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구경시장 - 성현유포차 - 어의곡탐방로 - 소백산 비로봉 - 소백산 남천야영장
오랜만에 홀로 떠나는 길
야심한 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마지막 남은 핫도그 하나를 물어 들고
2시간을 달려 단양에 도착했다
차박을 할 생각으로 강변에 차를 대두고
밤이 깊은 구경시장 주변을 느릿하게 거닐어 본다
어둠이 내린 골목길, 자그마한 포차에 들어가 돼지 두루치기를 하나 주문했다
어느덧 아침해가 붉게 떠오른다
배낭을 메고 들머리를 찾아
어의곡탐방로로 들어선다
'26.04. 소백산국립공원, 어의곡코스, 충북 단양
소백산은 이미 여러 차례 올랐지만
어의곡 코스로 올라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04. 소백산국립공원, 어의곡코스, 충북 단양
얼마쯤 고도를 높였을까
평소에는 잘 마시지 않는 믹스커피 한 잔을 타서 마시며
가만히 나무 아래 서서 시간을 멈춰 본다
어느 정도 묵직하게 고개를 치고 올라가자
드디어 소백산 특유의 시원하고 넓은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정성스레 이어진 데크길을 따라
능선을 걸어본다
따스하게 내리쬐는 봄 햇살을 제외하면
지난 겨울의 강한 바람과 설산이 만들어낸 거친 풍경이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 능선에는 아직 진짜 봄이 찾아오지 않은 듯
'26.04. 소백산국립공원, 어의곡코스, 충북 단양
'26.04. 소백산국립공원, 어의곡코스, 충북 단양
'26.04. 소백산국립공원, 어의곡코스, 충북 단양
드디어 도착한 비로봉 정상
저 멀리 산 밑에서부터 시작된 푸르름이 차츰 산을 타고 올라오고 있으니
이 능선도 이제 곧 푸른 봄을 맞아들일 것이다
정상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아 삼각김밥과 시원한 커피 한 잔으로 목을 축인다
시선을 멀리 두니 저 멀리 능선 끝으로 이어진 연화봉이 반갑게 눈인사를 건네온다
이제 이어진 능선길을 따라
천천히 산을 내려간다
'26.04. 소백산국립공원, 어의곡코스, 충북 단양
'26.04. 소백산국립공원, 어의곡코스, 충북 단양
'26.04. 소백산국립공원, 어의곡코스, 충북 단양
하산을 마치고 두 번째로 찾는 소백산 남천야영장으로 이동한다
익숙한 자리에 차를 세우고
손수레에 차곡차곡 짐을 실어 옮긴다
오늘은 가볍고 간결하게 차려낸 미니멀 솔캠
캠핑장으로 오며 미리 준비해 온 얼음잔에 시원한 필스너 맥주를 가득 쏟아부어 마신다
산행 뒤에 밀려오던 갈증이 한순간에 씻겨 내려가며 비로소 '살 것 같다'는 탄식이 나온다
산행으로 소비한 에너지를 계속 채워줘야 하기에
이번에는 얼음잔에 하이볼을 말아 넣고 여유롭게 음미해 본다
'26.04. 남천야영장, 소백산국립공원, 충북 단양
어느덧 산중에 짙은 밤이 찾아온다
태블릿을 꺼내어 까마득한 기억 속 좋아하는 팝 공연 영상들을 찾아 재생한다
예전부터 참 좋아했던 알리샤 키스와 존 메이어의 협연 무대
고요한 한국의 산중에서 조용히 뉴욕의 감성을 느끼고 있노라니
현실과 음악 사이의 이질감에 순간 시간과 공간의 감각을 잊고 빠져든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태연하게 아침이 찾아온다
모든 것은 제자리에 정확히 위치해 있다
산새들의 맑은 지저귐을 배경음악 삼아 정성껏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소박하게 차렸던 미니멀한 자리를 하나씩 깨끗하게 치워나간다
잘 쉬었다 갑니다
다시 핸들을 잡고, 내가 있어야 할 일상의 자리로 차분히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