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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 대둔산 ('12.08.31. - 09.01.) 대둔산 야영장 - 동심바위 - 금강구름다리 - 삼선계단 - 마천대 - 케이블카 낯선 문을 열고 들어선다헐거운 자물쇠를 잠그고돌아서서 찬찬히 바라보는 방의 모습 많은 이를 거쳐간 너절한 이불삐그덕 거리는 바닥거미줄 가득한 창 넘어스산하게 부는 바람이 창을 두드린다 나는 어디에 있을까기억 넘어 고향 생각에 눈시울이 달아 오른다그렇게 오늘도 잠시 길을 잃고 만다 편리를 이용해 무작정 담아 넣어 오늘은 노동을 보태지 않고 그냥 즐길 것이니 하루를 넘어 이슬 맞은 텐트를 넘어 고요한 숲의 아침이 밝아 온다 두 눈을 부비며 물을 끓여 찌그러진 컵 반듯한 컵 하나하나에 커피를 만들고 전날의 만찬이 다 기시지 않은 아침을 맞이한다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 하늘을 올려다 보니 암봉이 길을 인도하고 아래선 서두르라 재촉하며 ..
Local Tour - 청량산, 도산서원 ('12.06.22. - 06.23.) 입석 - 청량정사 - 자소봉 - 탁필봉 - 연적봉 - 하늘다리 - 장인봉 - 청량사 - 도산서원 - 안동호 가야할 길을 마음이 쉽사리 정하지 못했어길게 늘어진 그림자처럼 어김없이 나를 쫓는 피로가욕구와 열정을 제어했지 출발시간이 다되어서야 비로소 결정한 목적지짙은 어둠의 길을 마냥 달렸다고독하게 이어진 도로 조금의 빛을 얻으려 앞의 차를 따라아주 먼 기억 속 언저리에 남아있는 심야 DJ의 목소리에 이끌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라이트를 껐다산이 주는 적막한 밤의 기운을 느끼려 어둠에 닿는 순간눈을 뜬 것인지 감은 것인지 조차 구별할 수 없는 그 순간내 앞의 고요에 별들이 흘러 간다천천히 작은 시내가 흘러 가듯 새들의 지져귀는 소리에 눈을 뜨니 하늘이 밝아 오고 있다 전신으로 울어되던 몸을 붙들고 설잠을 청..
Local Tour - 인천 ('12.05.26.) 인천 남항 부두 - 국제유선 - 서해대교 인근 - 남항 부두 오늘의 운명을 너에게 맡기겠어 망망대해의 부표와 시간을 충분히나 간직한 동여진채 녹슬어버린 쇠사슬도 나의 길과는 상관 없네 적막의 한켠 비록 좋아하는 맥주가 아닐지라도 하늘을 올려다 보며 오늘을 즐겨 조심스레 다가서 환희를 건지고 새로운 기억을 담아내 끼룩거리며 하늘을 날아오르는 갈매기를 동경했지만 끝없이 이어진 길은 언제나 결국 우리가 사는 곳으로 통하네
Local Tour - 황매산 ('12.05.18. - 05.19.) - 진주 ('12.05.20.) 덕만주차장 - 황매평원 - 철쭉군락지 - 모산재 - 영암사 - 진양호 - 진주산성 이슬이 싸락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니 하늘에 동이 트려 한다 그믐달이 아직도 하늘 한켠에 처연히 떠 있건만 태양은 그 물리적 크기 만큼이나 거대한 힘으로 달을 밀어내며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짙은 어둠속에서 찾아 온 뜻 모를 방황도 그리 오래 함께하지 못한채 이렇게 밀려나간다 붉게 물드는 하늘처럼 찰나의 순간으로 아련히 안식이 기다리는 곳 언덕 넘어에서 불어오는 희망의 설레임 모든 것이 먼 길을 휘감고 돌아 이렇게 펼쳐지네 바로 이곳에서 정상을 수 놓은 철쭉과 바람의 일렁거림에 스산히 노래하는 갈대가 어우러진 황매평원에서 날이 밝아오며 철쭉 군락지에 사람의 발길이 찾아든다 남들보다 한 걸음 먼저 올라 사진을 담고 여유롭게 가족..
