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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2012

[중국] Li Jiang - Cheng du ('13.7.30. - 8.02.)


[헤이룽탄 공원 - 리장구청 - 옥룡설산 - 문수원 - 무후사 - 진리 - 쓰촨 천극]


호도협을 내려와 리장 시내의 흑룡담 공원을 찾는다


비록 당도가 낮은 망고 주스였지만 그 여유 자체 만으로도 문명 사회로의 회기를 느꼈던 그 곳 


며칠만에 호텔로 돌아가 깔끔히 샤워를 한 뒤 어슬렁 어슬렁 어둑해진 거리를 걸어 


모든 이의 발걸음이 향하는 여강고성을 찾았다


늦은 시간임에도 인파로 가득 했던 이 곳에서


너무나 자연스레 정서적 동질감을 찾는다


누가 발전을 나무랄 수 있을까 내 기대와 다르단 이유로


리장은 이미 즐겁다 문화유산이란 선조들의 것 그것에 구속 받을 필요는 없다


밤은 깊어가고


모두들 각자의 그릇에 추억을 담는다


가슴을 묵직하게 만드는 높은 고도 그리고 짙은 어둠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깎아


어둠에 지배되지 않으며


내 기억


그리고 언제가 돌아올 내 추억


내 인생의 한켠을 비추며 흘러 지나간다 유유히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내안의 깊이 잠들어 있는 동방의 기개를 깨우는 리듬에 실려 또 다시 거대한 산으로 들어간다


틈틈이 마부들은 말을 먹이고


나 역시 고도에 적응하려 발길의 속도를 제한한다


사오천 급에서는 카메라를 꺼낼 여유 조차 갖지 못했기에 결과적으로 마지막이 된 고도 확인


이렇게 고요하던 산은 순식간에 모습을 달리하여 비 바람으로 나를 막아서니


한치도 바라볼 수 없는 산에서 정상을 목전에 두고 길을 돌려 하산을 택한다


비바람과 추위 지긋한 거머리를 피해


모든 것을 적셔 버린 비는 한참을 내려와서야 줄어든다


헛되이 돌린 발걸음의 위안인지


해질녁 구름이 걷히며 도시 넘어 옥룡설산이 웅장히 모습을 드러낸다




지퍼팩에 들어있는 휴대폰을 꺼내어

축축히 젖어있는 이어폰을 꼽는다

빗소리를 대신하는 감정이 결여된 목소리

공항의 구석자리

아무도 없는 커다란 커피숍에 앉아

돌아갈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루 사이에 비가 도시를 집어 삼켰다

외부와 완벽히 차단되어

진공 포장된 야채의 운반과도 같이

새로운 곳으로 사람들을 옮겨 놓는 공항 한 켠에

조금한 창문으로 비 머금은 바람이 새어 들어온다



시계가 가르키는 고도는 2187

어제는 이 보다 3000 미터 높은 곳에서 내려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모두 젖어버린 모든 것을

사방에 널은채 맥주를 마시고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말끔이 면도를 하고

물이 차오르던 등산화를 배낭 깊숙히 구겨 넣은채

슬리퍼에 얇은 반팔 차림으로

푹신한 쇼파에 앉아 또 다른 곳으로의 떠남을 기다린다



두고 떠남의 해방감

의무도 책무도 없는

새로운 곳으로

세상 참 편하다


'12.8.1. am 0938 성도로 돌아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나시족의 고장을 떠나 다시 성도로 향한다


성도의 고찰 문수원엔


짙은 향내가 법당 앞을 가득 채운다


정성스레 기원을 모아


정갈하다


조악하지 않으며


오랜 세월의 깊이를 지니고 있다


우리의 헐벗은 역사가 내 머리를 휘감아 사라진다


무엇을 남기고 있을까 우리는


유비와 제갈량을 모신 무후사에 들어서니


이름 없는 민초들이


유비의 묘를 덮고 있다


남겨진 자들


선대의 화려한 영광을 팔며


내 여행은 어느새 시간의 경계에서 길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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