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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Tbilisi - Part.1 길을 좋아한다. 어릴적 거대한 도량이 만들어내는 곡선이 좋아 장래희망으로 토목기사를 꿈꾸기도 하였고, 높은 산위에서 길게 뻗은 고속도로를 내려다 보며 멍때리는 것도 좋아했다. 그 당시의 오마주인지는 몰라도 지금도 고지식하게 길이란 단어를 내 사진에 새겨넣고도 있다. 이스탄불의 공항 한켠에서 아이유가 참여한 지오디의 '길' 리메이크 클립을 들으며 모닝 맥주를 마시고 있다. 청소년기에는 이렇게 의미 깊은 가사였는지 전혀 몰랐는데, 힘을 빼고 또박또박 부르는 아이유의 파트를 듣고 있자니, 원곡의 가사를 찾아보지 않을 수 없네. 귓속을 채우는 차분한 소리와는 다르게 저편 세상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어. 빠르게 과거의 모습을 찾아가며. 진한 인생의 챕터를 덮으려 하고 있네. 머리속을 스쳐간 수많았던 단상들, 감정의..
[파키스탄] Bahrain - Kalam Valley (Swat Part.2) Bahrain - Kalam Forest - Mingora - Swat Mortorway - Islamabad - Lahore 너와 나는 1분을 같이 했어. 난 이 소중한 1분을 잊지 않을꺼야. 지울 수도 없어. 이미 과거가 되어 버렸으니까 - 아비 1분이 쉽게 지날 줄 알았는데 영원할 수도 있더군요. 그는 1분을 가리키면서 영원히 날 기억할 거라고 했어요 - 수리진 "아비정전 중에서"
[파키스탄] Mingora - Jahanabad - Malam Jabba (Swat Part.1) Lahore - Swat Motorway - Mingora - Swat Museum - Butkara1 - Jahanabad Buddha - Malam Jabba 새벽 공기가 콧속에 스며 햇살이 조금 옅어진 것 같아 당연하지만 새삼스레 나는 아 또 겨울이 왔구나 하고 시간은 항상 성실히 흘러가지 나는 종종 흐름을 놓치곤 해 할 수 있던 거라곤 몸을 맡기고 그저 가만히 가끔 마주친 눈빛 그 안쪽이 무슨 마음인지 알 수 없어서 무섭고 힘들었던 날도 있었지만 이상하지 오늘 같은 날엔 왠지 네게 환한 웃음으로 안녕이라 인사할 수 있을 것 같아 - 오지은 겨울아침 Swat Part.2 에서 계속
[하와이] Oahu (17.12.17.-12.21.) Sheraton Waikiki - Waikiki Beach - 72 Road - North shore - Coconut Waikiki - Hanauma Bay 마우이와는 다른 느낌 GoPro HERO4 1:2.8 Sheraton Waikiki 짙푸른 하늘 아래 와이키키는 이름의 유명세 만큼이나 화려했고 나이와 인종을 불문하고 도시 전체가 인생의 큰 성취에 취한 것처럼 흥이 가득해 보인다 Leica Elmarit 135mm 1:2.8 M10 Waikiki Beach Leica Elmarit 135mm 1:2.8 M10 Waikiki Beach Leica Elmarit 135mm 1:2.8 M10 Waikiki Beach 정서적으로 가까운 편은 못되지만 참 화려하네 이곳 도처에 알록달록 무거웠던 짐 잠시 내..
Local Tour - 전주('17.5.20.-5.21.) 전주 한옥마을 - 전동성당 - 오목대 - 자만벽화마을 - 풍남문 - 덕진공원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ILFORD FP4plus125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100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100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100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전주 한옥마을 Leica Summicron ASPH 35m..
Local Tour - 우음도('17.4.23.), 거제도(4.28.-4.30.) 우음도, 학동흑진주 몽돌해변 - 옥포항 - 바람의언덕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평택시흥고속도로, 시화공단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시화호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우음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우음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우음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우음도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Tmax400 우음도 Leica Summicron ASPH ..