Local Tour - 아차산-용마산('12.03.31.) , 봉두암('12.04.11/22.) 아차산 - 용마산 - 한진아파트 - 봉두암(중리) - 봉두암(인동) 2012년 봄 밀렸던 소소한 일상의 정리 아차산에서 바라본 천호지구 ('12.03.31.) 용마산 정상에서 바라본 흐린 서울 하늘과 중량천 ('12.03.31.) 한진아파트 야경 ('12.04.01.) 동호대교 야경 ('12.04.01.) 응봉산과 강남방면 야경 ('12.04.01.) 선거날 용두암 마실 ('12.04.11.) 봄 그리고 진달래 ('12.04.11.) 석적으로의 빛내림 ('12.04.11.) 산넘어 집에 가는 길 ('12.04.22.) 석적 중리 부영아파트 ('12.04.22.) 인동과 낙동강 전경 ('12.04.22.) 꽃망울 ('12.04.22.) 금오산 넘어로 해가 지며 붉게 물드는 구미 공단 ('12.04.22.)
Local Tour - 선자령 ('12.02.24. - 02.25.) 대관령 마을휴게소 - 국사성황당기점 - 전망대 - 비박지 - 선자령(1,157m) - 보광 휘닉스파크 텅빈 겨울산의 어둠보다도 더욱 짙은 피로가 마음 한켠에 드리워져 있다 뒤척이는 잠자리 속에서 미래를 그리며 설레여 했던 시간을 좇지 못했던 시간들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아 무리에서 벗어난 짐승과도 같은 날카로운 신경 끝에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눈위에서의 하룻밤은 지나고 어느덧 날이 밝아오며 설국의 세상이 펼쳐진다 하루 사이에 그나마 표정이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고민으로 가득 차던 텐트안 기운을 털어 내고 다시 출발할 채비를 마친다 머리 위로 보이는 잔뜩 눈 머금은 어둑한 하늘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서있다는 것 자신의 길을 찾는 다는 것 지독한 눈안개 속에서 이어진 길은 어렵지 아니하고 평탄해 보이나 넘..
Local Tour - 민주지산 ('12.01.29.) 물한계곡 - 각호골 - 민주지산(1,242m) - 석기봉(1,200m) - 삼도봉 오늘도 산으로 들어간다 아무도 들이지 않은 채 이제 막 일어나려 하는 고요한 산 한참을 걷다 고개를 돌려 보니 지나온 길엔 자신의 발자국 뿐 걸음을 멈추고 정적을 향해 경배한다 주능선은 저만치 뒤로 물러나 있고 방향의 흔적을 지우며 쌓인 눈은 깊어만 간다 스패츠를 무색하게 만드는 눈밭에서 중심을 잡으려 뒤뚱거리며 걸음을 이어 나간다 함께한 친구 사진도 찍어주고 인적이 없는 길을 오른지 두 시간만에 드디어 주능선에 다다르니 저 멀리 가야할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민주지산 정상 바로 아래 무인 대피소에 들러 점심식사로 북적대는 인파들 틈에 자리를 잡고 반나절만에 온기를 느껴본다 기온이 오르며 상고대는 사라져가지만 멋진 자태의..
Local Tour - 계방산 ('12.01.07.) 보광휘닉스파크 - 운두령 - 1492봉(주목군락) - 계방산(1,577m) - 주목삼거리 모든이가 잠든 고요한 밤에 소리도 없이 내리는 눈처럼삶의 도처에 순간의 생각이 흩날리다포기와 투항을 권장하는 꺼지지 않는 사무실 형광등을 볼때도묵직한 고개를 뒤로 젖히며 핸들 잡은 손아귀에 힘을 줄때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희망의 노랫말 한 소절저녁시간 오래된 주택가의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쌓이지 못하고 날려버리는 싸락눈처럼내 감정은 한줄도 채 이어지지 못하고 생성과 동시에 사라져 버린다 그토록 찾으려해도 찾을 수 없던 길이 이곳에 선명히 남아 있다 모두의 발길을 벗어난 삶은 거칠어 보이기만 하고 곧게 뻗은 길은 옳다며 내게 오라 손짓 한다 가슴에 깊숙이 남아 아물지 않은채 이제는 통증으로 아려오네 이렇게 몸이 시린것..
