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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Lahore - Islamabad (7.14.-8.20.) "그럴려고 온게 아니잖아" 너무 바뻐서 연락할 정신이 없었다는 푸념에 돌아온 한마디.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다. 이 곳은 나에게 그런 곳이 아니였는데. 어찌 이런 길을 걸어 여기에 왔을까. 이상하게도 계속 그 말이 머리속에서 메아리처럼 맴돈다. 적응에 대한 걱정은 우려였을 뿐, 그 어떠한 한줌의 노력도 필요치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며 내가 두 해나 이곳을 떠나 있었다는 사실 조차 머리 속에서 모호해져 버렸고, 아직 속해 있는 사우디 Whatsapp 방에서 끊임없이 울려 되는 업무 메세지만이 내 과거의 자취를 간간이 상기시켜줄 뿐이였다. 도착한 이래 정신없이 일만 했다. 쉬는 날 없이. 마음의 여유도 없이. 아편같은 책임감에 취해 반복적으로 계속해서. 아마 지금처럼 이슬라마..
[파키스탄] Hunza (Part-5, Farewell) - Islamabad Karimabad - Gilgit Airport - Rawalpindi Airport - Margalla Hills - Lok Virsa 하늘이 열렸네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 내 기억 반도 밟지 못하고 떠밀리듯 발길을 돌리지만 아쉬움 남겨두지 않으려 해 가슴에 덧칠했어 좀 더 버틸 수 있겠지 SIGMA DP1Merrill 19mm 1:2.8 Rescue, Hunza 인샬라 다음에 또 와야 한다는 암묵적 압박인지 카라코람의 수많은 곳이 폭우로 유실되어 하늘길 난민 행렬에 동참하게 되네 구조 헬기에는 말 못하는 사연들로 가득 돌아가는 길은 늘 무겁기만 하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Helicopter, Hunza 드라마틱한 이별을 하기에는 세상은 너무 빨라 미끄러지듯 빨려 들어가면 ..
[파키스탄] Islamabad Lahore - Islamabad Motorway - Margalla Hill - Monal Restaurant - Daman-e-Koh Park - Saidpur - Lok Virsa - Rawal Lake - Faisal Mosque - Shakar Parian Park Separation Anxiety. 나를 이 세상에서 집어 내어 어디론가 던져 버리는 주술 같은 앨범. 멈칫 고민 끝에 마우스를 눌러 이어폰으로 흘려 낸다. 그리곤 나는 이 음악을 들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 다시 익숙한 거리를 배회한다. 거대한 무기력에 짓눌려 많은 것들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늘 이럴 때면 내 안의 깊은 곳에서 관성처럼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스스로에게 소리치지만,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