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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dle East/2015

[파키스탄] Islamabad



Lahore - Islamabad Motorway - Margalla Hill - Monal Restaurant - Daman-e-Koh Park - Saidpur - Lok Virsa - Rawal Lake - Faisal Mosque - Shakar Parian Park



Separation Anxiety. 나를 이 세상에서 집어 내어 어디론가 던져 버리는 주술 같은 앨범. 멈칫 고민 끝에 마우스를 눌러 이어폰으로 흘려 낸다. 그리곤 나는 이 음악을 들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 다시 익숙한 거리를 배회한다.


거대한 무기력에 짓눌려 많은 것들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늘 이럴 때면 내 안의 깊은 곳에서 관성처럼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스스로에게 소리치지만,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헤어진 고무줄 한쪽을 능숙하게 가위로 잘라내고 꼼꼼히 매듭을 다시 짓고는 토치 약불로 살짝 그을려 삶의 텐션을 완벽히 재정비하는 일은 현실 세계에선 일어나지 않는다. 늘 너무 많은 생각이 문제였지만 이번에는 그 반대의 문제가 찾아와 버렸다.


내가 스쳐 지나간 수많은 장소가 발가벗겨진 채로 내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의 하루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너무나 빠르게 흘러만 가고 눈을 뜨면 창 밖으로 밝아 오는 하늘과 여전히 켜져 있는 천장의 등, 땀에 젖은 몸뚱이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무기력이 새로운 하루를 바로 정확히 어제의 이 시간과 같은 곳으로 돌려 놓는다.  ’15.4.30. 이른 아침



통상 라호르는 스쳐가는 도시이지만 나는 40일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그 곳을 벗어나 이슬마마바드로 향한다


잘 닦여진 도로 정말 오랜만에 눈 앞에 보이는 횡으로 뻗은 산맥


곧은 길을 달려 잠시 휴게소 이문화 체험도 해보고 굽이진 산 맥 하나 넘으니


어느덧 이슬라마바드로 접어들었다


이 고층 빌딩을 보라지 역시 이 곳은 수도란 말인가


꼬불꼬불한 마르갈라 산길을 평생을 평지에서만 살아 온 기사가 어렵사리 올라


모날 레스토랑에서 이슬라마바드의 전경을 한 눈에 내려본다


한 켠에서는 전통 음악이 흐르고


도시는 현실감을 상실한채 낮게 엎드려 있다


종일 전역을 달구던 태양이 마르갈라 힐을 힘겹게 넘어가면


도시는 붉게 물들고


더위를 피해 올라 온 이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고 앉아


세상이 어둠에 잠기기를 기다린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Muhammad Mansha Yaad Road


다마네코 공원 전망대에서 Faishal Mosque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공기가 엷어지고 시간의 속도가 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지켜보는 이 없이 홀로 연주하는 어르신의 음악까지 어울려


여기가 어디인가요 얼마만큼 더 가야 하나요


하루가 지나고 다시 강한 햇살이 포기를 강요하며 도시를 짓누르기 시작한다


특별한 욕구 없이 거리로 나와


라왈댐 호수공원에서 우포 사진 한 컷


두물머리 둘러 보듯 익숙해 보이지만


이 곳은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야생을 잃은 새장 속 새들과 같이


사육되는 것을 즐기고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만을 추구해


1986년 완공 이래 이슬라마바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페이샬 모스크는


터키 건축가 Vedat Dalokay에 의해


과거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 살았던 배두인들의 텐트 형상으로


30만명의 신자를 수용할 수 있는 파키스탄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의 이슬람 사원으로 설계되었지만


이슬람 세계의 경쟁적인 규모의 싸움 속에서 단 7년이란 짧은 세월 동안만 최고의 자리에 머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곳은 여전히 파키스탄 무슬림들의 자랑이자


다른 형태의 신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신발을 벗어 보관소에 맡기고 계단을 올라보면


페이샬 모스크가 그 압도적인 위용을 드러낸다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Faisal Mosque


강렬한 햇살 아래 거대한 가마와도 같이 뜨겁게 바닥이 달궈져 디디고 있는 발바닥이 얼얼하다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는 이 아린 상처


신의 품으로 들어가야지만 나을 수 있는 것인가


자투리 시간을 내어 찾아간 샤카르빠리안은 그 이름처럼 나를 위한 달콤한 휴식처가 되지는 못했다


네 개의 꽃잎으로 각 지역의 화목을 기원한다고 하거늘 정녕 그런 세상을 꿈꾸는지


오늘도 이방인의 길은 아직 멀기만 하구나




..라왈핀디-탁실라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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