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nday - Skardu - Shangrila Resort - Kharphocho Fort - Deosai National Park - Shausar Lake - Raikot Bridge
마셔브롬을 뒤로하고
홀로 차에 올랐다
열흘 전 빗속을 뚫고 이 길을 달려 왔는데
그날 이후 일주일 넘게 도로가 끊겼다가 바로 어제 다시 개통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복구가 안 된 구간이 있어 아슬아슬한 길로 이리저리 우회하여 다시 스카르두에 돌아왔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Shanglia Resort
SIGMA DP1Merrill 19mm 1:2.8 Skardu
데오사이로 떠나기 앞서 일찌감치 집을 나와 카르포쵸 성에 올랐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Kharphocho Fort
굽이 흐르는 인더스 강 위로 아침 해가 떠오르고
벌거숭이 산위에 지어진 기원을 알지 못하는 고성
이 거대한 강을 바라보며 수백년의 세월을 거칠게도 보냈으리라
픽업 트럭에 배낭을 던져 올리고 Sadpara Lake를 지나
Deosai National Park을 향해 힘차게 달려 보지만
역시나 그 바램은 오래가지 못한다
우르두로 거인의 땅이란 의미의 해발 4000미터에 끝없이 펼쳐진 고원
데오사이 국립공원
SIGMA DP1Merrill 19mm 1:2.8 Deosai National Park
SIGMA DP1Merrill 19mm 1:2.8 Deosai National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Deosai National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Deosai National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Deosai National Park
이곳 토착민인 발티들에게는 여름의 땅으로 불리운다
일년 중 한 여름 몇 달을 제외하곤 눈으로 덮여 닿을 수 없는 곳이기에
하지만 여름이 찾아 오면
어김없이 도처에 꽃이 만발하고
더 없이 풍요로운 땅이 되는 곳이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Deosai National Park
SIGMA DP1Merrill 19mm 1:2.8 Deosai National Park
SIGMA DP1Merrill 19mm 1:2.8 Deosai National Park
SIGMA DP1Merrill 19mm 1:2.8 Deosai National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Shaurar Lake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Shaurar Lake & Mt. Nanga Parbat
곰이 출몰하던 호숫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이 밝자 낭가파르밧을 향해
그리고 이 여행의 종착점을 향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유년의 시간을 흘려 보내듯
풍경을 창 밖으로 밀어 내며 길에 오른다
안녕 스카르두 안녕 고장난 많은 것들
영혼이 빠져 나가버린 것 같았어. 어느틈엔가 누군가 다가와 목 뒤에서 커다란 바늘을 기술적으로 척추에 꼽아 넣고, 내 인생의 목적과 간절함이 응축된 진액 따위를 모조리 뽑아 사라져 버린 것 같았지. 가슴에 튜브를 꼽힌 채 쇠창살에 갇힌 반달곰의 인생처럼 나는 공허함 조차 느끼지 못했고, 한참의 시간을 흘려 보내고서야 무엇인가 내 걸음의 이상을, 내 안의 결여를 조금씩 깨달게 되었지.
별로 대수롭지 않은 핑계들을 내 앞에 차곡차곡 쌓으며, 왜 내가 이것을 하고 있지 않은지의 당위를 만들고 있어. 생존이란 단어는 더 이상 나를 절박하게 만들지 못해. 난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기 위해 이 곳으로 흘러들어 왔지만, 그냥 그 바닥에 누워, 차츰 말라가는 사막의 우물 처럼 좁은 하늘을 올려다 보며 구원의 빗줄기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렸어.
카라코람과 나란 가간 밸리, 그리고 발티스탄 여행, 올 여름 떠난 이 세 차례의 여정이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나를 시험했고 많은 기억을 만들어 내 가슴속에 담겨 돌아왔어. 어쩌면 아직 그것이 얼마나 값지고 나를 다시 깨어나게 만들었는지 깨닫지 못하는 지도 몰라. 하지만 이 가슴, 식지 않게 보듬고 있으면 언젠가 우연히 발견한 옛 소설 속 젊은 날의 사진처럼 나를 미소짓게 만들겠지.
이제 한동안 이 처럼 긴 여행은 못하겠지.
돌아 가야지. 나를 기다리는 집으로.
언젠가 모두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어.
내가 걸었던 그 길이 얼마나 험했는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그리고
그 길 속에서 얼마나 너를 그리워 했는지.
<..발티스탄 여행기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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