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iddle East/2015

[파키스탄] Badshahi Mosque


Badshahi Mosque


다가서기만 해도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유년내내 질기게 나를 좇던 무게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


한치의 오차도 없는 균형의 압박에


늘 사로잡혀 있었다


E-1 Voigtlander Heliar 12mm 1:5.6  Badshahi Mosque


라호르성과 함께 무굴제국의 영광을 간직하고 있는 붉은 벽돌의 바드샤히 마스짓 안에 들면


아름다움과 그 위용에


E-1 Voigtlander Heliar 12mm 1:5.6  Badshahi Mosque


걸어 왔던 길을 잃는다


나 자신은 미비한 것


신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그 힘의 그늘 아래


겸허히 자신을 낮춰라


균형은 억압이 아닌 신뢰와 믿음의 의미


나의 몸도 곧 헤어질텐데


들어와 보면 답은 문 밖에 있고


유년에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대답은 없이 오늘도 계속된 문만 이어진다


아이야


세상 모든 어미의 마음과 같이


화목하게 어울리고 건강하게 자라다오


아비의 길은


축축히 땀에 젖은 배낭을 둘러 메고 늘 남들보다 조금 늦고 늘 남들보다 조금 돌아 갔지만


화려하게 장식된 문을 지나


꽃의 정원을 걷고


눈 앞을 가로 막는 거대한 담을 만날지라도


엉덩이를 깔고 앉아 콧노래를 부르며 이렇게 하늘을 올려 볼 수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