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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Naran - Babusar Pass Balakot - Kaghan - Naran - Babusar Pass - Lulusar Lake - Lalazar meadow 밀린 숙제를 마무리 하기 위해 주말에 도서관 찾는 기분으로 카간계곡에 왔는데, 옛 기억을 더듬어 한자한자 글을 다듬어가기 보다는 그냥 지금의 기분을 적어 내려가는게 심신 건강에 좋을 것 같아 쓰던 글에 두 장의 여백을 두고 새 글을 끌쩍거려 본다. 이 곳은 파키스타니들의 핫 플레이스인 나란의 한 호텔. 조그만 원탁 테이블 위로 기름에 쩔은 몇가지 음식과 몰래 숨겨 온 위스키 한병을 올려 놓고 이제는 떠나가 버린 마이클 잭슨의 미발표 곡을 듣고 있다. 이 호텔의 최대 단점은 방에 전기 콘센트가 없다는 것인데 유일한 플러그가 화장실에 있어 그 곳에 휴대폰 충전기를 꼽고 음악을 듣는..
[파키스탄] Peshawar Islamia College - Saddar Bazar - Namak Mandi - Peshawar Museum 페샤와르라는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어 당연히 부정의 의미였지 SIGMA DP1Merrill 19mm 1:2.8 Islamia College 얼마전 탈레반이 학교를 점령하고 몇 백명의 어린 학생을 처형 했다는 등 많은 펀자비들이 지레 겁을 먹고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넌 거기 절대 가면 안된다고 하는 등 NWFP, 즉 KPK(Khyber Pakhtunkhwa)의 주도이지만 파키스탄 주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그 곳 사실 틀린 말도 아니지만 늘 곁눈질이라도 직접 확인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이렇게 페샤와르에 와있네 여기가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인지 영국의 캠브리지인지 구별이 안되고 예상을 완벽하..
[파키스탄] Khunjarab - Passu Glacier - Borith Lake Khunjarab - Sost - Pasu Glacier - Borith Lake - Hunza - Lahore 눈을 뜨니 버스는 온몸을 떨며 힘겹게 비포장 길을 달리고 있었어. 더 이상 설산은 보이지 않았고 세계의 끝에서 처절하게 싸웠던 잔해들만이 듬성듬성 놓여 있었지. 짙은 잿빛의 강은 빠른 속도로 흘러 내려 갔고 버스는 그를 좇아 아래로 아래로만 따라가네. 기억속에 남아 있는 지형들이 아득하게만 느껴져. 불과 보름전의 기억이건만, 책장 맨 아래에 꼽힌 오래된 노트처럼 선뜻 꺼내어 볼 엄두가 나질 않네. 나는 그저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따라 행복했던 시간 뒤로 하고 속절없이 세상으로 돌아가네. - 훈자를 떠나며 나트코 버스 안에서.. 카라코람 하이웨이의 마지막 길이다 파수에서 부슬비 내리던 소스트를 지..
[파키스탄] Passu Atta Abad Lake - Gulmit - Passu - Sarai Silk Hotel 파수. 이름에서 부터 전해지는 그 강한 억압. 라호르부터 이슬라마바드를 지나 카라코람 하이웨이에 올라 해발 4,693m 쿤자랍 정상의 중국 국경에 이르기까지, 어린시절 부터 꿈꿔왔던 1,200Km의 긴 여정 속에서 내게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는 길. 훈자를 떠나 짙은 옥빛의 Atta Abad Lake를 건너 인디아나 존스에 나온다는 서스펜션 브릿지에서 놀란 가슴 달래보고 악마의 산 투포단을 향해, 내 그리운 이들을 향해 절도 해보았지. 설산에 안긴 채 사라이 실크 앞 길을 해가 저물때까지 무작정 걸으며 카라코람 하이웨이에 서있다는 생각에 설레여 했고, 어머니 생각에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 생각에 사무친 ..
