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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Rakaposhi Mt. - Eagle's Nest Rakaposhi Base camp - Eagles Nest - Baltit Fort 훈자에 들어 온 이후, 다들 그러하듯이 특별한 목적 없는 나날을 보냈어. 무리의 한명으로, 먼 땅에서 찾아 온 이방인으로, 편리하게 때에 따라 처지를 바꿔가며 여기저기 휩쓸려 걸었고, 이것저것 훈자의 풍요를 주워 먹다 탈이 나기도 했다. 생리통 약이 남자인 날 살리는 신비를 경험하기도 하면서. 골든 타임에 한 셔터 누르겠다고 엉덩이 반쪽만한 낚시 의자에 앉아 고개를 쳐들고 저물어 가는 태양을 살피지도, 고어텍스 자켓으로 중무장해 달밤에 산이건 어느집 지붕이건 기어 올라가 삼각대를 세우지도 않았다. 무거운 카메라 가방은 배낭에 넣은 채 세이프 팩으로 칭칭 감아 호텔 한 구석에 던져 놓고 반바지 차림에 구겨 신은 샌들을 끌..
[파키스탄] Hunza Raikot Bridge - Gilgit - Karimabad - Ali Abad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훈자라는 이름은 꽤 오래전에 내게 다가왔어. 여행 좀 다닌다라고 치기 어리게 말하고 싶었던 어린 날의 언제였겠지. 책이건 통신 매체건 어느 곳을 통해 흘러 들어온 그 지명은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에 자리를 잡았고 더욱 화려한 녀석들의 뒤에 웅크리고 앉아 묵묵히 때를 기다리고 있다가, 수년이 지난 지금 결국 이렇게 나를 이 곳으로 이끌게 만들었네. 그래. 내가 이 땅에 있는 이유 중 훈자라는 단어를 부정할 수는 없을거야. 훈자, 낭가파르밧, 카라코람 그리고..가 아닌 그래서 파키스탄. 이것이 진실이지. 모두들 훈자를 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고 불러. 겉에서 보면 라카포시와 울타르로 둘러싸이고 도..
[파키스탄] Nanga Parbat Mt.(Fairy Meadow) Lahore - Rawalpindi - Abbottabad - Mansehra - Besham - Dasu - Chilas - Raikot Bridge - Broad View Hotel - Beyal Camp 어디서 부터 이야기를 꺼내어야 할까. 지리하게 이어지던 내 생활에 거대한 폭풍이 휘몰아 쳤어. 눈이 먼 장님으로 몇날 며칠 셈 할 수 없는 나날을 속절없이 흘려 보내었지. 다시 정적이 찾아와 뒤를 돌아보니 난 익숙한 방에 여느때와 같이 고독하게 앉아 있고 내 기억의 좁은 길, 커다란 바위가 굴러 떨어져 모든 것이 단절 되어 있네. 마음이 아파. 너무나 아름다워 눈이 멀었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렇겠지. 내 가슴 속 떨림, 그것의 사십오억분의 일도 따라가지 못하겠지만 이렇게 다시 글을 쓰며 내 카라코람..
[인도] Amritsar ('15.6.5. - '15.6.7.) Wagah Border - Ramada Amritsar Hotel - Bazaar - Golden Temple - Gurudwara Shri Santokhsar Sahip - Jallianwala Bagh - Guru Ka Langar - Grand Hotel - Attari Border 두 달여 만에 다시 찾은 와가보더 이렇게 인도로 가는 길이 활짝 열려있네 몇몇의 군인들 이외에 아무도 없는 이 국경을 두 발로 넘어 인도에 들어왔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Amritsar Hall Gate 2년만에 다시 인도로 들어왔다 이 곳은 파키스탄과의 국경 도시이자 시크교들의 성지인 암리차르 숙소에 짐을 풀고 인파를 따라 골든 템플을 찾았다 신발을 벗어 맡긴 후 터번 대신 비니로 머리를 ..
[파키스탄] Murree Islamabad - Murree - Mall Road - Al Maaz Hotel - Pindi Point - Bazzar - Kheshmir Point 사소한 일들이 있었지만 그런 시간쯤 가볍게 훌쩍 뛰어 넘어 이 곳으로 왔네 손바닥 만한 작은 마을 골목 골목 자리잡은 식당 모두들 손을 놀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삶을 일정한 속도로 유지하며 이어나간다 무엇이 그렇게도 필요하단 말인가 허니 듬뿍 머금은 치킨윙 몇 조각에 고추를 곁들여 맥주 한 캔이면 인생은 행복해진다 이 곳은 Murree 창 밖을 둘러보고 어디든 길을 걷다 고개를 돌리면 발 아래로 끝없이 산간 마을이 펼쳐지는 곳 SIGMA DP1Merrill 19mm 1:2.8 Murree 언제나 시끌 벅쩍한 Mall Road를 따라 걸어 길의 끝자락..
