길을 돌려

 

 



세상의 끝과 작별하네

 

 

 

 

사람의 영역 경계 안쪽의 세상

 

 

 

 

양탄자를 깔고 바닥에 앉아

 

 

 

 

단촐한 식사와 함께 사막의 밤을 기다린다

 

 

 

 

마그레브 기도를 올리는 친구와

 

 

 

 

바닥에 드러누워 어둠이 깔려오는 하늘을 지켜보는 친구들

 

 

 

 

머리 위로 북두칠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잊을 수 없는 사막의 밤

 

 

 

 

이정표도 가로등도 없이 칠흑 같이 어둡던 사막 길을 노련한 운전솜씨로 헤쳐 나와

 

 

 

 

완벽한 인간의 영역으로 돌아온 우리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리야드를 향해 차를 달린다

 

 

 

 

비록 논 알코올 맥주지만 갈증으로 시달린 하루 달래며

 

 

 

 

가슴 뛴 하루를 마감한다

 

 

 

- Part4.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