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 Tour - 신선봉, 소백산('17.10.13-10.15.)

상학현마을출발점 - 신선봉(비박) - 희방계곡 - 연화봉 - 소백산천문대 - 제2연화봉 대피소 - 희방사

비봉산의 입산 통제로 한밤중에 급하게 계획을 틀어 찾은 신선봉

인적이 드문 산이라 눈을 떠보니 예상밖으로 제법 시간이 흘러 있네

주섬주섬 자리를 털고 산을 내려간다

풍기로 발길을 옮겨 7년만에 소백산을 다시 찾았다

한밤중에 홀로 마주한 음산한 폭포 소리에 지레 겁먹고 발길을 서둘러 산을 올랐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이번엔 막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단풍을 즐기며 여유 부릴 수 있네

또 부지런히 올라가 봐야지

산밑에서 마신 동동주 탓인가 이상하게 숨이 가쁘다

늘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인적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나의 초 슬로우 산행

오늘도 느릿느릿 텅빈 산을 오르다 보니

연화봉 즈음 다다를 땐 해가 넘어가며

노을이 거대한 산을 감싸기 시작한다

소백산 연화봉 (1,394m)

오늘은 천문대 넘어 저 멀리 보이는 레이더 기지 아래 대피소까지 가야하는데

채 반도 못가서 해가 저물고 만다

오랜만에 산속에서 짙은 어둠을 맞이하니 좋구나

SIGMA DP1Merrill  19mm 1:2.8  연화2봉에서 바라 본 풍기 시내

길었던 산행에 불편한 잠자리에 여기저기서 몸이 땡겨오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상쾌한 아침이다

모두들 서둘러 떠나버린 대피소를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하루 지났건만 어제보다 조금 더 단풍에 물든 것만 같다

늘 산에서 만난 가을은

그 해의 가을을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최고의 시설과 혼숙으로 날 당황시킨 연화봉 대피소 다음에 또 만나

3Km여의 긴 보급로를 다시 걸어 돌아와

대피소가 아득하게 보이는 연화봉에서 산을 내려간다

SIGMA DP1Merrill  19mm 1:2.8  소백산 희방계곡

SIGMA DP1Merrill  19mm 1:2.8  소백산 희방폭포

SIGMA DP1Merrill  19mm 1:2.8  소백산 희방사

진짜 가을이 찾아 왔네