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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2013

[중국] Suzhou ('13.6.9. - 6.18.)


목 뒷덜미가 심하게 떨려 오며 잠에서 깨어 났다

그것은 좋지 않을 미래의 전조이며 불안을 품은 스스로에게서 기인된 것으로 보였다

머리맡을 더듬어 시계를 찾아 눈가에 가져다 대어보니 시간은 이미 점심 시간을 넘어갔고 

나는 이국의 어느 호텔 침대에 누워 휴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자신에 대한 혐오와 두려움에 눈을 떴다

짙게 쳐진 커텐 틈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멍하니 바라보며

오랜 시간을 침상에서 아파 온 자의 모습으로 겨우 몸을 움직여 샤워실 문을 연다





모든 것을 다시 한번 바닥에 널어 놓고 정리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채택되지 못하고 그대로 버려지다 싶이 방치된 인생

켜켜이 쌓인 먼지로 한참을 고생해야 찾을 수 있는

목숨보다 소중하다고 그렇게 믿었던 내 자신

이국의 시끄러운 펍에 홀로 앉아 차가운 파인트 잔을 잡으며

얼큰히 취해가고 있다





사춘기 시절에 들었던

목숨을 끊고 영원한 스타에 자리에 올라선

그의 목소리를 바로 어제의 일처럼 듣고 있다

그 목소리 처럼 내 꿈도 생생히 살아 있으면 좋겠거늘

떠나버린 그 보다 더 존재감 없이 시대를 걷고 있다



사는 이유를 잃었다

먹고 자는 편이에 취해 나를 잃었다

먹어가는 나이는 목숨을 걸지 않으면

쉽사리 뛰어 넘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나를 앗아 간다





철옹성이라 믿었던 자신은 모래로 빚어진 조각보다도 더 쉽게

풍화되어 형태를 상실하고 도저히 주워 담을 수 없는 곳까지 날아가 버린다

포기할 수 없는 무엇

그것이 나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나란 존재와 동질성을 갖고 정의되어

이제 껍질로 나를 괴롭힌다



왜 이렇게 힘들고 왜 이렇게 잘하지 못할까

왜 나만 이리 방황하고 있을까

화려한 고층 빌딩 사이로 보이는 가려진 하늘에

푸념을 올린다





보아의 목소리는 이처럼 슬픈데

그 작은 체구에서 어찌 상실감을 견뎌 냈을까

강하다 다들



멋이 남아 있을까

믿었던 것이 고집이 아니면 좋겠지만

이미 나는 평가의 대상에서 멀어져

시대의 저편으로 굴러가고 있는것은 아닌지

갖으려 노력해 본적은 없으나

또한 역시 포기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13.06.16. pm18:40 Xignhai square Blue marine Pub에 앉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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