[일본] Nagoya ('17.3.24. - 3.26.) 사카에 - 나고야성 - 도쿠카와엔 - 오스칸논 - 오아시스21 직장인이 된 이후, 나는 약속이나 계획을 잘 잡으려하지 않는 버릇이 생겨났지어 그때 보고, 내 입버릇 처럼 되어버린 상투적인 대답매번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충분한 실망의 경험을 지니고 있기에그렇지 않아도 게으르고 밍기적거리기를 좋아하는 나는 당일 내지 사나흘 앞의 스팟성 약속만 처리 할 뿐 한두달 앞의 계획은 꿈도 꾸지않게 되었어 가성비를 따져보기는 커녕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부서 일정에 마음 불편해야 했던 급조된 일본행 날짜도 장소도 심지어 숙소의 위치도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떠난 걸음이었지만오랜만에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카메라 가방을 둘러 매고 두 발로 아직 봄이 찾아오지 않은 나고야 거리를 구석구석 걸었더랬지 겨울 냄새 가시지 않은 차..
Local Tour - 강화도 ('17.2.4.-2.5.) 광화문 - 석모도 - 보문사 - 동막해수욕장 - 매화마름 - 초지진 어디 산꼭대기라도 올라가는 사람처럼 털모자와 버프로 얼굴을 칭칭 두르고 홀로 광화문을 찾았어 응축된 에너지에 여지껏 행하지 못하고 계산기만 두드리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지 45도를 넘나들던 아대륙에서 허덕이던 기억은 시간에 밀려 을씨년스럽게 식어버렸네 강화도를 찾은게 거진 20년만이다 X-Pro1 FUJINON XF 18-55mm F2.8-4 R LM OIS 보문사 수능을 끝마치고 학급 친구들과 떠났던 첫 여행지 지금의 여러 관계가 시작된 곳이자 인생을 반으로 딱 접으면 소주향 섞인 젖비린내 묻어나오는 곳인데 지금 이리 둘러보니 그땐 몰랐던 꽤나 멋진 곳이었다 X-Pro1 FUJINON XF 18-55mm F2.8-4 R LM OIS 보..
Local Tour - 부여 ('16.8.27), 양양 ('16.12.3.-12.4.) 화성(탄도항-융건릉) - 부여 (낙화암-정림사지-궁남지) - 양양 (하조대-낙산사-38휴게소) 돌아온지 9개월이 되어가네집에만 머무른 것도 아니건만 사진 한장 기억하나 정리하여 올리기가 왜이리 어려웠을까공백이 무색하게 바다건 절간이건 이 좁은 땅덩이를 습관적으로 둘러 보았어 깊은 산중 홀로 남겨진 적막을 제외하곤 이렇다할 아쉬움도 남아있지 않지 필름도 말아보고 소싯적 기웃거리던 카메라 장터도 둘러 보았지만 예전만큼의 흥이 없네 미지의 장소를 찾아 덜컹덜컹 비포장 도로를 달리던 그 흥분 이제 어디서 찾아야 할까험지를 향해 더 깊숙히 들어가면 내게 돌아올 길이 남겨질까 다시 이곳으로 편입되던 당시의 강렬한 저항 이제는 남아있지 않아왠지 모를 찝찝함과 이곳의 방식이 틀렸다는 답없는 부정이 계속 나를 쫓을 뿐타..
[인도] New Delhi ('15.12.18. - '15.12.20.) Wagah Border - Amritsar Airport - Paharganj - Qutub Minar - Humayun Tomb - Dargah Hazrat Nizamuddin - Lodi Gargen - Attari Border 이국의 경계가 늘어났다 파키스탄과 인도의 길목에 살고 있는 나는 어느덧 비행을 통해서만 새로운 나라를 갈 수 있다는 섬나라 사고에서 벗어나 이제 두 발이건 비행이건 아무때나 거리낌 없이 길을 나선다 카트만두의 타멜 방콕의 카오산로드와 같이 델리에 위치한 여행자들의 성지 도착과 동시에 이미 어둠이 내리깔린 빠하르간지를 찾았지만 나의 설레임은 여느 여행자의 것과는 다르다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Pahrganj Main Bazar R..
[파키스탄] Multan - Harappa Chowk Ghanta Ghar - Qasim Gate - Tomb Shah Rukne Alam - Bahauddin Zakarya Tomb - Tomb Shah Shams Sabzwari Tabrez - Harappa 희미한 기억이지만 처음 물탄의 사진을 보고 이 곳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 라호르와는 또 다른 고도의 느낌 물탄이라는 도시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푸른 빛깔로 물탄에 온지 사흘째 되는 날 그 중심을 찾아 들어갔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Tomb Shah Rukne Alam SIGMA DP1Merrill 19mm 1:2.8 Tomb Shah Rukne Alam SIGMA DP1Merrill 19mm 1:2.8 Tomb Shah Rukne Alam X-Pro1 FUJ..