[파키스탄] Rakaposhi Mt. - Eagle's Nest Rakaposhi Base camp - Eagles Nest - Baltit Fort 훈자에 들어 온 이후, 다들 그러하듯이 특별한 목적 없는 나날을 보냈어. 무리의 한명으로, 먼 땅에서 찾아 온 이방인으로, 편리하게 때에 따라 처지를 바꿔가며 여기저기 휩쓸려 걸었고, 이것저것 훈자의 풍요를 주워 먹다 탈이 나기도 했다. 생리통 약이 남자인 날 살리는 신비를 경험하기도 하면서. 골든 타임에 한 셔터 누르겠다고 엉덩이 반쪽만한 낚시 의자에 앉아 고개를 쳐들고 저물어 가는 태양을 살피지도, 고어텍스 자켓으로 중무장해 달밤에 산이건 어느집 지붕이건 기어 올라가 삼각대를 세우지도 않았다. 무거운 카메라 가방은 배낭에 넣은 채 세이프 팩으로 칭칭 감아 호텔 한 구석에 던져 놓고 반바지 차림에 구겨 신은 샌들을 끌..
[파키스탄] Hunza Raikot Bridge - Gilgit - Karimabad - Ali Abad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훈자라는 이름은 꽤 오래전에 내게 다가왔어. 여행 좀 다닌다라고 치기 어리게 말하고 싶었던 어린 날의 언제였겠지. 책이건 통신 매체건 어느 곳을 통해 흘러 들어온 그 지명은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에 자리를 잡았고 더욱 화려한 녀석들의 뒤에 웅크리고 앉아 묵묵히 때를 기다리고 있다가, 수년이 지난 지금 결국 이렇게 나를 이 곳으로 이끌게 만들었네. 그래. 내가 이 땅에 있는 이유 중 훈자라는 단어를 부정할 수는 없을거야. 훈자, 낭가파르밧, 카라코람 그리고..가 아닌 그래서 파키스탄. 이것이 진실이지. 모두들 훈자를 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고 불러. 겉에서 보면 라카포시와 울타르로 둘러싸이고 도..
[파키스탄] Nanga Parbat Mt.(Fairy Meadow) Lahore - Rawalpindi - Abbottabad - Mansehra - Besham - Dasu - Chilas - Raikot Bridge - Broad View Hotel - Beyal Camp 어디서 부터 이야기를 꺼내어야 할까. 지리하게 이어지던 내 생활에 거대한 폭풍이 휘몰아 쳤어. 눈이 먼 장님으로 몇날 며칠 셈 할 수 없는 나날을 속절없이 흘려 보내었지. 다시 정적이 찾아와 뒤를 돌아보니 난 익숙한 방에 여느때와 같이 고독하게 앉아 있고 내 기억의 좁은 길, 커다란 바위가 굴러 떨어져 모든 것이 단절 되어 있네. 마음이 아파. 너무나 아름다워 눈이 멀었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렇겠지. 내 가슴 속 떨림, 그것의 사십오억분의 일도 따라가지 못하겠지만 이렇게 다시 글을 쓰며 내 카라코람..
[파키스탄] Murree Islamabad - Murree - Mall Road - Al Maaz Hotel - Pindi Point - Bazzar - Kheshmir Point 사소한 일들이 있었지만 그런 시간쯤 가볍게 훌쩍 뛰어 넘어 이 곳으로 왔네 손바닥 만한 작은 마을 골목 골목 자리잡은 식당 모두들 손을 놀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삶을 일정한 속도로 유지하며 이어나간다 무엇이 그렇게도 필요하단 말인가 허니 듬뿍 머금은 치킨윙 몇 조각에 고추를 곁들여 맥주 한 캔이면 인생은 행복해진다 이 곳은 Murree 창 밖을 둘러보고 어디든 길을 걷다 고개를 돌리면 발 아래로 끝없이 산간 마을이 펼쳐지는 곳 SIGMA DP1Merrill 19mm 1:2.8 Murree 언제나 시끌 벅쩍한 Mall Road를 따라 걸어 길의 끝자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