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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Local Tour - 방태산 ('14.9.19. - 9.20.)



방태산 자연휴양림 - 매봉 - 구룡덕봉 - 주억봉 - 이폭포 - 가평휴게소


헤드렌턴을 끄고 칠흑같이 어두운 길을 따라 들머리를 향해 걷는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인제의 밤하늘엔 쏟아질 듯 위태로운 자태로

빼곡히 별들이 매달려 있으며 그 아래 어떠한 인기척 조차 사라진듯 했다


강원도의 밤 그 단어만으로도 내 가슴은 부풀어 올랐다

스산한 소리를 내며 싸늘한 바람이 골을 타고 내려분다

바람에 일렁이는 나뭇잎 소리인지 먼 곳에서 흐르는 계곡소리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밤과 어둠은 쉬지 않고 깊어만 간다




한 바가지의 땀을 흘려 매봉에 닿았을때 이미 여명은 시작되고 있었다



더 이상 서둘러 오를 이유가 상실되자 나란히 자리를 깔고 앉아 담소를 나누고



소주 한병이 채 가시기 전에



나무 사이로 붉은 태양이 떠오른다



취기와 피로가 몰려와 수풀 속으로 들어가 적당히 자리를 깔고 드러눕는다



흙투성이가 된 무거운 두 발을 쭉 뻗고



나뭇잎 틈새로 보이는 하늘과



주변을 휘감은 나무를 멍하니 바라보다가는 시나브로 잠에 빠져들었다



짧은 수면 그러나 머리속이 강원도의 공기만큼이나 맑아졌고 우리는 다시 길을 재촉한다



이미 방태산엔 가을이 찾아왔다



모두가 언제 예고 없이 닥쳐 올 길고 거친 겨울을 대비해



마지막 꽃을 피운다



구룡덕봉에 가까워지자 길은 좋아지고



강원도의 산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 먼저 다녀간 이가 꽂아 놓은 꽃 한송이



저 주억봉에 가면 그치를 볼 수 있으려나



인간이 만든 흉물도



강원도의 하늘이 어루만지니 오늘 하루쯤 그냥 넘겨 보네



하늘엔 구름이 두둥실



눈앞에는 설악이 보이고



오대산 계방산까지 사방에 내 발로 디딘 봉우리들이 있다



방태산 주억봉(1,440m)



하늘 높이 솟아 오른 나무 틈사이로



노을이 새어들고



산 아래로 내려오자



계곡 소리가 산자락을 채운다



방태산의 명물인



이단폭포를 뒤로하고



코스모스 가득한 길을 따라



방태산을 떠나 집으로 향한다



가을의 시작



하루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