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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Ganden Monastery - Namtso ('14.8.13. - 8.14.) 간덴사원 - 로우코라 - 라싸 - 남쵸 - 라겐다 고개 - 라싸 라싸에서의 넷째 날. 여느 우기의 날씨와 같이 밤새 내리던 비는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다. 덜컹거리는 남쵸행 버스의 창가에 빗물이 두드리고 내 이어폰에서는 임정희의 들어요가 합을 맞추며 흘러 나온다. 서둘러 움직일 때마다 조금 숨이 가쁜 것을 빼면 이제 고소증세는 많이 사라진 것 같으나, 배낭을 맨 어깻죽지가 아파 오는 것이 여독이 그 자리를 채우려나 보다. 세상이 그댈 밀치고 또 삶이 그댈 속이고 그대를 주저 앉히려 해도 귀를 기울이면 그댄 할 수 있어요 자신의 용기를 믿어요 항상 곁에서 그댈 지켜 주는 단 한 마음을 그대가 걷는 그 길이 그대가 택한 그 길이 아무리 험하고 거칠어도 그댄 할 수 있죠 그댄 강하니까요 강한 마음 있으니까요 그..
[티벳] Lhasa ('14.8.12.) 포탈라궁 - 포탈라 코라 - 포탈라 광장 - 야크호텔 - 바르코트 광장 - 죠캉사원 Tibet. The roof of the world. It feels as though we have ascended a medieval stone fortress towering above the center of Asia. This is the highest country on Earth. And most isolated. There it is. Tibet. - 티벳에서의 7년 중에서 남자인 나 조차 반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브레드 피트가 영화 속에서 티벳으로 들어가며 읊조렸던 이 대사의 억양은 아직도 내 머리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 창 밖이 풍요로워지고 기차는 조금씩 속력을 줄이며 도시를 향해 나아갔고 마침내 4..
[티벳] Beijing - Lhasa ('14.8.9. - 8.11.) 북경 서역 - 칭짱열차 - 라싸역 - 바르코트 코라 쩌렁쩌렁 귀를 울리는 익숙하나 의미를 알 수 없는 안내 소리. 바닥에 너저분히 흩뿌린 해바라기씨를 발로 문질러 치우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열차를 기다린다. 등뒤로 밀려나가는 배낭을 쥐어 가며 지친 몸을 기대어 보려 하지만 미약한 안도마저 내게 반복 된 의지를 요한다.티벳행 열차라고 하기에 무색할 정도로 대합실은 한족들로 넘쳐 나고, 그 후미진 구석. 무리에서 버려진 힘 잃은 들짐승의 모습으로 그 언제였던가, 이 시발을 그리며 머리 속으로 적어 내려갔던 수많은 구절을 떠올리려 노력해 보지만 내게 고개를 드는 건 잿빛 얼굴로 뒤 돌아 사라지는 상실 뿐이다. 차가운 바닥에 앉아 대도시 능숙한 운전 수들의 솜씨 마냥 한 치 앞에서 요리조리 내 무릎을 비켜 빠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