Local Tour - 조령산 ('11.11.19. - 11.20.) 이화령 - 조령샘 - 헬기포트 - 조령산(1,017m) - 신선암봉(937m) - 암릉구간 - 조령제2관문 - 문경새재 휘이 휘이 휘이 바람이 재를 넘는다숨구멍 하나 남겨두고 겹겹이 감싸은 내게바람의 한기를 타고 불안이 엄습해 온다자잘못 짜증 공포 미련과 후회 막막한 외로움내게 주어진 거대한 시간은 통일되지 못한채이렇게 부정의 감정으로 얼룩진다이것이 숨길 수 없는 지금 나의 모습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달리며 늘상 바라보던 그 산을 오늘 오른다 형용하기 어려운 이끌림 같은 것이 있었다 자욱한 밤안개와도 같은 일상을 술에 실어 웃음으로 나르고 내 몸 하나 의지할 작은 공간에 뉘여 눈을 감으니 감은 두 눈 위로 총총히 별이 떠오른다 수많은 생각들로 산란했던 밤이 지나고 저 멀리 여명이 하들과 대지를 이분하면 오..
Local Tour - 신불산 ('11.10.09.) 간월산장 - 홍류폭포 - 칼바위 - 신불산(1,159m) - 간월재 - 간월공룡릉 - 간월산장 하나의 줄에 몸을 의지한채 산을 오르니 어느덧 계절이 바뀌어 있다 산의 색이 변하고 있구나 시계는 흐려지고 스산한 바람이 능선을 가른다 억새와 낙엽이 흩날리는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누워 영남 알프스를 바라보다 신불재를 넘어 영취산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몸을 일으켜 다시 길을 걷는다 또 다른 산이 나타나고 스쳐가는 바람처럼 그곳을 오르니 험준한 능선이 나를 기다린다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면 편안한 길이 보이지만 나는 그저 묵묵히 걷던 길을 걷는다
Local Tour - 가야산 ('11.07.16.) 백운동탐방지원센터 - 서성재 - 칠불봉(1433m) - 상왕봉(1430m) - 백운동 숲의 아침이 찾아오면하늘 틈틈이 빛이 드리우며 닫쳤던 길이 열린다 오늘의 한 걸음 인생의 한 호흡 수천년 수만년을 그러하였듯 짙은 나이테 굽이진 가지 비록 잎을 열지 못하더라도 산은 깨어난다 묵묵히 걸어 온 길이 나를 채운다 봉우리 사이 저만치 아래 하늘이 있고 오르락내리락 이어진 길은 헤븐스 도어를 향한다 창공을 날으는 새를 꿈꿔왔던가 구름속 사라진 문명도시를 그려봤던가 훌쩍 커버린 나 하늘은 푸르기만 하다 더할 나위 없이 짙은 녹음과 깊디깊은 계곡을 품으며
Local Tour - 제주 ('11.06.04. - 06.07) 협재해수욕장 - 이중섭거리 - 새섬공원 - 중문관광단지 - 섭지코지 - 성산일출봉 - 백록담(1950m) - 사라오름 오늘도 속도에 몸을 얹는다점잖게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지만맹수의 허기를 가슴에 지니고 있다 얼마를 더 달려야 하는지의부질없는 셈을 던져버리고흔들리는 차창에 머리를 기댄채초록색으로 뒤덮힌 창밖을 내다본다 산은 언제부터 이리 좋은 색을 지녔던가작년의 그것보다 더한듯 싶은것은겨울의 앙상한 모습이 아직 남아서 일까아니면 지내온 과거의 기억을 잊어서일까 20여년이 훌쩍 넘겨 다시 찾은 김포공항은 기억과 함께 깨끗히 새단장 되어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제주의 시가는 아담했고 해안을 따라 이어진 길은 정갈했으며 짙은 용암석 테두리에 투명한 바탕을 지니고 있었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가 이곳에 있..
