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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Tour

Local Tour - 수리티재 ('13.08.31.) - 원정리 - 청남대 ('13.09.01.)



수리티재 - 원정리 - 청남대


무슨 주문과도 같은 것이 있는지
취기에 음악을 걸면
추억을 바닥에 흩뿌려 그 위에 드러눕고 만다

기억 속 나는 논두렁 길을 걷고
더 이상 그녀의 공연장을 찾지는 않았다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이후
그저 지쳐있는 나를 나는 이기지 못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
그냥 질척거리는 긴장감만 늘어가고
달려온 길에 이미 접어버린 손가락
인생은 너무 길고 셈은 복잡하기만 하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어둠속으로 들어와 하늘을 치켜 본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어둠속으로 들어와 하늘을 치켜 본다


저 너머엔 그 꿈이 있겠지


총총한 별이 난파선에 희망을 얹듯이


나를 둘러싼 자욱한 안개가 걷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여명을 향해 일어선다


헛점투성이 일지라도 관조하듯 지켜 보아줘


견주듯 다그치지 말고


인생의 세월을 담아


곧 날이 밝아 올테니


그냥 그 곳에 서서


아침 햇살이 숲으로 찾아 들면


나도 어제의 모습을 상념속에 버리고


다시 길에 서야겠지


수백년의 세월동안 한 곳을 지켜 온


우직한 나무를 찾고


수백년의 길을 돌아


이제 잠시 담수가 되어


앞날을 꿈꾸는 호수를 찾아서


마음을 나누고 그들의 셈을 배워야지


헤엄치듯 유유히 흘러가는 세월을


화려한 문은 이제 그만 닫아 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