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국립공원 - 신흥동 주차장 - 황장목숲길 - 세렴폭포 - 사다리병창길 - 구룡사 - 구룡자동차야영장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도시를 뒤덮었다
어느덧 2월도 중순을 넘어섰건만
하룻밤의 폭설이
계절의 시계를 완벽히 한겨울로 돌려 놓았다
떠나가는 겨울의 끝자락을 잡아볼 심경으로 고속도로를 달려
강원도 치악산을 찾았다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계획에 없던 설산 산행
오랜만에 장비를 챙겨
눈덮힌 구룡지구(세렴폭포코스)로 들어선다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폭설로 세렴폭포 이후 구간은 통제되었다는 공지를 보고
점심때가 되어서야 느즈막하게 들머리로 들어섰다
올시즌 처음으로 배낭에서 나온 아이젠에 스패츠까지 착용하고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산속으로 걸어들어간다
늘 그렇지만
남들보다 하루만 빨리 시간을 할애하면
넉넉하게 산을 즐길 수 있다
오랜만에 착용한 아이젠으로 발바닥에 뻐근함이 느껴질때 즈음
완만한 경사의 끝에서 세렴 폭포를 만날 수 있다
그 우측으로 치'악'산의 악소리 나는 오르막길인 사다리병창길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길
먼저오른 누군가는 눈위에 Time to say good day!라고 적어 놓고 떠났지만
Time to say good bye!라 말하고픈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사실 비로봉까지의 산행 시간을 감안하면 출발부터 느즈막하게 산에 들어온데다가
하산 후 야영장에서 일몰전 숙영지 세팅 시간까지 고려하면
세렴폭포에서 되돌아 내려가야 했으나
통제되었다던 길이 열려 있어 잠깐의 고민끝에 사다리병창길로 들어섰다
이쯤에서 헐떡이던 가슴을 붙잡고 눈위에서 따뜻한 커피한잔
13년전 겨울에 힘겹게 올랐던 비로봉은
훗날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린다
겨울 강원도의 설산은 틀림이 없다
내가 서둘지만 않는다면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하산길에 구룡사에 들러
겨울의 사찰을 둘러본다
'23.02 구룡사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구룡사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구룡사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구룡사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우리 가족 모두 한 해동안 건강하기를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구룡사 일주문(원통문)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구룡교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23.02 구룡자동차야영장 치악산국립공원 강원 원주시
산밑 구룡 야영장으로 내려와
눈쌓인 소나무 밑에 사이트 하나를 잡았다
어두워지기전 서둘러 텐트를 치고 테이블 세팅을 했다
오늘밤을 함께할 친구들
양고기를 챙겨온터라
시작부터 화로에 불을 올리고 고기를 구웠다
막걸리에 양갈비 베리굿
개걸스럽게 에피타이저를 먹어치우고 추위를 가시게 하려 테이블에 숯을 올렸다
어느덧 날은 어두워 졌고 다음 선수는 소주에 순대국밥
동네에 잔뜩 웨이팅을 걸어야만 먹을 수 있는 얼큰한 국밥을 포장해 온터라
라면까지 투척하여 벌컥벌컥 소주를 들이킨다
더이상 산간의 날씨가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
소화도 시킬겸 야영장 한바퀴
하늘에 걸린 밝은 달 바라보며 휘 돌아보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입가심용 유자 하이볼
옛노래와 타들어가는 장작이 오늘밤 풍미를 더하네
이제 작은 텐트속으로 들어와
고단했던 하루를 마감한다
아침이 밝자
숙취위에 더해진 추위와 싸우려 급하게 뜨거운 커피한잔
혼자인 만큼 빠르게 자리를 정리하고
인근 식당을 찾아 새생명 불어 넣어주는 치악산 산채비빔밥 한공기
아마도 올겨울 마지막 산행이 될 치악산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