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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 지리산 ('17.3.31.-4.2.) 남부터미널 - 백무동 -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백무동 2년 반 만에 한국의 산을 오른다 부슬부슬 뿌리던 봄비를 맞아가며 몇시간 어두운 산을 오르자 온몸을 적시던 비는 어느덧 눈으로 변해 있고 소복이 눈으로 덮힌 산중의 아침이 나를 맞이한다 힘에 부쳐 무거운 배낭 잠시 내려 놓고 차갑게 얼어붙은 물 한 모금 마시며 숨을 돌린다 도시는 꽃 놀이에 한창이건만 이곳은 여전히 설국 누군가 걸어 놓은 노란 리본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다음 세상엔 행복한 모습으로 돌아와주렴 눈보라를 뚫고 능선을 타자 눈속에 잠긴 장터목 산장이 나온다 나무 심는 식목일 하지만 이곳은 한겨울 지리산일뿐 막걸리 한잔에 힘겨웠던 몸을 녹이고 딱딱한 침상 바닥에 몸을 뉘인채 고단한 하루를 마감한다 천왕봉 넘어로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SI..
Local Tour - 칠갑산 ('14.6.6. - 6.7) 동탄 이마트 - 칠갑 광장 휴게소 - 칠갑산 천문대 - 자비정 - 정상 - 칠갑 광장 - 천장호출렁다리 모처럼 녀석들이 모여 느즈막하게 길을 나선다 천문대를 찾은 몇몇 가족 일행 뿐 산객은 보이지 않고 어둠이 찾아 온 칠갑산으로 발길을 내민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위로 밤하늘에 별이 총총 스산한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는 가스 렌턴 하나 배낭에 챙겨 온 먹거리를 여기저기 풀어 놓고 이것도 뜯고 저것도 끓이고 허기야 물럿거라 우리들만의 심야 만찬이 시작된다 코 끝으로 부터 진하게 전해 오는 뜨거운 정종의 향취 소소한 이야기에 밤 그리고 고단이 타들어 간다 새벽이 깊어 가며 하늘의 달마저 저물고 밤하늘의 별은 빛을 더한다 북두칠성 천장과 함께 길었던 밤 짧은 수면 하루를 빌려 보낸 칠갑산의 정상에도 여명이 ..
Local Tour - 정동진, 경포대 ('14.5.30. - 6.1.) 정동진 - 등명해변 - 등명사지 - 교통짬뽕 - 홈플러스 - 라카이 샌드파인 리조트 - 경포 - 400년 초당순두부 오늘은 (강릉방향)이 아닌 강릉을 넘어 달리는 날 어둠 저편 철길을 따라 정착한 이름 모를 곳에서 해변의 할매가 끓여 준 칼국수에 소주 한잔 이야기 가득 잠시 눈 붙일 새 주지 않고 참을성 없이 동이 터오른다 십년도 지난 그 시절 성년이 되어가는 성장통에 홀로 청량리 마지막 기차에 올라 이 곳으로 흘러 들어 왔듯이 이제는 장년을 향해가는 모습으로 다시 찾았다 칭칭 감아 올린 목도리 사랑보다 깊은 상처와 따뜻한 레츠비 캔의 기억이 남아있는 곳 Leica M7 Voigtlander 35.4mm Kodak Ektar100 정동진 잠들었던 역사는 동이 터오름과 동시에 분주해 지고 여전히 수수한 모..
Local Tour - 금오산 ('13.02.15. - 02.16.) 금오지 - 금오산 야영장 - 금오산 제1경 - 금오산성 - 금오산 야영장 일렁이는 물결에 부유하는 낙엽과도 같았지수면으로 올라왔다는 안도에 마냥 하늘만 쳐다 보았어얼마가 지났을까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물과 피부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기증이 밀려왔고머뭇거리며 반복했던 포기와 만족 그 지긋한 뫼비우스의 띠 위에 초라하게 서있는 자신이청명한 하늘에 투영되어 질끈 감은 두 눈위로 새겨졌어 자신을 달래며 깨어나길 거부 했지만본능적으로 극도의 공포가 후각으로 전해 졌어 하늘에는 구름이 유려히 흘러가고나는 허리를 굽혀 두손으로 무릎을 잡은채가쁜 숨을 가라앉히고 있네 모두들 크기를 알 수 없는 어두운 방에 깊은 공허를 지니고 살아 간다 사람들은 무엇인가 조작에 집중하고 걸음의 속도를 올려 땀을 내거나 때론 행운에 몸을..
Local Tour - 설악산 ('12.12.22. - 12.23.) 동서울터미널 - 남설악탐방소 - 대청봉 - 중청대피소 - 대청봉 - 소청 - 희운각대피소 - 양폭대피소 - 천불동계곡 - 비선대 - 설악동 만차인 한계령행 고속버스에 몸을 올려 싣는다 이른 새벽 버스는 시간의 선상을 부지런히 달려 어둠을 밀어내며 설악의 문턱으로 이끌지만 전날의 폭설로 인해 뜻하던 한계령은 굳게 닫혀 있었다 다시 고개를 내려와 찾은 남설악 탐방지구 아직은 매끈한 매무새지만 뜻하지 않은 경로 변경으로 초입부터 치열하게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한다 조금을 올라 산객들 거리가 숨 고르기에 들어갈 즈음 준비해 온 음식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또 다시 힘을 내어 지긋한 오르막을 오른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달래려 잠시 쉬어가면 흐르던 땀이 몸 곳곳에서 얼며 길을 재촉한다 이제 대청봉이 얼마 남지 않았..
