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호르 - 두바이 - 서울 - 가평 - 곤지암 - 명동 - 두바이 - 라호르
sometimes when I get high, I really miss you. you always played the silly word games with me
stay where you are. don’t fall back down I need you to shine like there’s still some hope in your world
but baby, don’t remember the time when we loved - I am not your ocean anymore by Yerin Baek
어디까지 이야기를 했더라
단조로운 삶속에 미처 인지하지 못하던 사이 계절은 부지런히도 돌아
어느새 진했던 색 흐릿해지며
푸르름 잃어 땅에 떨어지네
햇살의 파장이 길어져서 인지
진하게 하늘을 붉혀 나간다
겨울 모습을 드러낸 스모그 가득한 라호르의 하늘을 한층 더
고독한 방안에선 공기청정기도 하늘색을 흉내내며 울부짖네
안개가 조금 걷히나 싶더니 하늘엔 온종일 거대한 연기가 피어오르네
밤새 어둠을 깎아내며 연기를 뿜어 낸다
달까지 가려 버릴듯
날이 밝자 드러난 화마가 지나간 일터
아차하면 이미 끝은 다가와 있다
Galaxy Fold2 Hafeez Center, Lahore
Galaxy Fold2 Hafeez Center, Lahore
Galaxy Fold2 Hafeez Center, Lahore
Galaxy Fold2 Hafeez Center, Lah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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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발딛을 틈없이 인산인해이던 라호르 대표 전자상가는
하룻밤의 꿈과 함께 도시 한켠에서 흉가처럼 버려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가네
모처럼 여유있는 주말
머리를 자르고 집에 들어오니
무언가 심상찮은 일이 벌어질것 같네
어익쿠 이태원 프리덤 느낌인데 클럽보단 공사판이 어울림직한
정확히 누구의 생파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바탕 신나게 파티가 펼쳐지고 있네
내 여권상의 마지막 스탬프가 Feb
길었던 Lock-Down을 넘어 다시 두바이로 나오네
파키스탄에 발을 들인지 5년째이지만 판데믹으로 9개월이란 역대 최장기간의 반강제적 체류을 경험한터라
기네스 한잔 마시며 누적된 피로를 풀어본다
두바이 공항이 이렇게 텅 빌수도 있구나
더이상 전염병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코로나 청정국 파키스탄을 벗어나니
까다로운 것들이
따라가야 할 것이 참 많다
업무를 위한 간단한 워크스테이션을 꾸미고
한국에 올때마다 바뀌는 새로운 집에 적응하며
창밖의 겨울 냄새를 맡는다
몇달을 Lock-Down으로 한발짝도 밖에 못나간 내게 한국의 2주 격리란 애교일뿐
적적함 달래려 새로운 친구도 하나 마련하고
밀렸던 친구와도 급하게 조우하네
드디어 집에 돌아 왔다
당연한 것들이 많이도 그리웠네
한번도 잃어보지 않았기에 소중함을 몰랐던 것들
아름답다 표현치 않았던 언제나 일상으로 곁에 있었던 것들
퀵하게 마시고 숙취 해소제로 편의점 앞에서 마무리하는 새로운 문화
좋은 사람들 그리고 한동안 잊었던 일상으로 이렇게 돌아 왔구나
이럴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모든 악재가 연속적으로 밀어닥친 2020년
이국에서 홀로 극도의 긴장감 속에 견딜수 없이 힘든 시간이였는데
그렇게도 그리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잠시나마 살을 부비며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같이 하지 못해 서로가 힘든 시간
오늘의 기억을 간직하고 다시 일년을 버텨야지
메리 크리스마스
Ricoh GR3 18.3mm 가평 용소폭포
이제는 다시 출국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
코로나 검사를 위해 급하게 명동의 한 병원을 찾았다
검사를 마치고 이른 아침 목적없이 명동거리를 걸어 본다
Ricoh GR3 18.3mm 명동성당
Ricoh GR3 18.3mm 명동
Ricoh GR3 18.3mm 명동
Ricoh GR3 18.3mm 명동
Ricoh GR3 18.3mm 명동
Ricoh GR3 18.3mm 명동
크리스마스를 앞둔 명동이라기엔 너무나도 썰렁한
한겨울 명동 거리를 정처없이 걸어본다 반강제적 구속에 대한 자기보상으로
Galaxy Fold2 나의 사랑 명동교자
이상하게도 나이가 먹고 경험이 늘어갈 수록 이별이 힘들어진다
아무도 없는 공항
나는 왜 홀로 떠나야 할까
모든게 닫아버린 텅빈 공항에서 가까스로 마지막 한식 식사를 하고
다시 눈을 뜨자 이국의 땅에서 노트북 앞에 앉아 무엇엔가 쫓기고 있다
돌아온 라호르
변함없이 썰렁한 집과
스모그 가득한 을씨년스러운 도시
급하게 결정된 짧은 휴가였지만
긴 여운으로 가슴속에 남아 있네
Adieu 2020 그리고 Welcome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