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파키스탄] Gilgit - Sost - Passu - Hunza 어찌보면 길지 않은 3년이란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잡을 수 없었던, 그래서 다시 좇을 수 밖에 없는 그 시간을 절대적 불변과도 같은 거대한 벽 앞에서 이렇게 돌이켜 본다. 아주 잠시였지만 뜻하지 않게 많이도 늙어 버렸다. 어느 노파가 모든 이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주를 음해하기 위해 하루하루 저주로 응축한 추(醜)로 향하는 약물을 마신 이처럼, 머리카락은 곳곳이 허옇게 세어버렸고, 나의 내면은 추잡으로 가득차 버렸다. 이것이 다는 아니겠지, 뜨거웠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겠지. 믿음과 위안과 방황 속에서 나는 지리하게 생을 이어나갔고 순간순간 찌질했으며 홀로 집안에서 큰 소리로 욕을 하기 시작했다. 꾸미기 전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첫사랑을 만..
Local Tour - 신선봉, 소백산('17.10.13-10.15.) 상학현마을출발점 - 신선봉(비박) - 희방계곡 - 연화봉 - 소백산천문대 - 제2연화봉 대피소 - 희방사 비봉산의 입산 통제로 한밤중에 급하게 계획을 틀어 찾은 신선봉 인적이 드문 산이라 눈을 떠보니 예상밖으로 제법 시간이 흘러 있네 주섬주섬 자리를 털고 산을 내려간다 풍기로 발길을 옮겨 7년만에 소백산을 다시 찾았다 한밤중에 홀로 마주한 음산한 폭포 소리에 지레 겁먹고 발길을 서둘러 산을 올랐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이번엔 막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단풍을 즐기며 여유 부릴 수 있네 또 부지런히 올라가 봐야지 산밑에서 마신 동동주 탓인가 이상하게 숨이 가쁘다 늘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인적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나의 초 슬로우 산행 오늘도 느릿느릿 텅빈 산을 오르다 보니 연화봉 즈음 다다를 땐 해가 넘어가며..
Local Tour - 죽주산성, 독산성, 주문진 外 죽주산성,별빛터널(June) - 독산성(July) - 평창,오대산,주문진,대관령(Sep.) - 경복궁,안성팜랜드(Oct.)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 ACROS100 죽주산성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 ACROS100 죽주산성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 ACROS100 죽주산성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 ACROS100 별빛터널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Fujifilm Neopan ACROS100 독산성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
[사우디,UAE] Jeddah - Abu Dhabi (17.7.12.-7.21.) Jeddah - Red Sea - Emirates Palace - Sheikh Zayed Grand Mosque 제다공항 벤취에 멍하니 앉아 프로듀서101에 나왔던 `같은 곳에서`란 노래를 듣고 있다. 사실 난 이 프로그램을 보지 못해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왔던 노래 정도만 알고 있을 뿐, Girls on Top이란 이름의 팀이 누구고, 어떤 사연으로 포장되어 이 음원을 냈는지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 그저 소시의 `다시 만난 세계` 느낌이 진하게 풍기는 아이돌 스러운 노래이기에 예전 고독히 파키스탄에 머무를 당시 한번 들어보곤 이상하게 꼽혀 계속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있을 뿐이다. Too much love will kill you 를 듣다 불현듯 플레이 리스트를 고쳐 이 노래를 듣는다. ..
Local Tour - 지리산 ('17.3.31.-4.2.) 남부터미널 - 백무동 -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백무동 2년 반 만에 한국의 산을 오른다 부슬부슬 뿌리던 봄비를 맞아가며 몇시간 어두운 산을 오르자 온몸을 적시던 비는 어느덧 눈으로 변해 있고 소복이 눈으로 덮힌 산중의 아침이 나를 맞이한다 힘에 부쳐 무거운 배낭 잠시 내려 놓고 차갑게 얼어붙은 물 한 모금 마시며 숨을 돌린다 도시는 꽃 놀이에 한창이건만 이곳은 여전히 설국 누군가 걸어 놓은 노란 리본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다음 세상엔 행복한 모습으로 돌아와주렴 눈보라를 뚫고 능선을 타자 눈속에 잠긴 장터목 산장이 나온다 나무 심는 식목일 하지만 이곳은 한겨울 지리산일뿐 막걸리 한잔에 힘겨웠던 몸을 녹이고 딱딱한 침상 바닥에 몸을 뉘인채 고단한 하루를 마감한다 천왕봉 넘어로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SI..
[파키스탄] Takht-i-Bahi Rawalpindi - Mardan - Takht-i-Bahi - Lahore 빠르다. 한국에서의 하루. 모든게 급해. 거대한 흐름은 미약한 나의 속도따위는 허락치 않네곳곳이 날이 서있어.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보아도 미소는 커녕 피가 베어 맺히네 한국에 돌아온지 이제 석달. 나는 금새 녹초가 되었고 몇 번의 끔찍한 생각을 하게 되었지많은 것을 얻어 왔다고 자부했건만 그렇게도 그립던 곳은 내 마음 입에 담을 수도 없는 곳이 되어있구나 문명이 발원한 곳, 그 강한 땅의 기운이 아직도 나를 사로잡고 있어좁은 땅덩이 경쟁심만 부추기는 모두가 잘난 이곳의 생활은 내게 너무 갑갑하기만 해 파키스탄의 마지막 필름 한 롤 말아 택배함에 넣기까지 제법 많은 시간이 흘러 버렸어간만에 한 숨 돌릴 수 있었던 선선한 밤, ..
[파키스탄] Hunza (Part-5, Farewell) - Islamabad Karimabad - Gilgit Airport - Rawalpindi Airport - Margalla Hills - Lok Virsa 하늘이 열렸네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 내 기억 반도 밟지 못하고 떠밀리듯 발길을 돌리지만 아쉬움 남겨두지 않으려 해 가슴에 덧칠했어 좀 더 버틸 수 있겠지 SIGMA DP1Merrill 19mm 1:2.8 Rescue, Hunza 인샬라 다음에 또 와야 한다는 암묵적 압박인지 카라코람의 수많은 곳이 폭우로 유실되어 하늘길 난민 행렬에 동참하게 되네 구조 헬기에는 말 못하는 사연들로 가득 돌아가는 길은 늘 무겁기만 하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Helicopter, Hunza 드라마틱한 이별을 하기에는 세상은 너무 빨라 미끄러지듯 빨려 들어가면 ..
[파키스탄] Hunza (Part-4, People again) Karimabad - Eagle's Nest - Hopper Glacier - Aliabad 같은 장소 같은 날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 블랙홀 훈자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Portra160 Girl, Altit District 아이가 되었어 걱정 가득한 미지의 세상 그 안에서 부대끼며 모든 것을 새로이 배우고 싶었지 내가 갖고 있는 것 이제는 낡아 버렸으니 날려 버려야지 아끼지 말고 다시 유년을 붙드네 흙투성이 옷 입고 좁은 골목에서 뛰놀며 해질녘까지 늘 함께하던 동무들 다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하교길 가득 메우던 그 소녀들은 후미진 곳에서 나처럼 유년을 그리워 하고 있을까 Leica Summicron ASPH 35mm 1:2 Kodak 400TX Girl,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