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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 신선봉, 소백산('17.10.13-10.15.) 상학현마을출발점 - 신선봉(비박) - 희방계곡 - 연화봉 - 소백산천문대 - 제2연화봉 대피소 - 희방사 비봉산의 입산 통제로 한밤중에 급하게 계획을 틀어 찾은 신선봉 인적이 드문 산이라 눈을 떠보니 예상밖으로 제법 시간이 흘러 있네 주섬주섬 자리를 털고 산을 내려간다 풍기로 발길을 옮겨 7년만에 소백산을 다시 찾았다 한밤중에 홀로 마주한 음산한 폭포 소리에 지레 겁먹고 발길을 서둘러 산을 올랐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이번엔 막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단풍을 즐기며 여유 부릴 수 있네 또 부지런히 올라가 봐야지 산밑에서 마신 동동주 탓인가 이상하게 숨이 가쁘다 늘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인적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나의 초 슬로우 산행 오늘도 느릿느릿 텅빈 산을 오르다 보니 연화봉 즈음 다다를 땐 해가 넘어가며..
Local Tour - 칠갑산 ('14.6.6. - 6.7) 동탄 이마트 - 칠갑 광장 휴게소 - 칠갑산 천문대 - 자비정 - 정상 - 칠갑 광장 - 천장호출렁다리 모처럼 녀석들이 모여 느즈막하게 길을 나선다 천문대를 찾은 몇몇 가족 일행 뿐 산객은 보이지 않고 어둠이 찾아 온 칠갑산으로 발길을 내민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위로 밤하늘에 별이 총총 스산한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는 가스 렌턴 하나 배낭에 챙겨 온 먹거리를 여기저기 풀어 놓고 이것도 뜯고 저것도 끓이고 허기야 물럿거라 우리들만의 심야 만찬이 시작된다 코 끝으로 부터 진하게 전해 오는 뜨거운 정종의 향취 소소한 이야기에 밤 그리고 고단이 타들어 간다 새벽이 깊어 가며 하늘의 달마저 저물고 밤하늘의 별은 빛을 더한다 북두칠성 천장과 함께 길었던 밤 짧은 수면 하루를 빌려 보낸 칠갑산의 정상에도 여명이 ..
Local Tour - 청계산 ('13.10.12.) - 민둥산 ('13.10.25. - 10.26.) 청계산역 - 원터골 - 매바위 - 매봉 - 원터골 청량리역 - 민둥산역 - 증산초교기점 - 민둥산 - 민둥산역
Local Tour - 태백산 ('12.10.12. - 10.14.) 당골 주차장 - 유일사 매표소 - 유일사 - 장군봉 - 천제단 - 문수봉 - 소문수봉 - 당골 - 오투리조트 운전석을 뉘이고 전신을 휘감은 피로를 달래며 오랜 벗을 기다린다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 유일사 매표소는 짙은 어둠으로 우리를 들이고 고된 짐을 이고 인적이 사라진 길을 오른다 산은 깊게 잠들어 있다 정상에 올라 자리를 잡고 고개를 돌려 동쪽 하늘을 바라보니 조용히 다가와 어깨를 기대어 앉는 첫사랑 소녀와도 같이 어느덧 여명이 찾아와 있다 뜨거운 국물에 술 한잔 얼굴을 붉히게 만드는 옛 기억 흉하게 뒤틀린 내 삶의 모습에 고개를 떨군다 인생 뭐 있어 취기에 기개 대신 기지개 한번 켜보고 침낭 깊숙이 들어 짧은 잠을 청해 본다 텐트 지퍼를 내리자 선들대는 철쭉가지 사이로 선선한 바람이 밀려 들어온다 ..
