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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Hunza (Part-3, Landscape) Karimabad - Eagle's Nest - Hopper Glacier - Aliabad 물론 경험이 그리 많다고 할 수 없지만, 늘 이곳에 오면 왠지 모르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 카라코람 그 거친 길을 걸으며 의지, 욕심, 열망 따위의 인간으로서 갖게 되는 욕구가 깨끗이 정화되어 버리는 것일까. 아니면 이 커다란 자연 앞에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유한하고 작은지 깨달게 되어서 일까. 사실 이런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냥 피곤하고 만사가 귀찮아져서 겠지. 아침부터 폼 잡지 말고 무거워지지도 말자. 날짜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많은 것을 필요치 않은 하루. 입안에 커피 향 담고 바람 잘 불어드는 벤취에 앉아 라카포시를 덮고 있는 구름을 멍하니 바라 보며 구름의 속도와 생각의 속도를 동기화 시킨다. ..
[파키스탄] Gilgit (Part-2, People) Gilgit Park Hotel - Kargah Nallah - Gilgit Bazaar - Gilgit River - City Park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400TX Way to Gilgit 길기트에 며칠 머무를 요량으로 숙소에 짐을 풀었다 진정 슬로우 라이프인 이 곳의 상점은 대부분 정오가 가까워져야 문을 열기에 느즈막하게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고 사람들의 거리로 나선다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Portra160 Shoe Repairman, Gilgit District 카르가 계곡의 부처상을 보니 문득 스카르두가 떠올랐다 닮은 듯 닮지 않은 북부를 대표하는 두 곳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길기트는 내게 '사람'을 담고자 하..
[파키스탄] Rohtas Fort 노트를 꺼내어 보니 지금으로 부터 딱 11개월 전에 로타스 포트를 방문했었더라. 그 당시 어디를 가도 사람에 치이고 처음 경험해 보는 이 곳 더위에 온종일 시달리고, 혼이 쏙 빠져 정신 못차리다 라호리 친구가 뽑아 준 인쇄물을 들고 이 곳을 처음으로 찾았더랬지. 카불리 게이트, 그 이름에 왜 그리도 설레여 했을까? 아무도 찾지 않는 드넓은 성곽을 홀로 걸으며 쉴 새 없이 땀을 흘렸지만 정말 오랜만에 짜릿한 해방감을 느꼈어. 그리곤 이 곳을 사랑하게 되었지. 오래된 흑백 필름을 카메라에 감고 겨우내 웅크렸던 몸을 다시 움직여 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보여 주고 싶은 것이 많아. 이제 내게 허락된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으니, 하나씩 빠지지 않고 정리해 보도록 할께. 내 기억과 함께. Le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