[파키스탄] Katas Temple - Khewra Salt Mine Katasraj Temple - Khewra Salt Mine 한 컷 한 컷 사진이 늘어간다 한장의 사진이 경험이 되고 시간이 지나 추억이 되어 이국에서의 고독한 새벽 꺼내어 넘겨보는 블로그의 옛 글 처럼 그리움 가득 머금은 기억이 되었으면 하네 내 노력은 그 자체의 화려함에 한참을 미치지 못하지만 기억의 미화 뒤에 숨어 내 하찮은 하루를 남몰래 포장하고 싶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Katas Temple 오늘은 이슬라마바드 가는 길 한 시간 남짓이면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위해 열시간 넘게 차를 달려야 하기에 내 하루가 아까워 이슬라마바드행 모터웨이 중간에 차를 돌려서 카타스 사원과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던 소금 광산을 찾아 나섰다 카타스 라지 템플은 파키스탄 카타스 벨리에..
[파키스탄] Rohtas Fort Jhelum - Sohail Gate - Museum - Kabuli Gate - Well - Badshahi Masjid - Sheeshi Gate - Rani Mahal - Man Singh ki Haveli - Phansi Ghat - Well 라호르에서 GT Road를 타고 3시간을 달려 Jhelum에 도착했다 오늘의 목적지가 외진 곳에 있기에 먼저 시내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Rohtas Fort로 향하던 길 Khan 강을 만나 잠시 차를 세운다 (Punjab은 다섯개의 큰 강이란 뜻에서 유래된 지명이니 만큼 많은 강이 있다) 오랜만에 조금은 익숙한 풍경 저 거대한 강을 끼고 로타스 포트가 있으리라 포장이 다 뜯겨져 나간 울퉁불퉁한 길을 한 20여분 달리니 저 넘어 성곽들이 나타난다 X-Pro..
[파키스탄] Hiran Minar - Sheikhupura Hiran Minar - Sheikhupura Railway Station - Sheikhupura Fort 라호르에서 Motorway를 타고 북서쪽으로 70여 킬로를 달려 작은 이정표를 따라 히란 미나르를 찾아 나선다 파키스탄 여느 곳이 그렇지만 오늘도 내가 맞게 가고 있는지 의문이 점차 심해 질 때 쯤 시골길 끝자락에서 고독하게 잠들어 있는 Hiran Minar가 나타난다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Hiran Minar Water Tank 이 곳은 원래 무굴제국 4대 황제인 자한기르가 사냥터로 이용하던 곳이였으나 사냥 중 실수로 Mansraj 라는 이름의 애완 사슴을 죽이게 되어 슬픔 속에서 이 미나렛을 만들었다고 전해 진다 그리고 훗날 아들인 Shah J..
[파키스탄] Kasur - Grand Mosque Kasur - Baba Bulleh shah Tomb & Mosque - Naya Bazar - Kasur Railway Station - Kasur/Ganda Singh Border - Bahria Town Grand Mosque 그때는 알지 못했어. 노래를 듣자 그냥 가슴이 터져 버릴 것 같았지. ‘You are my Lady 니가 있던 그 자리로 돌아와.’ 온종일 비에 젖은 몸으로 고레파니의 누추한 숙소로 들어와 레인코트를 벗어 걸고 등산화를 거꾸로 들어 신발에 고인 물을 빼어냈지. 핫 샤워라며 나를 유혹하였던 숙소였지만 물이 채 덥혀지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 샤워를 하고 거품이 넘쳐 흐르는 에베레스트 맥주를 마시며 이 노래를 들었지. 내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어. 훗날 그게 고산..
[파키스탄] Rawalpindi - Taxila Royalton Hotel Rawalpindi - Uyrughur China Restaurant - Taxila Railway station - Taxila Museum - Dharamarajika stupa - Sirkap - Jandial Temple - Bahria Town - GT Road - Lahore 몇 자 적어 놓고 또 이렇게 시간이 흘러 버렸다. 문득 우르두 교재에서 무칼리마로만 배웠던 카라치 클리프톤 해변 사진을 인터넷에서 뒤져보다가는 아라비아해란 단어에 꽂혀 또 다시 상념에 빠져든다. 몇 해 전이였던가, 고아에서 일주일 가량 홀로 지내며 하루 종일 바라보던 그 바다 생각에 플레이어에 걸린 노래를 클릭해서 듣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해철이 형이 진득한 기타 리프를 타고 ..