Local Tour - 태백산 ('12.10.12. - 10.14.) 당골 주차장 - 유일사 매표소 - 유일사 - 장군봉 - 천제단 - 문수봉 - 소문수봉 - 당골 - 오투리조트 운전석을 뉘이고 전신을 휘감은 피로를 달래며 오랜 벗을 기다린다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 유일사 매표소는 짙은 어둠으로 우리를 들이고 고된 짐을 이고 인적이 사라진 길을 오른다 산은 깊게 잠들어 있다 정상에 올라 자리를 잡고 고개를 돌려 동쪽 하늘을 바라보니 조용히 다가와 어깨를 기대어 앉는 첫사랑 소녀와도 같이 어느덧 여명이 찾아와 있다 뜨거운 국물에 술 한잔 얼굴을 붉히게 만드는 옛 기억 흉하게 뒤틀린 내 삶의 모습에 고개를 떨군다 인생 뭐 있어 취기에 기개 대신 기지개 한번 켜보고 침낭 깊숙이 들어 짧은 잠을 청해 본다 텐트 지퍼를 내리자 선들대는 철쭉가지 사이로 선선한 바람이 밀려 들어온다 ..
Local Tour - 황매산 ('12.05.18. - 05.19.) - 진주 ('12.05.20.) 덕만주차장 - 황매평원 - 철쭉군락지 - 모산재 - 영암사 - 진양호 - 진주산성 이슬이 싸락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니 하늘에 동이 트려 한다 그믐달이 아직도 하늘 한켠에 처연히 떠 있건만 태양은 그 물리적 크기 만큼이나 거대한 힘으로 달을 밀어내며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짙은 어둠속에서 찾아 온 뜻 모를 방황도 그리 오래 함께하지 못한채 이렇게 밀려나간다 붉게 물드는 하늘처럼 찰나의 순간으로 아련히 안식이 기다리는 곳 언덕 넘어에서 불어오는 희망의 설레임 모든 것이 먼 길을 휘감고 돌아 이렇게 펼쳐지네 바로 이곳에서 정상을 수 놓은 철쭉과 바람의 일렁거림에 스산히 노래하는 갈대가 어우러진 황매평원에서 날이 밝아오며 철쭉 군락지에 사람의 발길이 찾아든다 남들보다 한 걸음 먼저 올라 사진을 담고 여유롭게 가족..
Local Tour - 계룡산 ('10.10.10) 천정탐방지원센터 - 천정골 - 큰배제 - 남매탑 - 삼불봉 - 자연성릉 - 관음봉 - 은선폭포 - 동학사 ('10.10.10) 쉽사리 찾아오지 않는 잠도 만성 피로에 무기력한 일상도 방향을 잃은 미래도 fun이 사라진 하루의 전부인 듯 싶지만 그 아무것도 인생을 책임지지 않어 여백의 귀퉁이를 채우기에도 택도 없지 밤하늘의 별들로 가득찬 남매탑에 정갈히 손을 모은 뒤 갈길을 서둘러 오른 삼불봉(775m) 막걸리 한잔의 취기보다 빠르게 여명이 다가오고 별빛을 밀어내며 태양이 솟는다 어둠이 완벽히 깎여진 공간에선 눈이 부셔 형태를 가늠할 수 없지만 희망이란 이렇게 처음으로 함께한 소중한 친구와 가슴 한켠에 담는다 얼마나 많은 강산을 돌아야 나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힘겹게 산을 넘는 구름처럼 모든 형태를 잃어..
Local Tour - 덕유산 ('09.12.28. - 12.29.) 구천동 삼공지구 - 백련사 - 향적봉 - 향적봉 대피소 - 설천봉 - 무주 ('09.12.28. - 12.29.) 그냥 다시 한번 나를 시험해 보고 싶었어 헐떡이는 가슴과 전신을 타고 흐르는 땀을 느끼며 스스로를 정화 시키고 싶었던 것이야 내 자만을 내 과오를 그리고 내 낡은 꿈을 수도권을 강타한 폭설로 점심때야 구천동 도착 히밀라야 등반 세팅 함 해주시고 음,, 632m 정상이 1,614m이니 거의 천을 올라가야 하는구만,,;;; 미친듯이 힘들어 등산간의 눈과 얼음속 절경 사진촬영은 모두 패스,,ㅎㅎ 상고대 지역으로 정상이 가까워져 왔음을 느끼나 정상은 계속 나오지 아니하고,, ㅡ,.ㅡ 드디어 정상이 코앞,, 멀리 구름속 우뚝 솟은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향적봉 1614m,, 온 몸이 얼어버릴듯 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