Local Tour - 청량산, 도산서원 ('12.06.22. - 06.23.) 입석 - 청량정사 - 자소봉 - 탁필봉 - 연적봉 - 하늘다리 - 장인봉 - 청량사 - 도산서원 - 안동호 가야할 길을 마음이 쉽사리 정하지 못했어길게 늘어진 그림자처럼 어김없이 나를 쫓는 피로가욕구와 열정을 제어했지 출발시간이 다되어서야 비로소 결정한 목적지짙은 어둠의 길을 마냥 달렸다고독하게 이어진 도로 조금의 빛을 얻으려 앞의 차를 따라아주 먼 기억 속 언저리에 남아있는 심야 DJ의 목소리에 이끌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라이트를 껐다산이 주는 적막한 밤의 기운을 느끼려 어둠에 닿는 순간눈을 뜬 것인지 감은 것인지 조차 구별할 수 없는 그 순간내 앞의 고요에 별들이 흘러 간다천천히 작은 시내가 흘러 가듯 새들의 지져귀는 소리에 눈을 뜨니 하늘이 밝아 오고 있다 전신으로 울어되던 몸을 붙들고 설잠을 청..
Local Tour - 황매산 ('12.05.18. - 05.19.) - 진주 ('12.05.20.) 덕만주차장 - 황매평원 - 철쭉군락지 - 모산재 - 영암사 - 진양호 - 진주산성 이슬이 싸락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니 하늘에 동이 트려 한다 그믐달이 아직도 하늘 한켠에 처연히 떠 있건만 태양은 그 물리적 크기 만큼이나 거대한 힘으로 달을 밀어내며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짙은 어둠속에서 찾아 온 뜻 모를 방황도 그리 오래 함께하지 못한채 이렇게 밀려나간다 붉게 물드는 하늘처럼 찰나의 순간으로 아련히 안식이 기다리는 곳 언덕 넘어에서 불어오는 희망의 설레임 모든 것이 먼 길을 휘감고 돌아 이렇게 펼쳐지네 바로 이곳에서 정상을 수 놓은 철쭉과 바람의 일렁거림에 스산히 노래하는 갈대가 어우러진 황매평원에서 날이 밝아오며 철쭉 군락지에 사람의 발길이 찾아든다 남들보다 한 걸음 먼저 올라 사진을 담고 여유롭게 가족..
Local Tour - 선자령 ('12.02.24. - 02.25.) 대관령 마을휴게소 - 국사성황당기점 - 전망대 - 비박지 - 선자령(1,157m) - 보광 휘닉스파크 텅빈 겨울산의 어둠보다도 더욱 짙은 피로가 마음 한켠에 드리워져 있다 뒤척이는 잠자리 속에서 미래를 그리며 설레여 했던 시간을 좇지 못했던 시간들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아 무리에서 벗어난 짐승과도 같은 날카로운 신경 끝에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눈위에서의 하룻밤은 지나고 어느덧 날이 밝아오며 설국의 세상이 펼쳐진다 하루 사이에 그나마 표정이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고민으로 가득 차던 텐트안 기운을 털어 내고 다시 출발할 채비를 마친다 머리 위로 보이는 잔뜩 눈 머금은 어둑한 하늘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서있다는 것 자신의 길을 찾는 다는 것 지독한 눈안개 속에서 이어진 길은 어렵지 아니하고 평탄해 보이나 넘..
Local Tour - 조령산 ('11.11.19. - 11.20.) 이화령 - 조령샘 - 헬기포트 - 조령산(1,017m) - 신선암봉(937m) - 암릉구간 - 조령제2관문 - 문경새재 휘이 휘이 휘이 바람이 재를 넘는다숨구멍 하나 남겨두고 겹겹이 감싸은 내게바람의 한기를 타고 불안이 엄습해 온다자잘못 짜증 공포 미련과 후회 막막한 외로움내게 주어진 거대한 시간은 통일되지 못한채이렇게 부정의 감정으로 얼룩진다이것이 숨길 수 없는 지금 나의 모습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달리며 늘상 바라보던 그 산을 오늘 오른다 형용하기 어려운 이끌림 같은 것이 있었다 자욱한 밤안개와도 같은 일상을 술에 실어 웃음으로 나르고 내 몸 하나 의지할 작은 공간에 뉘여 눈을 감으니 감은 두 눈 위로 총총히 별이 떠오른다 수많은 생각들로 산란했던 밤이 지나고 저 멀리 여명이 하들과 대지를 이분하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