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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Local Tour - 칠갑산 ('14.6.6. - 6.7)

 


 

동탄 이마트 - 칠갑 광장 휴게소 - 칠갑산 천문대 - 자비정 - 정상 - 칠갑 광장 - 천장호출렁다리




모처럼 녀석들이 모여



느즈막하게 길을 나선다



천문대를 찾은 몇몇 가족 일행 뿐 산객은 보이지 않고



어둠이 찾아 온 칠갑산으로 발길을 내민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위로 밤하늘에  별이 총총



스산한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는 가스 렌턴 하나



배낭에 챙겨 온 먹거리를 여기저기 풀어 놓고



이것도 뜯고



저것도 끓이고



허기야 물럿거라



우리들만의 심야 만찬이 시작된다



코 끝으로 부터 진하게 전해 오는 뜨거운 정종의 향취



소소한 이야기에 밤 그리고 고단이 타들어 간다



새벽이 깊어 가며 하늘의 달마저 저물고



밤하늘의 별은 빛을 더한다



북두칠성 천장과 함께



길었던 밤 짧은 수면



하루를 빌려 보낸 칠갑산의 정상에도



여명이 붉게 물들며 동이 터오른다



아주 잠시나마 하늘을 적시고



일렁이며 만물을 깨운다



짙은 어둠이 가시고 이정표가 눈에 들어오니



이제 이 곳은 사람을 기다리는 곳



꽃망울도 고개를 치켜 들고



하늘의 여명은



찰나의 정상에서 사라져 간다



주섬주섬 내려갈 차비를 마치고



오르던 길을 다시 밟는다



어제는 미처 알지 못했던



잘 닦여진 곧은 길



이 호젓한 길을



도란도란 이야기 꽃으로 채우며



친구와 나란히 걷는다



솔바람이 불어오듯이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길을



한밤의 축제가 끝나고 난 뒤 굳게 닫친 천문대에 들려



잠시나마 무거운 짐을 내려 놓고



저 멀리 지나가버린 흥을 느껴본다



들머리까지 걸어 나오면

 


콩밭 매는 아낙네가 산과 이별의 선을 긋는다



천장호에 비친 출렁다리는



비록 갈수로 물이 조금 줄어 들었을지라도



세계에서 가장 큰 늠름한 녀석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친구는 잉태바위 안내문을 지긋이 읽어 내려가더니



곧장 그 곳으로 달려간다



나는 다리를 보며



그 완벽한 균형감에 취해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어 가며 동경의 눈으로 바라본다



비록 숨겨지고 흔들릴 지언정 어디든 길은 있으니

 


마음이 가는 곳이 네 길이다 라고



누군가로 부터 위안을 얻고 싶은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