Local Tour - 화왕산 ('11.04.24.) 아포역 - 창녕 옥천리 매표소 - 관룡사 - 용선대 - 관룡산(740m) - 화왕산(756m) - 청간재 - 우포늪 노부를 바래다 주고 돌아오던 길 먼 기억속 시골 간이역에 차를 세웠다 문득 어디론가 이어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량했던 숲이 채색되고 두터운 눈속에 가려졌던 거친 벽이 모습을 내밀고 햇살이 미소를 드리우며 다시 돌아온 계절이 길가를 수놓는다 수십억년의 고단한 윤회 오랜 벗은 나를 잊지 아니하고 담을 넘어 하늘에 닿을듯 풍요와 빈곤을 이으며 이리 찾아온다 하늘과 구름은 기억할까 바람은 어디로 실어갈까 만개한 꽃이 달랜다 이 침묵의 무게를 또 어우러져 재잘된다 저 낮은 삶의 높이를 크게 돌아 찾아온 고립 그 높이에 맞추어 사는 우리네 인생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이 땅 비좁은 쉴터 비춰진 자신을..
Local Tour - 치악산 ('11.03.05.) 구룡탐방지원센터 - 구룡사 - 사다리병창길 - 비로봉(1288m) - 계곡길 - 보광 휘닉스파크 깊은 침묵이 먹어삼킨 해안 파도 소리 조차 들리지 않고 먹구름 가득찬 하늘과 살기를 잃은 바람이 볼을 스쳐 버려진 많은 것들이 밀여와 있네 보듬어지지 못한 것들 거대한 바다에 기운에 눌려 본연의 색을 상실한 꼭 필요했으나 꼭 필요하지 않게 되어버린 것들 야속한 삶 앞에서 감당하기엔 너무나 벅찼던 그 많던 꿈들 명색이 국립공원이지만 치악산은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오는 내내 참 없게도 꾸며놨다 구룡이라는 이름처럼 굽어진 계곡이 추위가 모아놓은 고요를 비집고 세월의 고단함을 드러내는 뒤틀린 뿌리가 깊은 상념 속에 앙상한 가지를 받친다 모두가 일컫는 악산의 계단은 이를 가는 투쟁에서 벗어나 오늘 하루쯤 조금 쉬어가라 ..
Local Tour - 지리산 ('10.12.04. - 12.05.) 중산리 탐방안내소 - 칼바위 - 유암폭포 - 장터목 대피소 - 제석봉 - 천왕봉 - 로타리대피소 - 중산리 앙상한 가지로 나뉜 하늘 겨울을 맞이하는 고적한 길 적막 속 귀를 채우는 거친 숨과 터질듯 울려되는 생의 세찬 박동 마음이 짓눌린 자의 무게는 어깨를 묵중히 짓누르는 그것과 비할 바 없다 멀리 바라보던 시선을 한치 앞으로 내리며 걸음을 옮긴다 이렇게 의지가 남아 있다 도시를 흐르는 스산한 기운의 군중 그 안의 내 모습과 달리 전날의 숙취로 다죽어가던 나를 살려 준 산채비빔밤과 시래기국 오늘따라 유독 배낭이 어깨를 눌러왔지만 이렇게 길을 시작한다 지리산 길을 오르다 보면 바닥면을 그대로 투영하는 계곡도 달팽이 관을 미치게 만드는 몇개의 출렁다리도 거의 아트 수준으로 그려놓은 반달곰 조심 문구도 만나게..
Local Tour - 주왕산 ('10.11.21.) 대전사 - 주왕굴 - 학소대 - 제1폭포 - 제3폭포 ('10.11.21.) 때로는 계획의 무게에 발이 묶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도저도 아닌 상황을 벗어나기엔 즉흥에 몸을 던져 보는것이 기대치 않은 긍정의 결과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문득 생각이 지나가는 결에 찾은 주왕산 어린 동자승이 맞이하고 청렴했던 가을의 끝자락 하늘과 눈을 즐겁게 만드는 기암이 있는 곳 먼 발치 아래 종종 걸음으로 분주히 하산하는 무리를 넑잃고 바라보다 아직 겨울이 찾아 오지 않음을 일러주는 폭포에 이르니 어느덧 해는 저 산 넘어로 지며 산자락에 어둠이 찾아온다 수많은 관광객으로 가득찼던 길은 텅빈 채 걸어왔던 길을 잇는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 나란히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다가오는 겨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