[파키스탄] Islamabad Lahore - Islamabad Motorway - Margalla Hill - Monal Restaurant - Daman-e-Koh Park - Saidpur - Lok Virsa - Rawal Lake - Faisal Mosque - Shakar Parian Park Separation Anxiety. 나를 이 세상에서 집어 내어 어디론가 던져 버리는 주술 같은 앨범. 멈칫 고민 끝에 마우스를 눌러 이어폰으로 흘려 낸다. 그리곤 나는 이 음악을 들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 다시 익숙한 거리를 배회한다. 거대한 무기력에 짓눌려 많은 것들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늘 이럴 때면 내 안의 깊은 곳에서 관성처럼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스스로에게 소리치지만,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
[파키스탄] Model Town Park - Shalimar Park Model Town Park - Shalimar Park 특별할 것 없는 주말 근처 공원 나들이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Model town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Model town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Model town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Model town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Model town Park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Model town Park X-Pro1 F..
[파키스탄] Delhi Gate - Wazir Khan Mosque - Sunehri Masjid Delhi Gate - Wazir Khan Mosque - Sunehri Masjid(Golden Mosque) 라호르의 구시가에 있는 델리 게이트는 이름처럼 인도를 향하고 있다 무굴시대에 축조된 이 문을 통해 수백년 전 부터 수많은 이들이 라호르를 떠나 아대륙으로 향했을지라 그 머나먼 길 상단을 이끌고 들어오는 행상들에게 이 라호르는 어떤 존재였을까 지금은 좁은 골목 어지럽게 전선줄이 엉킨 오래된 바자르 날카로운 잿빛 시멘트 건물 사이로 수백년 전 선조들의 흔적이 버려진듯 남아있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Shrine of Syed Suf 이 길을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와지르 칸 모스크가 나온다 파키스탄 이슬람 캘리그라피의 중요한 훈련소이자 잿빛의 시가에서 고독히 솟아 화려한..
[파키스탄] Wagha Border Canal Bank Road(Lahore Canal) - Wahga Border 무굴제국과 영국 식민지 시대를 거쳐 완성된 라호르 운하는 동쪽 Bambawali-Ravi-Bedian 부터 횡으로 라호르를 관통하는 삶의 젖줄이다 이 운하를 따라 30여분 차를 달리다 보면 기억 속 진한 그 이름 내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와가보더의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작년에 있었던 테러의 여파인지 파키스탄 어디에서나 대접 받는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무수히 많은 검문 검색을 통과하고서야 이렇게 와가 보더로 이어지는 길에 이르렀다 도대체 얼마만에 육로 국경에 선 것인가 국경의 서쪽 왠지 모르게 더 쓸쓸한 이름이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Wahga Border 눈 앞에 선명하게 인도가 보인다 파키스탄..
[파키스탄] Lawrence Gardens - Race Course Park - Regal Chowk Lawrence Gardens(BAGH-I-JINNAH) - Race Course Park - Regal Chowk 어느덧 방은 어두워졌다언제였을까 파일명을 보면 벌써 4년이란 시간이 흘렀나 보다 지우는 것 조차 잊은 구석진 폴더에 남아 있던 무한도전 서해안 가요제의 바다와 길의 노래를 들으며 한껏 기분이 올라 있다 고교시절부터 라이벌 걸그룹간 치열한 싸움이 있었지만 悲歌를 들은 이후 난 늘 SES 바다 편이였다 음악적으로 약속된 수업이 깨지고 대신 단출한 스케줄 몇 개를 진행하고는 차이나 마켓에 가서 맥주 한 박스와 치킨 10조각을 사왔다 익숙한 이 분위기 방안 가득 폭식의 전운이 감돈다 오늘 아침 손님 맞을 준비에 달랑 2개 있는 머그잔을 남겨두고 오랜만에 등산용 시에라 컵에 진한 커피를 마셨는데 치..
[파키스탄] Jahangir's Tomb - Asif Khan's Tomb Akbari Sarai - Jahangir's Tomb - Asif Khan's Tomb Ravi 강을 건너 조금 북으로 올라가면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의 끝자락 무굴제국의 4대 황제인 자한기르 황제의 영묘가 나온다 악바르의 아들이자 우리에게 잘 알려진 타지마할의 건립자 샤자한의 아버지인 그는 과격한 성격에 심한 주사 그리고 잔인함을 지닌 왕이였지만 반면에 예술과 자연을 사랑한 인물로 비이슬람 교도를 포용하고 무굴제국의 문학과 미술을 꽃피게 만든 이로 전해진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서늘한 기운의 영묘를 겉으로 한바퀴 휘돌아 보았다 이 곳 역시 세월의 풍파에 낡고 닳았지만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Jahangir's Tomb 대리석을 깎아 문양을 넣은 정교한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