[파키스탄] Uch Sharif - Derawar Fort Multan - Uch Sharif - Tomb of Javindi Bibi - Derawar Fort - Graveyard of Abbasi Nawabs 모래 폭풍이 차를 집어삼켰어 한참을 몰아치던 바람이 엷어지며 저 넘어 신기루 피어 오르듯 시끌벅적 모여 앉은 무리가 나타났지 비둘기를 날리는 경기 정확한 규칙을 이해 할 수는 없지만 왜 이 황량한 사막에서 모두들 흙투성이가 되도록 이러고 있을까 SIGMA DP1Merrill 19mm 1:2.8 사막의 아이들 SIGMA DP1Merrill 19mm 1:2.8 사막의 아이들 차 문을 조심스레 열어 보지만 헛수고 일 뿐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는 다시 길을 달린다 어느 책자에서 발견한 푸른 빛깔의 모스크 단순히 그것만 알고 시작한 여정이었건만 이렇게 폐허로 ..
[스리랑카] Galle - Colombo ('15.9.5. - '15.9.6.) Kandy - Cinnamon Red Colombo - Galle Fort - Unawatuna Beach - Colombo 조니워커를 시키는 그 순간, 켄디에서의 일정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 였어. 비를 피하러 들어온 레스토랑에서 새우 요리와 맥주를 한껏 먹어 놓고는 또 위스키를 시켜 버렸지. 사실 비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이 레스토랑도 마음에 들어 그 유명하다던 차라도 한 잔 더하며 이 곳에 조금 더 있어야 겠다는 생각에 메뉴를 달라고 했는데, 테이블에 놓여진 내 모바일에서 AOA의 사뿐사뿐 뮤직비디오가 재생되는 것을 웨이터가 너무 진득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어서 얼떨결에 메뉴 제일 위에 있는 것을 시켜 버렸지 뭐야. 하여간 비 머금은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 오..
[스리랑카] Sigiriya ('15.9.4.) Sigiriya - Lion's Rock - Dambulla Rajamaha Viharaya - Heritance Kandalama "어! 여기 고아 같은데" 하며 짧은 인상만을 남기고 깊은 잠에 빠져 버렸다 누군가 내 이름을 강건하게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떠 보니 어느새 차는 시기리아에 도착해 있네 별다른 준비 없이 떠난 야간 비행 여독을 달랠 틈도 없이 잠이 덜 깬 눈을 부비며 사자 바위를 오른다 나 역시 이곳을 스리랑카 운행을 알리는 모항공사 광고를 통해 알게 되었고 이 거대한 붉은 편마암 덩어리가 아버지를 살해하고 왕권을 잡은 이가 측근의 난이 두려워 이처럼 난공불락의 위치에 고대 도시를 건설했다는 사실은 이번에서야 알게 되었다 X-Pro1 FUJINON ASPH SuperEBC 35mm 1:1.4..
[파키스탄] Deosai National Park Kanday - Skardu - Shangrila Resort - Kharphocho Fort - Deosai National Park - Shausar Lake - Raikot Bridge 마셔브롬을 뒤로하고 홀로 차에 올랐다 열흘 전 빗속을 뚫고 이 길을 달려 왔는데 그날 이후 일주일 넘게 도로가 끊겼다가 바로 어제 다시 개통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복구가 안 된 구간이 있어 아슬아슬한 길로 이리저리 우회하여 다시 스카르두에 돌아왔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Shanglia Resort SIGMA DP1Merrill 19mm 1:2.8 Skardu 데오사이로 떠나기 앞서 일찌감치 집을 나와 카르포쵸 성에 올랐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Kharphocho..
[파키스탄] Iqbal Top - Kanday Bondid - Iqbal Top(Camp6) - Bondid - Ganba Bondid(Camp7) - Kanday Ganba Bondid로 내려와 캠프를 차렸다. 손 한뼘 폭의 개울에서 며칠만에 세수와 간단한 빨래를 하고 비와 습기에 젖어 눅눅한 배낭 속 모든 것을 볕에 널었다. 텐트에 누워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본디드 피크가, 왼쪽으로 돌리면 파타브락과 아민브락이 놓여져 있다. 내 인생에 감사해야 하는 날이다.새벽부터 이크발 탑에서 하이캠프까지 내려온 뒤, 아침을 먹고 곧바로 철수해 이곳까지 내려왔다. 더 이상 고소도 추위도 느껴지지 않는 천국 같은 메도우에 드러누워 Sistar 19 뮤직비디오를 보다가는 이것이 밀린 노트 정리 해야하는 내 감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고 휴대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